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열음 대왕조개 채취 논란…태국 ‘범죄인 인도’ 요청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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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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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 “사냥 않겠다” 각서 냈는데
멸종위기종 잡아 … 최고 징역 5년
신병인도 거부 땐 외교마찰 우려
배우 이열음이 태국 남부 꼬묵섬에서 SBS ‘정글의 법칙’ 촬영 도중 멸종 위기종인 대왕조개를 채취한 뒤 수면위로 올라오고 있다. [사진 SBS 캡처]
배우 이열음(23)이 SBS ‘정글의법칙’ 촬영 도중 멸종위기종인 대왕조개를 채취해 태국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범죄인 인도 요청’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프로그램이 방송된 이후 사태를 파악한 태국 당국은 “이열음을 국립공원법과 야생동물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최대 징역 5년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고발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며, 여배우(이열음)가 태국에 없더라도 경찰을 통해 그를 찾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태국에서 대왕조개는 ‘호랑이 조개’로 불리며, 1992년 제정된 야생동물보호법에 따라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다. 불법 채취하면 최대 2만 바트(약 76만원)의 벌금이나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두 처벌 모두를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 태국은 한국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고 있는 나라다. 통상의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르면 외교부를 통해 들어온 범죄인 인도 청구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에서 인도 허가를 결정하고, 이후 법무부 장관이 최종 결정해 외국으로 신병을 인계하게 된다. 다만 중대 범죄가 아닌 이상 신병을 넘겨주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자국민 보호 의무’로 인해 자국민일 경우 상대국으로의 인도를 거절할 수 있다.

수사에 나선 태국 현지 경찰이 방영된 SBS ‘정글의 법칙’ 영상물 사진과 수사 자료를 보여주는 장면. [사진 YTN 캡처]
태국이 인터폴에 수배를 요청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국 경찰은 이열음의 소재를 파악해 알려줘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이 사건으로 태국 경찰에서 국내로 요청이 들어온 것은 없다”고 밝혔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이열음이 자발적으로 출국해 조사를 받지 않는 이상 강제적으로 태국 수사기관에 넘겨질 확률은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관련자들이 계속 현지 수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외교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태국 현지 매체 타이 피비에스(PBS)는 7일(현지시간) ‘정글의 법칙’ 제작진이 태국 관광스포츠부에 보낸 공문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공문에는 “태국에서 사냥(hunting)하는 모습을 촬영하거나 방송하지 않겠다”고 명시되어 있다. ‘hunting’에는 ‘채취’의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는 게 태국 언론 측의 해석이다.

이에 대해 서울 시내 한 대학의 어학당에 다니는 태국인 A(25)는 “계약서까지 썼으면서 버젓이 이를 어긴 것에 대해 화가 난다”며 “선진국에 가면 그 나라 법을 잘 알아보고 조심히 행동하면서 왜 동남아에서는 왜 함부로 하냐”고 비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정글의 법칙 #호랑이 조개의 해시태그를 통해 “한국의 대중문화를 좋아했는데 실망이다” “왜 약속을 지키지 않았는가” 등의 태국 네티즌들의 의견이 다수의 공감을 받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사전에 이를 조율하지 못한 프로그램 제작진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대해 SBS 측은 “이번 ‘정글의 법칙’ 사안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며 “철저한 내부 조사를 실시한 후 결과에 따라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 출연자 이열음 씨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대한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9일 방송된 ‘정글의 법칙’에서는 태국 남부 트랑지방의 꼬묵섬의 모습이 그려졌다. 출연자 이열음은 수중에서 대왕조개 3개를 발견해 채취했고, 예고 영상에서는 출연 멤버들이 대왕조개를 시식하는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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