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2.9% 인상에 알바생·자영업자 '안도·아쉬움'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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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7.12. 오후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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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평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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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주·식당주인 "동결·인하됐어야…지금도 운영 어려워"

직원·아르바이트생 "그나마 다행…소폭이라도 꾸준히 올려야"

'1만원 공약' 실패에 실망감도…"1만원은 돼야 먹고사는 걱정 안해"

2020년 최저임금 (PG)[권도윤,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내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9% 오른 시간당 8천590원으로 결정되면서 자영업 현장에서는 아쉬움과 안도감이 교차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제13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한 12일 자영업자들은 소폭 증가에 안도하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서울 마포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1)씨는 "최저임금이 너무나 올랐는데 동결되거나 내려가지 않은 것은 아쉽다"면서도 "지난해처럼 급격히 오르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편의점 점주 유모(49)씨는 "생각보다 적게 올라 다행"이라며 "최저임금이 1만원까지 오르면 어떻게 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서울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50대 A씨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 폭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최저임금 인상 폭이 지나치게 높았다"는 의견을 보였다.

그는 "지난해 최저임금이 급격히 올라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웠다"며 "인건비 때문에 직원 1명을 줄였다. 내년에 더 올랐다면 주유소가 문을 닫았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마포구에서 실내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김모(24)씨는 "지난 2년간 너무 많이 올라 올해도 그렇게 될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인상 폭이 작았다"며 "이미 최저임금이 너무 치솟아서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이 인하되거나 동결되지 않은 것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방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B씨는 "최저임금이 크게 오른 탓에 이미 자영업자들은 적자를 겪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최저임금을 동결하지 않은 것은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반발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이모(44)씨는 "이미 우리나라 최저임금 체계는 잘못된 길을 들어섰다"며 "최저시급이 2017년부터 갑자기 오른 터라 이번에 낮은 인상률은 그리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라고 푸념했다.

이씨는 "인건비가 올라가고 물가도 오르면서 손님이 돈을 더 안 쓰는 것 같다"며 "계약 기간 위약금을 물지 않기 위해 편의점 운영을 계속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아르바이트생이나 직원들은 최저임금 소폭 인상을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일부는 급격한 인상이 업주들에게 부담이 된다며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에 공감하기도 했다. 큰 폭의 인상이 결국은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와 해고 위기에 놓이는 등 오히려 고용이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강모(25)씨는 "처음부터 1만원 공약이 실현될 것이라 믿지 않았다"며 "작은 폭이라도 꾸준히 최저임금을 올리려는 노력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도봉구의 한 식당 직원인 정모(60)씨는 "근로자 입장에서는 더 올랐으면 좋겠지만, 물가가 워낙 올랐다"며 "나라 경기가 워낙 안 좋은데 장사하는 사람 입장 생각하면 이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 만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김모(52)씨는 "편의점 직원 자리를 두고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작년과 재작년에 너무 많이 올랐다. 점주에게 미안한 측면도 있다"고 털어놨다.

식당 직원 이모(62)씨는 "솔직히 최저임금이 안 올랐으면 좋겠다"며 "인건비가 오르니 음식값을 올리고 장사가 안된다. 직원이 줄어 남은 직원들의 부담이 크다. 사장 눈치도 보인다"고 했다.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는 정모(23)씨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늘어난 것 같다"며 "이번처럼 최소한으로 올리고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대했던 것보다 적은 인상 폭에 실망감을 표현하며 1만원 인상을 촉구하는 청년들도 있었다.

최저임금을 받으며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김모(26)씨는 "최저임금 1만원은 청년들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하는 최소한의 돈"이라며 "1만원은 돼야 최소한 먹고 사는 걱정하지 않으며 취업 준비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동작구의 한 신발판매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김모(23)씨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이 안 지켜질 가능성이 커 실망"이라며 "9천원은 넘어야 생활이 가능할 것 같다. 지금은 저축할 돈도 없다"고 호소했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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