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만남 자체가 역사적"
평화당 "이벤트로 끝나지 않길"
정의당 "평화프로세스 큰 걸음"[ 김우섭 기자 ]여야는 66년 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미·북 정상 간 판문점 회동에 “역사적 의미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더불어민주당은 “한반도 비핵화를 가져올 세기의 회담”이라고 환영했고, 바른미래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를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이번 회동을 환영하면서도 “북핵 폐기에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與 “한반도 비핵화, 되돌릴 수 없는 단계”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30일 “사실상의 3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볼 수 있는 이번 회동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진입했다”며 “실질적인 한반도 평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통일·외교적 뒷받침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북핵 폐기를 위한 구체적 방안이 나오기를 기대하면서도 미·북 두 정상 간 만남 자체에 역사적 의미를 부여했다. 최도자 수석대변인은 “이번 회담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실제적인 방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며 “설사 그런 방안이 없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역사적인 의미가 크고, 비핵화에 다가서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날 이종철 대변인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 어떤 말과 행동도 순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기분만 들뜨게 하는 것 이상은 되지 못할 것”이라고 논평한 것에 비해 보다 우호적으로 바뀌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정전협정의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남·북·미가 한자리에 모인 것 자체가 획기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모든 외교·통일 역량을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한 큰 걸음을 다시 내디딘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에 기대 빗장을 열고 손을 잡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당 “본질적 목표에 흔들림 없어야”
한국당은 “완전한 북핵 폐기 약속이 없다”며 유감과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긴급 비공개 ‘북핵외교안보특별위원회’를 연 뒤 언론브리핑에서 “최초로 DMZ에서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만나 대화를 나눈 그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미·북 정상의 만남이 진정한 한반도 평화로 이어지려면 북핵 폐기라고 하는 본질적 목표에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이어 “이번 회담이 북핵 폐기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앞서 이날 논평을 통해 “미·북 간 만남과 대화의 목표는 오로지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남을 위한 만남, 대화를 위한 대화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없다”며 “문재인 정부 들어 2년여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가시적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건 변함없다”고 지적했다. 또 “문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평화를 위한 대화 노력은 북한의 미사일 무력 도발과 같이 평화를 위한 1보 전진이 아니라 퇴보로까지 판단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고도 했다.
‘세 정상 회동’ 놓고 예측 경쟁도
정치권은 이날 세 정상 간 회동 가능성을 놓고 하루 종일 공방을 이어갔다. 대표적 대북 정보통으로 꼽히는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개천 이래 남·북·미 문재인·김정은·트럼프 세 분 정상이 판문점에서 상봉하는 날”이라며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을 기정사실화했다.
반면 강효상 한국당 의원은 SNS에 “미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했다”며 “세 정상이 직접적으로 만나진 않고 전화로 안부 인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세 정상이 직접 만나고 공동 기자회견까지 열면서 결국 ‘오보’가 됐다.
강 의원은 이후 SNS에 ‘기분 좋게 예측이 빗나갔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미국 정부 관계자들조차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 시 김 위원장과의 회동은 어렵고, 전화로 안부 인사 정도 나누는 것으로 예상했다”며 “협상의 승부사라는 트럼프 대통령답게 여러 난관에도 불구하고 끝내 만남을 성공시켰다”고 평가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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