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기업]세계 최초의 사이버보안 CCTV 솔루션을 제공한다” 엑사비스 이시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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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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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사각을 해소하기 위한 ‘NetArgos’ 개발

차세대 필수적인 보안 솔루션으로 입지 다져


글로벌 보안회사 ‘체크포인트’의 국내 첫 기술파트너 선정


엑사비스 이시영 대표. 회사 제공


정보보안사이트 ‘사이버시큐리티벤처스닷컴’에 따르면 2021년까지 사이버 바이러스인 랜섬웨어로 인한 세계적인 피해 규모는 약 23조760억원으로 예상됐다. 이는 2015년과 비교했을 때 57배가 늘어난 수치다. 인터넷 속도 1위 국가이자 스마트폰 보급률 1위인 우리나라 역시 2017년부터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등 각종 보안 위협이 높아지면서 보안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우리나라 보안 시장을 이끄는 스타트업이 있다. 사이버 보안 영역에서 CCTV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며 보안 사각을 해소하기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엑사비스’의 이시영(50) 대표다.

엑사비스는 사이버 보안 영역 중 ‘보안 사각’에 초점을 맞췄다. 사이버보안 분야의 특허 받은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품 ‘NetArgos’를 2018년 개발했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네트워크 보안 장비는 필연적으로 시간상의 보안 사각과 운용상의 보안 사각(공백)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악성코드 등의 보안 위협이 만들어지고 이를 탐지하거나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이 제공되기 전까지의 공백 기간을 ‘제로데이’ 라 부른다.

이 제로데이 기간 동안 침투하는 악성 코드나 바이러스는 침입을 탐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실제로 악성코드 관련 리포트를 살펴보면 약 76%가 제로데이 기간을 이용한 공격들이다.

이 대표는 “사이버 보안에는 100%란 없으며 현존하는 실시간 보안 장비들은 원천적으로 보안 사각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위험을 아예 없앨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5~10% 정도의 사고 확률을 1%로 낮추는 것은 가능하다”며 NetArgos의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사실 행위기반분석 등을 통해 보안 사각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전 세계적으로 계속 진행돼 왔다. 행위기반분석이란 일련의 연관된 행위들의 분석을 통해 이상 행동을 분석해 냄으로써 침입한 악성 코드 등을 찾아내는 방법을 말한다.

그러나 장기간 잠복이나 정상행위 묘사와 같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교묘해지는 악성코드를 행위기반분석만으로는 해결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었다. 보안 사각을 틈 탄 랜섬웨어의 위험성을 일찍이 감지는 했지만 전 세계 어디에서도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이때 등장한 것이 바로 엑사비스의 NetArgos다. 3년이 넘는 연구개발을 통해 엑사비스가 내놓은 NetArgos는 보안 사각을 틈 탄 침투와 데이터 유출에 대응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사이버보안 CCTV 솔루션이다. NetArgos는 장기 패킷저장, 주기적인 자동회귀보안검사, AI 기반 침투 분석과 대응을 통해 차세대의 필수적인 보안 솔루션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5월에는 글로벌 보안회사 ‘체크 포인트'의 한국 최초 기술 파트너로 선정됐다. 체크 포인트는 약 30여년 전 ‘방화벽’의 개념을 처음 정립한 회사로 정보보안 회사 중에서는 맏형 격이다.

그는 “2017년 한국-이스라엘 협력재단의 지원으로 이스라엘로 B2B 미팅을 하러 간 적이 있었다”며 “당시 견학을 한 체크포인트 연구소에서 회사 소개를 담당하던 연구원에게 엑사비스와 NetArgos를 소개했고, 지금까지 인연이 닿아 함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크 포인트와 엑사비스의 장점을 연동하는 공동연구를 한 결과 지난 5월 30일에는 엑사비스의 이름이 체크 포인트 파트너사 홈페이지에 올랐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의 입장에서 대한민국 보안 시장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한 편이다”며 “국내 보안 시장의 경우 글로벌 보안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원천 기술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원 등이 미비한 상태여서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구개발 과정에서 국내 보안기업들에게는 외면을 받은 편이었지만 오히려 세계적 보안기업인 체크포인트에서 기술을 인정받았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엑사비스는 현재 9명의 임직원과 1명의 인턴사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조직 내 신뢰 구조가 무너져 두 번의 공동 창업 실패를 겪었던 이 대표는 직원 간의 신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이러한 그의 생각은 엑사비스만의 특별한 사내 문화로도 이어졌다.

