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진상 승객은 못 탄다"
승차공유 서비스 ‘타다’가 기사들을 위한 약관 조항을 신설했다. 일부 승객의 잘못된 행동 탓에 기사들이 이탈하자 이를 막기 위해 사측에서 대응책을 마련한 것이다.

지난달 18일 타다 운영사 VCNC는 약관을 변경하며 ‘타다 서비스 회원의 금지행위’에 기사에 대한 금지 사항을 추가했다. 금지 사항은 베이직 상품 호출 시 한 번에 경유지 세 곳 이상 들를 것을 요구하는 행위, 경유지에서 5분 이상 정차를 요구하는 행위, 기사에게 불쾌한 언행을 행사하는 행위, 음주, 고성방가 등이다.

승객이 이런 ‘갑질 행동’을 하면 기사가 승객 평가를 통해 기록한다. 이를 보고 회사 측은 승객의 이메일과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경고를 발송한다. 경고가 3회 누적되면 서비스 이용이 즉시 중지되고 이용자격이 박탈된다.

VCNC 조치는 기사 보호 취지에서 마련됐다. 타다는 기사들이 친절하고 승차 거부가 없는 점 때문에 출시하자마자 인기를 끌었지만, 기사들의 친절을 악용하는 ‘진상 승객’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승객에게서 무리한 요구를 받거나 무례한 대우를 받았을 때 대부분 타다 기사는 경제적 이유로 참았다. 참지 못해 일을 그만두는 기사도 있었다.

VCNC 관계자는 “승객도 중요하지만 기사의 안전과 근무환경도 중요하다”고 약관 변경 배경을 설명했다.

풀러스, 위츠모빌리티 등 승차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업체들도 승객의 갑질을 막는 약관과 정책을 두고 있다. 협박과 욕설을 하거나 불쾌감을 주는 행위를 하는 이용자는 경고가 주어지고 누적되면 영구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조치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나온다. VCNC 측은 “금지행위가 반복적으로 일어났는지 종합 판단하기 때문에 경고 발송은 보수적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풀러스 관계자 역시 “아직 이런 이유로 제재받은 회원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