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인하가 예상대로 단행되지 않을 경우 일본 도쿄증시 닛케이지수, 중국증시 상하이지수, 중국 위안화 환율, 일본엔화 환율과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환율, 국제유가, 국제금값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증시와 한국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환율은 일본의 수출규제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을 향해 금리인하를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로 돌아가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오르기 전 기자들에게 "연준은 자기들이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다면 금리를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연준이 아니었다면 다우지수가 5000에서 1만 포인트는 더 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8일 아시아증시는 일제 약세다. 일본과 중국, 대만, 홍콩 증시의 주요 지수들이 미국에서 촉발된 위험자산 회피 심리 속에 추락했다.
일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지수는 전장 대비 212.03포인트(0.98%) 낮은 21,534.35에 마쳤다. 토픽스 지수는 14.18포인트(0.89%) 내린 1578.40에 마감했다. 일본 엔화 환율 움직임도 증시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엔·달러 환율은 0.16% 밀린 108.30엔으로 떨어졌다.
대만증시 가권지수는 34.51포인트(0.32%) 내린 10,751.22에 마쳤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아시아 증시와 대만 증시가 악재가 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미국과 중국의 입장차가 확고해 무역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중국증시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협상 불확실성 고조와 미국 고용지표 결과에 따른 연준 금리 인하 전망 약화 등으로 상하이지수가 77.70포인트(2.58%) 하락한 2,933.36에 마쳤다. 선전종합지수는 46.40포인트(2.90%) 내린 1,554.80에 마감했다.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이어진 것이 증시에 부담이 됐다. 홍콩 항셍지수는 443.14포인트(1.54%) 내린 28,331.69에, H지수는 169.90포인트(1.56%) 하락한 10,725.20에 마감했다.
코스피에서는 기관이 548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436억 원, 외국인은 88억 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삼성전자[005930](-2.74%), LG화학[051910](-2.68%), 현대차[005380](-2.12%), 신한지주[055550](-1.69%), POSCO[005490](-1.62%), SK하이닉스[000660](-1.46%), 셀트리온[068270](-0.96%), 현대모비스[012330](-0.86%), SK텔레콤[017670](-0.76%) 등이 내리고 삼성 바이오로직스[207940](0.80%)는 올랐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79억 원과 281억 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1264억원을 순매수했다. 휴젤[145020](-5.85%), 메디톡스[086900](-5.12%), 신라젠[215600](-4.44%), 헬릭스미스[084990](-4.40%), 셀트리온제약[068760](-2.71%), 케이엠더블유[032500](-2.50%),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1.21%) 등이 내리고 스튜디오 드래곤[253450](1.91%), CJ ENM[035760](0.34%) 등은 올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6원 오른 1,182.0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5.6원 오른 1,176.0원에 개장한 이후 계속 장중 고점을 높여갔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로 아시아 시장에서 위험기피 성향이 커진 상황에서 신흥국 통화에 대한 약세 베팅이 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이 가파르게 나타났다.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2'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평가한 것이 그나마 환율에 위로가 됐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005930] 이재용 부회장은 일본을 방문, 현지 경제인들과 직접 만나 최근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에 대한 대책을 논의에 들어갔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최소 2차례 일본을 방문했고, 올해 들어서도 지난 5월 도쿄(東京)에서 현지 양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NTT도코모, KDDI의 경영진을 만나는 등 일본 재계와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번 출장은 최근 일본의 일부 소재 수출 규제에 따른 영향이 예상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사태의 '진원지'에서 직접 해결책을 찾아보는 것이다. 최근 방한한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손정의(孫正義·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상당 시간 이 문제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일본 방문 계획은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의 5대 그룹 총수 회동 일정이 조율되는 과정에서 세상에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그룹 총수들과의 간담회를 검토하고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 소장/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