최근 입사한 신입 사원을 제외한 전 직원들이 모두 회사의 주주로 등록됐다. 회사의 성장이 직원들의 자산으로 곧바로 연결되도록 한 것이다. 그는 “신뢰할 수 있는 조직 관계를 이루고 싶었다”며 “모든 결과물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우리 직원들 모두가 같이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엑사비스의 이름은 ‘eXplore Abyss’의 약자다. 꼭 필요하지만 남들은 가기 싫어하고 힘들어하는 일들을 찾고 해결함으로써 세상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개발하고 싶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엑사비스는 보안 사각이라는 문제를 통해 고도화된 보안 환경을 제공하는 것으로 성공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그는 “국내에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기업들과도 같이 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협력을 통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는 기술을 통합 솔루션으로 제공해 글로벌 보안 시장에서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창업 6년 지났지만 초심 잃지 않고 일하고 있어”


“직원 가장 소중...글로벌 보안회사와 M&A 목표”


엑사비스는 보안 사각을 해소하기 위한 제품 NetArgos를 지난해 개발했다.


-창업하게 된 계기는.

“Co-founder인 CTO로 두 번의 창업을 거치면서 CEO의 노력과 인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얽히고설킨 사연이 긴데 요약하자면 전에 했던 2번의 창업 모두 CEO가 초심을 잃고 욕심을 부려서 마무리가 좋지 못했다. 두 번이나 그런 아픔을 겪다 보니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이 들어 직접 창업하게 됐다. 창업한 지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초심을 잃지 않고 크게 욕심부리지 않고 일하고 있다.”

-좌우명이 있다면 알려달라.

“‘진인사대천명’이다. 겪어보니까 그랬다. 보통 사업은 ‘운칠기삼’이라고 한다. 그러나 내가 봤을 땐 ‘기삼운칠’인 것 같다. 운이 찾아오더라도 그것을 잡을 수 있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남 탓, 원망을 너무 많이 하게 된다. 실제 성공을 좌우하는 건 나의 영역이 아니지만 노력을 어떻게 얼마만큼 할 수 있는지는 내가 바꿀 수 있는 영역이다. 운이 찾아오지 않더라도 운이 찾아왔을 때 스스로 그 운을 잡을 수 있는 역량을 만들어 놓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이루고 싶은 목표나 앞으로의 계획은.

“단기 목표로는 외부투자 유치 즉, 글로벌 보안 회사에 엑사비스를 M&A 시킬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는 것이다. 체크포인트와는 계속 일하고 싶고 이번 IBK기업은행처럼 금융 쪽 시장에도 진출해 더욱더 탄탄한 시장 입지를 다지고 싶다. 또 중기 및 장기 목표로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대한민국이 기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고 싶다. 사실 지금도 동기들을 만나면 내가 교수가 아닌 사업을 한다는 사실에 놀라워한다. 원래부터 무언가를 가르치고 누군가를 이끄는 일을 좋아해 몇 년 전까진 취미 생활로 특강을 나가거나 겸임 교수를 하기도 했다. 나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는 스타트업들이 성공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싶다.”

-주로 보는 보안 관련 웹 사이트나 책, 잡지는 무엇인가.

“주로 보안뉴스나 데일리씨큐 등의 사이트를 통해서 보안 관련 소식을 접하고 있다. 또 웬만한 보안 관련 사이트들은 이메일 등록을 해놔서 아침마다 뉴스 메일이 날아온다. 뉴스를 읽으며 보안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있다. 꾸준히 찾아보고 책이나 잡지는 특별히 없다. 그럴 만큼의 여유가 아직은 없는 것 같다.”

-마지막까지 자신과 함께하고 싶은 ‘무엇’이 있다면.

“지금의 인연들 그리고 앞으로 맺을 인연들이다. 부모님들이 흔히 하는 말씀이 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다고 한다. 지금의 우리 직원들이 나에게 그렇다. 힘든 시간을 같이 보내온 사람들이다. 이스라엘 방문 당시 직원들과 실제 사막을 건너기도 해서 우스갯소리로 ‘우리끼리는 같이 사막도 건넌 사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나한텐 진짜 우리 직원들이 ‘조강지처’다. 힘든 시절을 함께 했던 그리고 함께 극복했던 처가 가장 소중하듯 지금의 사람들이 없었다면 아마 엑사비스가 지금의 모습을 갖출 수 없었을 것이다.”

안서진(단국대) 인턴기자 pangy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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