깔끔한 출발 가을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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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세계에도 미니멀리즘이 있다. 간결하고 작고 적고, 그리고 맛있는 메뉴들이다. 이런 식당에 들어가면 정갈한 분위기와 군더더기 없는 맛 덕분에 내 마음도 깨끗해 지는 느낌이 든다. 단지 살짝 조심조심하게 되는 단점은 있다. 서로서로 매너 지키니 조용해서 더 좋다는 것.

▶한남동에 들어간 맛있는 타이 소이연남

타이 쌀국수로 연남동에 큰 바람을 일으키며 줄 서는 집이 된 소이연남이 한남동에 분점을 냈다. 인기 있는 세트메뉴 A는 소고기 국수+연남에일(맥주)이 제공된다(1만5000원). B세트는 소고기 국수 2인분과 소이뽀삐아+쏨땀이 나오며 가격은 3만9000원이다. 개인적으로 B세트를 애정하지만 늘상 혼자 먹는 편이라 어쩔 수 없이 A를 선택하게 된다. 든든하게 먹길 원하는 사람에게는 3만원짜리 C세트와 단품 소고기 국수를 권한다. C세트에는 수육과 쏨땀이 나오는데, 둘이 이거 하나 시키면 뭔가 먹다 만 기분이 들어 불쾌해질 수 있다. 국수로 마무리해야 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소고기국수는 소면과 중면, 완전 조리와 중간 조리를 선택할 수 있다. 중간 조리의 경우 먹기 전 야채와 함께 물에 데치듯 마무리 하면 좋다. 소고기 국밥은 타이 국수집에서 보기 쉽지 않은 메뉴인데, 우리나라 국밥에 비해 간결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8500원). 소이뽀삐아와 쏨땀(각각 1만2000원)도 곁들여 맛볼만한 메뉴이다. 입맛은 주관적이라 개인에게 최적화 된 국수를 먹으려면 첨가물 선택이 중요하다. 소이연남은 매콤한 맛을 위한 고추식초, 감칠맛에 시원함을 더해주는 피쉬소스, 매움을 희석하는 설탕, 더욱 칼칼한 맛을 위한 태국고춧가루 등을 준비해놓았다. 한 가지만 넣어 먹든 섞어 먹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 단, 이 집 사장님의 레시피는 고추식초 2+피쉬소스 2+설탕 1/2+고추가루 1이다. 무조건 따라하는 것도 좋지만, 일단 아무것도 넣지 않은 상태에서 먹어보고 그냥 먹거나 간을 하는 게 정석이다.

위치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31-5 리플레이스 한남 C동 2층

시간 11:30~22:00, 브레이크타임 15:00~17:00

▶약수동 3대 찜닭 만포막국수

개인적으로 최고의 식재료는 닭이다. 특히 찜닭을 좋아한다. 간결해서다. 찜닭의 종류는 많다. 만포막국수의 찜닭은 흔히 볼 수 있는 디자인이 아니다. 프랜차이즈에서 맛보는 화려함은 보이지 않는다. 모양새를 보자. 길쭉한 접시 바닥에 찜닭 한 마리, 그 위에 데친 쪽파, 이게 전부다. 이것을 손을 찢어 양념장에 발라, 또는 그대로 부추와 함께 먹는 게 만포막국수의 찜닭 먹는 법이다. 나는 양념장을 그닥 좋아하지 않아 늘 고기와 부추만 먹는다. 속이 느끼하다 싶을 땐 반찬으로 나오는 배추김치, 부추김치, 무김치를 아주 조금 먹어준다. 무생채는 추가 주문을 할 정도로 양껏 먹는다. 양념장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간장 양념과 다대기를 적당히 혼합해 먹거나 간장만 찍어 먹기도 한다. 이 집의 찜닭을 먹을 때 섬세하게 음미해야 할 부분도 있다. 껍질이다. 닭고기의 백미는 퍽퍽한 속살이 아니라 바로 쫄깃한 껍질이다. 여기에 막국수와 만두 하나 먹고 나면 배가 엄청 부를 것 같지만, 국물이 없는 요리들이라 의외로 가벼운 편이다. 찜닭이 2만3000원, 쟁반접시 1만7000원, 물막국수, 온면, 비빔막국수, 만두국이 각각 7000원이다.

위치 서울시 중구 동호로14길 6(신당동) 시간 11:30~21:30

▶반반카레에 반하다 한남동 라운드어바웃

일본 식당의 인기란 20세기 때부터 식을 줄 모른다. 요새는 소담스러운 가정식 가게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라운드어바웃도 그 중 한 집이다. 메인 메뉴는 카레. 최근에 등장한 신메뉴로는 다섯 가지 이상의 향신료가 들어간 본격 키마 카레에 모짜렐라와 에멘탈 치즈를 뒤덮은 치즈 키마 카레(1만3500원)다. 본격 키마 카레는 국내산 간 돼지고기를 베이스로 터메릭, 쿠민, 카다뭄 등 15가지 이상의 향신료를 넣어 만든 카레다. 토마토와 양파의 단맛과 요거트의 깊은 맛을 즐길 수 있다(1만500원). 온다마 키마 카레는 본격 키마 카레에 수란이 첨가된 독특한 맛과 디자인의 카레다(1만1500원). 본 메뉴로는 일본 카레와 토마토 치킨 카레가 인기가 있고, 둘 다 먹고 싶은 사람들은 주로 반반카레를 주문하면 된다. 상식이지만, 카레는 소를 한꺼번에 비벼 먹는 것 보다, 한 입 한 입 먹을때 마다 조금씩 올려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위치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54길 46

시간 11:30~21:00, 브레이크타임 15:00~17:00(토~월 휴무)

▶압구정동 타이 치킨 타따블

태국 치킨이라고 소개했지만 태국식 가정식 백반집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신장개업 집으로 메뉴는 점심세트메뉴, 식사류, 메인요리, 주류 등이 있다. 런치세트는 태국 소고기 국수와 볶음밥, 팟씨유, 팟타이 중 택 1에 미니쏨땀&짜조 두 개를 포함해서 1만3500원이다. 여기에 태국 치킨 반 마리를 주문하면 생맥주 한 잔, 한 마리를 시키면 두 잔이 개업 기념 서비스로 나온다. 태국 소고기 국수(9000원, 매운 맛 1만3000원)가 대표 식사 메뉴이고 돼지고기, 닭고기, 새우, 두부 중 택일하는 팟씨유(8500원)와 팟타이도 인기가 좋은 편이다. 술과 함께 하는 메인요리로는 태국 치킨(1만3000원), 태국 돼지구이(1만9000원), 태국 해물전(1만8000원), 당면새우찜(1만3000원) 등이 있다. 이 집의 특징이 타이 음식점이라는 건 알겠는데, 스타일을 보면 거이 한국화 된 태국 음식점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식재와 조리법이 친한국적이다. 맥주, 생맥주, 소주, 모히또 등 여러가지 술도 마실 수 있다.

위치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51길 39

시간 12:00~12:00, 브레이크타임 15:00~17:00

[글과 사진 이영근(여행작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599호 (17.10.1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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