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첫 방송된 '세빌리아의 이발사' 포스터 / MBC 에브리원 제공
11일 첫 방송된 '세빌리아의 이발사' 포스터 / MBC 에브리원 제공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외국 가는 건 같지만 소재가 미용이기에 보여지는 그림이 다르다.

11일 열린 ‘세빌리아의 이발사’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김동호 PD는 이같이 말했다. 앞서 tvN ‘윤식당’, tvN ‘스페인 하숙’, Olive ‘국경없는 포차’ 등의 프로그램들이 해외에서 장사하는 콘셉트를 선보였던 바. 과연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김 PD의 말처럼 다른 매력을 선보일 수 있을까.

11일 첫 방송된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동명의 세계적인 오페라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됐다. 경력 53년의 장인 이발사와 국내 최고 헤어디자이너가 연예인 크루들과 함께 스페인 미용실에서 펼치는, 동서양 문화 충돌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담은 예능프로그램이다. 이민정을 비롯해 정채연, 에릭, 앤디, 김광규가 출연한다.

그간 안방극장에서는 해외에서 음식점, 포장마차 등을 운영하는 콘셉트의 프로그램들이 많이 방영됐다. 이에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기존의 해외 먹방이라는 식상한 소재에서 벗어나 ‘이발’ ‘헤어스타일링’ ‘K뷰티’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문화적 차이와 공감대를 선사할 것이라는 당찬 포부 아래 첫 방송을 마쳤다.

김PD의 예상과는 달리, 시청자들은 연신 아쉬운 반응을 내비치고 있는 상황. 특히 에릭, 앤디, 김광규가 뭉쳐있는 이발사 팀에 대한 시청자들의 아쉬운 반응이 적지 않은 분위기다.

K뷰티라는 새로운 분야를 통해 동서양 문화 충돌을 담을 예정인 '세빌리아의 이발사' / MBC에브리원 '세빌리아의 이발사' 방송화면 캡처
K뷰티라는 새로운 분야를 통해 동서양 문화 충돌을 담을 예정인 '세빌리아의 이발사' / MBC에브리원 '세빌리아의 이발사' 방송화면 캡처

물론 ‘해외 먹방’과는 다른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신선함은 엿보인다. 다만 'K뷰티‘라는 새로운 분야를 통해 ‘동서양 문화 충돌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인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이날 방영된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는 이발소 팀과 미용실 팀 멤버들간의 첫 만남과 함께 운영하게 될 스페인 가게에 첫 방문한 멤버들의 모습이 담겼다. 또한 운영하게 될 가게의 현지 실제 사장님들의 머리를 멤버들이 직접 손질해주는 장면이 담겨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해외에서 ‘K뷰티’를 선보이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인 만큼 출연진들의 기본적인 미용기술이 뒷받침되어야할 터. 이와 관련 이민정은 ‘세빌리아의 이발사’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정채연과 함께)하루 동안 샴푸하는 법과 고데기 하는 법을 따로 레슨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방송에서 정채연은 샴푸질 조차도 우왕좌왕하며 시청자들의 답답함과 우려감을 동시에 자아냈다.

11일 첫 방송된 '세빌리아의 이발사' 속 (사진 위측부터) 정채연과 이남열 이발사 / MBC 에브리원 '세빌리아의 이발사' 방송화면 캡처
11일 첫 방송된 '세빌리아의 이발사' 속 (사진 위측부터) 정채연과 이남열 이발사 / MBC 에브리원 '세빌리아의 이발사' 방송화면 캡처

이발소 팀의 경우에는 먼저 의사소통부터 벽에 부딪혔다. 그나마 에릭이 영어를 구사해 가운데에서 연결 고리 역할을 하긴 했지만, 간단한 의사소통마저 바디랭귀지로 해결하는 김광규의 모습 등은 과연 손님들과의 소통을 어떻게 이끌어나갈 지 걱정을 자아냈다.

또한 국내 남성들조차 익숙지 않은 전통 이발법을 ‘K뷰티’라는 이름 아래 선보이는 것은 다소 맞지 않는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무엇보다 “내 이발 맛 좀 봐라”라는 말과 함께 현지 사장님의 머리를 다듬는 이남열 이발사의 모습은 일방적으로 우리 문화를 강요하는 듯한 느낌을 자아내며 시청자들의 불편감을 조성했다. 

결론적으로 새로운 콘셉트의 시도는 엿보였으나, 자신만의 색다름을 살리지 못한 ‘세빌리아의 이발사’다. ‘해외+장사’ 콘셉트를 지닌 타프로그램들과 차별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겠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나오는 이유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아직 첫 방송에 불과하다. 과연 추후 방송을 통해 ‘세빌리아의 이발사’가 이와 같은 아쉬움을 지우고 새로운 분야를 통해 동서양 문화충돌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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