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연한 귀금속 불법 거래?… 블록체인 기술에 맡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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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6.04. 오후 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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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루스체인, 국내 투자자 설명회 열어

광물 자원 채굴부터 유통까지 기록화

조건부 자동거래 기술로 비용 절약도

밀수·노동력 착취 등 근본적 해결 기대




"내 금반지는 어디서 왔을까?"

귀금속과 명품 제품에 블록체인을 더해 모든 유통과정을 추적할 수 있게 된다. 또 실물 금에 블록체인을 더해 하나의 거래 수단처럼 이용할 수 있는 길도 열리고 있다.

글로벌 귀금속 서플라이체인 플랫폼 '카루스체인(Karuschain)'이 최근 서울 강남구에서 국내 투자자들에 사업내용을 공유하며 첫 공식 간담회를 진행했다.

카루스체인은 블록체인으로 귀금속의 모든 유통과정을 관리하기 위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에콰도르, 콩고, 짐바브웨 등 해외 주요 광물 채굴지에서 아동 노동력 착취가 만연하고, 현지 정부의 허술한 관리로 불법으로 밀수출하는 귀금속 자원이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카루스체인은 광물 수급에 필요한 개별 과정마다 센서 등 기기를 사용해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후 단계별로 수집된 데이터를 다시 하나의 포털에 합하고, 블록체인 네트워크 참여자 모두가 볼 수 있도록 공개한다. 블록체인을 통해 정보 조작과 해킹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 참여자 간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 카루스체인의 주장이다.

제임스 맥도웰 (James Mcdowell) 카루스체인 COO는 "처음 광산에서 귀금속을 채굴하는 순간부터 최종 제품에 이르기까지 채굴업자, 세공업자 등 많은 중간 과정을 거쳐야 한다"면서 "이 과정에 블록체인 스마트 컨트랙트(조건부 자동 거래체결) 기술을 적용 시 전체 시간과 비용이 절약되고, 이를 통해 최종 소비자도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 구매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또 각 정부가 귀금속 수출입 과정을 투명하게 감시할 수 있어 귀금속 별로 세금을 제대로 책정할 수 있다는 점 역시 큰 장점으로 꼽힌다. 맥도웰 COO는 "아프리카에선 불법 밀수출이 만연해 정부가 제대로 세금을 매길 수 없었고, 이는 국가 경쟁력 악화로 이어졌다"며 "블록체인을 통해 공공재원을 확충하고, 노동자에게 정당한 임금이 돌아가게끔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블록체인을 이용해 실물 금이 거래의 한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도 하다. 블록체인 기반 결제·정산 시스템 업체인 '펀디엑스'는 블록체인 업체 '디직스'와 손잡고 자사 지불 시스템에서 DGX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지난 3일 공식 발표했다. DGX란 토큰의 한 종류다. 이에 따라 DGX 카드 사용자는 블록체인 기반 POS(판매시점 정보관리시스템) 단말기인 '엑스포스'에서 DGX를 사용해 거래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

디직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는 세계 최초의 스마트 자산 기업으로서 개인 투자자들에게 실제 골드바의 출처, 검증 및 스토리지 이동을 관리한다. 투자자는 DGX라는 동등한 디지털 증거가 발급받는다. 각 디지털 등가물은 싱가포르 또는 캐나다에 있는 디직스의 금고의 실제 금 단위에 등록된다.

펀디엑스는 전자지갑인 엑스월렛, 지불 디바이스인 엑스포스 및 NFC 사용 결제 카드인 엑스패스(XPASS) 카드로 구성된 지불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이 공식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디직스는 파트너, 기업, 고객에게 3000장의 맞춤형 XPASS 카드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싱가포르 전역의 펀디엑스 가맹점에서 DGX를 사용해 구매할 수 있다.

디직스 글로벌 COO이자 공동 창립자인 숀 디졔는 "물리적인 금 자산의 출처, 이동 및 저장을 블록체인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엑스포스를 통해 블록체인의 안전성과 책임성을 보여주는 실용적이고 유용한 결제 옵션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명품 유통에도 블록체인이 더해지고 있다. 루이비통·크리스찬 디올 등 60여개 명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LVMH(루이비통 모에 헤네시) 그룹이 자사 제품 유통망에 블록체인 기반 추적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최근 LVMH가 개발 중인 '오라(AURA)'라는 이름의 블록체인 기반 유통 관리 플랫폼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플랫폼은 가장 먼저 루이비통과 크리스찬 디올의 향수 제품에 적용하고, 향후 LVMH의 다른 60여개 브랜드도 참여할 계획이다.

오라는 암호화폐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하는 '쿠오럼(Quorum)'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플랫폼이다. 미국의 대형 은행 JP모건이 개발한 블록체인인 쿠오럼은 데이터 개인정보 보호(data privacy)에 집중한다. 즉, 쿠오럼은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인증받은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제품의 재료부터 판매 시점은 물론 중고 상품 시장에서까지 자사 제품의 상표를 인증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핸드백이라면 가죽 농장부터 판매 매장, 그 가방을 산 사람과 이후 소유자까지 핸드백 라이프 사이클의 전체 경로를 추적 가능하다.

주현지기자 j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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