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 반대 집회’ 10m 옆에선 시식 행사

입력2019.07.12. 오후 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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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동물협회, 개 식용 반대 집회.. 할리우드 스타도 식용중단 호소
식용 찬성 단체 ‘맞불 집회’ 열고 시식 행사로 회원간 갈등 부추겨 12일 초복을 맞아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선 개고기 찬반집회가 열렸다. 동물보호단체와 개 식용 찬성 단체 들이 각자 입장을 촉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 현장에선 육견협회 측의 '개고기 시식'이 벌어지며 갈등을 빚기도 했다.

동물해방물결과 미국의 '동물의 마지막 기회'(LCA) 등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2019 복날추모행동'을 열고 "정부는 제대로된 동물권 확립에 나서라"고 밝혔다. 집회에는 할리우드 스타 킴 베이싱어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지난해 6월 표창원 의원 등이 발의한 '동물 임의도살금지법'이 아직도 계류 중"이라며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해당 법안은 동물을 임의로 죽이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또 현재 '축산물위생관리법' 등으로 규정되지 않는 개·고양이의 도살도 금지되며 예외적인 경우 고통을 최소화해야 한다.

단체들은 "동물 임의도살금지법이 표류한 지난 1년간, 100만 마리의 개들이 더 죽었다"면서 "초복인 오늘 대한민국의 법과 제도가 만들어지는 이곳에서 개 학살의 방관자인 국회를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개 도살 금지'라고 적힌 검은색 티셔츠를 입은 킴 베이싱어는 "한국엔 전 세계 유일하게 개 농장이 있다"며 "제발 개 식용을 중단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은 모두 추모의 의미를 담은 검정색 옷을 입고 검정색 피켓을 들었다. 또 전기 도살돼 그을린 개 사체를 본뜬 모형 10여 개를 들고 "개 학살을 방관하는 정부와 국회는 각성하라"고 외쳤다.

같은 시간대 기자회견장에서 약 10m 떨어진 곳에서는 개식용을 찬성하는 육견협회의 집회도 열렸다. 수도권 육견업자 50여명이 모인 이 집회에서는 "축산물법상 불법이 아닌 개 식용을 막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개 사육, 도축, 유통, 식용은 현재 역시 불법이 아니라는 식약의약품안전처의 답변을 받았기 때문에 오히려 애완견과 식용견의 분리와 법제화,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며 "동물보호단체들은 후원금을 받기 위해 감성마케팅을 펼치면서 국민들을 속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육견협회는 집회를 마친 뒤 가져온 개고기를 시식하는 '개고기 나눔행사'를 벌였다. 주영봉 대한육견협회 사무총장은 "복날에 더운데 고생한다는 의미도 있고, 개고기가 얼마나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인지를 알리려는 차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그게 목으로 넘어가냐"며 비판했고, 육견협회 측은 "먹어보고 얘기하라"며 맞섰지만 경찰이 중재에 나서며 폭력사태로 이어지진 않았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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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선(onsun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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