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교육지구 사업 5년…입시 만능 교육에 미세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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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혁신교육지구 사업은 궁극적으로 입시 위주의 현 교육을 바꿀 수 있을까?

입시 위주 교육은 우리 사회에서 워낙 뿌리가 깊다. 하지만 혁신교육지구 사업이 2015년 본격 시행된 지 5년밖에 안 됐지만, 이미 여러 가지 변화 조짐을 만들어냈다.

변화의 출발점은 입시 교육의 대상이기도 한 청소년 자신이다. 혁신교육지구 사업은 ‘청소년들이 주체적인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것’을 주요 목표 중 하나로 삼고 있다. 마을 전체가 교과서를 넘어 삶을 통해 학생을 가르치고, 학생들 스스로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게 하는 것은 모두 ‘주체적 민주시민 육성’과 맞닿아 있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에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윤우현 국가교육회의 지역사회협력 TF 팀장은 “입시 위주 교육이 대학 진학을 제1의 목표로 삼는 것”이라고 정의한 뒤, “이에 반해 혁신교육지구 사업은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삶을 중심에 놓은 뒤 대학 진학은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여기도록 한다”고 진단한다. 윤 팀장은 2010년 최초의 혁신학교로 지정된 동작구 국사봉중학교 교사이며, 2015년 이후 진행된 동작혁신교육지구 사업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아왔다. 그 인연으로 지난 3월부터 대통령 직속 교육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에 파견돼 활동 중이다.

윤 팀장은 대표 사례로 ‘청소년 의회’ 활동을 꼽았다. 현재 동작혁신교육지구에서는 ‘어린이·청소년 관련 정책·문제에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하고 참여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해마다 45명 안팎의 청소년 의원을 모집한다. “처음에는 각 학교 학생회 간부들이 수동적으로 참여했으나, 몇해간 경험이 쌓이면서 학생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는 등 지역사회의 청소년 공동체를 이끌어가겠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의 참여가 크게 늘고 있다.”

‘청년보좌관 제도’도 학생들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청년보좌관 제도는 혁신교육지구에서 성장한 22~23살의 청년들이 자기들 경험을 바탕으로 청소년 의회 등 혁신교육지구 사업에 멘토로 참여하는 제도다. 조대진 서울시교육청 장학사는 “이렇게 혁신교육지구 사업을 통해 성장한 청소년들이 졸업 뒤에도 ‘내 지역 후배들을 걱정하고 챙기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결국은 입시 제도도 바뀌어야 한다는 여론이 공감대를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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