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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인상 임박…국내증시 업종별 희비 엇갈려

한예경,노현 기자
한예경,노현 기자
입력 : 
2015-12-15 17:17:00
수정 : 
2015-12-16 07: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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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株-금리상승, 수출株-원화약세 수혜
게임·화장품·헬스케어株도 반사이익 기대
조선·철강·기계업종은 이자비용 부담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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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하면서 국내 증시에 미칠 '업종별 희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 예상대로 0.25%포인트 인상에 그치면 증시에 미치는 충격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국내외 증시에 단기적으론 '안도 랠리'성 반등장이 올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하지만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향후 금리정책에 대한 발언 수위에 따라 업종별로 승자와 패자가 극명하게 엇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금리 인상은 크게 두 가지 경로로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우선 국내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원화 약세) 지속 여부다. 미국 금리 인상이 국내 금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의견이 대체로 일치한다. 단기적으로 국내 정책금리는 미국과 독립적으로 결정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 금리도 미국과 동조화하면서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는 국내 경기 개선과 이에 따른 기업 수익 증가가 이뤄지지 않은 채 외부적 요인으로 기업 이자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선 철강 기계 운송 등 이른바 '중후장대형' 업종은 일단 금리 인상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들 업종은 이자보상비율이 낮고, 금융부채에서 자산을 뺀 순부채가 크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금리 상승으로 신용 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차)가 커지면 재무구조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반면 게임 화장품 바이오 헬스케어 등 이자비용보다 영업이익 증가폭이 큰 성장주들은 오히려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 금리 상승이 경영 환경에 유리한 것은 아니지만 당장 크게 나빠지는 것도 아니어서 시장 관심이 더 쏠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은행 보험 등 금융주도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수혜주로 꼽힌다. 금리가 오르면 은행 수익의 원천인 순이자마진(NIM)이 회복되고, 보험사는 이자마진과 투자수익률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수혜 강도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은행은 한계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부실 여신 증가가 부담이고, 보험은 금리 상승 시 기존에 보유 중인 채권에서 발생하는 평가손이 또 다른 걱정거리다.

강달러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견해가 다소 엇갈린다. 위험자산에 투자하고 있던 자금들이 미국 금리 인상으로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게 되면 달러 강세 구도가 굳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일반적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달러가 약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충분히 선반영된 만큼 단기적으로는 증시에 안도 랠리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달러보다는 위험자산 선호도가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금리 인상 후 단기적으로는 정유 화학 비철금속 등 원자재 관련주가, 장기적으로는 IT 자동차 등 수출주가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원유를 비롯한 각종 원자재와 신흥시장 주식 등은 모두 달러 대체 자산으로 볼 수 있다"며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는 순간 그동안 침체됐던 원자재 업종이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대형 수출주에 대한 기대감이 솔솔 나온다. 사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초까지만 해도 달러는 강세 기조를 이어갔지만 당시에는 일본 엔화나 유로화가 덩달아 약세를 보이면서 국내 수출 기업들은 큰 이득을 못 봤다. 반면 지난 4월부터는 달러 강세 속도가 빨라지면서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미 지난 3분기 달러당 원화값은 평균 1170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4% 올랐다. 덕분에 IT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 대형 수출주들이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내기도 했다.

임은혜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은 미국 금리 인상 이후 달러 강세, 원화 약세라는 우호적인 환경에 따라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며 "특히 원·엔 환율이 반등하며 가격 경쟁력을 회복하는 가운데 하반기 신차 출시에 따른 주가 모멘텀 개선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예경 기자 /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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