닳고 손상된 우리 문화재, 방사선 기술로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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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는 전통 문화재 분석과 보존을 위해 방사선 기술 연구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사진은 뫼스바우어 분광기. [자료 제공 = 한국원자력연구원]
시간이 흐르면서 부식되고 병충해나 곰팡이 등이 좀먹는 조상의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 국내 연구진이 방사선 기술을 이용한 문화재 보존 연구에 뛰어든다.

28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와 방사선을 이용한 문화재 분석과 보존 기술 개발을 위한 상호협력협약(MOA)을 이날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원자력연이 보유하고 있는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와 뫼스바우어 분광기, 첨단방사선연구소의 감마선조사시설과 전자선실증연구시설, 양성자가속기연구센터의 이온빔가속기 등을 복합적으로 이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 해외 선진국들에서는 문화재 분석과 보존에 방사선 기술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가령 일본에서는 20년 전 사이타마현 이나리야마 고분에서 발견된 금착명철검에 쓰여있는 글자를 판독하기 위해 X선과 감마선 투과 시험을 실시한 바 있다. 1977년 프랑스에서는 이집트 람세스 2세 미라의 생물학적 손상을 억제하는 데 방사선 조사기술을 이용한 적도 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국내 연구진도 방사선을 활용한 문화재 진단 및 보존 처리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먼저 오래된 건물의 단청 안료, 도자기 유약 등에 포함된 철 화합물의 상태를 확인해 원본과 비슷하게 복원하는 데는 뫼스바우어 분광기를 활용할 전망이다. 또 목재로 된 문화재에 생물학적 손상을 일으키는 흰개미, 권연벌레와 곰팡이를 추가적인 손상 없이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해서는 방사선 조사기술이 이용된다. 목재뿐 아니라 서적, 의복 등 유기질 문화재 보존에도 적용될 수 있다. 또한 부식이 심한 목재를 단단하게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방사선 고분자 중합기술 등이 쓰일 것으로 보인다.

하재주 원자력연구원장은 "문화재 보존 연구는 원자력연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사회현안 해결과 기초과학 연구의 실용화를 위한 노력"이라며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를 비롯해 정읍, 경주에 위치한 분원의 연구장비를 복합 활용하고 연계해 문화재 보존 연구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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