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온 국민이 기모노 지키는데···한국은 한복 코르셋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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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7.12. 오후 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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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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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한복쇼’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1일 열린 '2019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중 '한복쇼' 모습. [서울=뉴스1]

지난 11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2019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열렸다. 대회 말미 2018 미스코리아 수상자들이 다양한 형태의 한복을 입고 등장해 ‘한복쇼’를 진행하면서 논란은 불거졌다.

2018 미스코리아 선 송수현이 11일 오후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2019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한복 패션쇼를 선보이고 있다. [뉴스1]

2018 미스코리아 선 송수현은 검정 코르셋을 연상시키는 상의와 러플이 달린 치마, 길게 늘어뜨린 오간자 소재의 치마를 입고 등장했다. 2018 미스코리아 미 김계령은 가슴만 간신히 가린 수영복 형태의 오프 숄더 코르셋에 다리 라인이 비치는 시스루 소재의 치마를 입고 있었다. 이 외에도 오프 숄더에 노출이 심한 상의와 풍성한 치마를 주요 특징으로 한 여러 형태의 한복이 등장했다. 한 출연자는 등장하면서 저고리를 벗는 퍼포먼스까지 선보여 논란을 더욱 부채질했다.

해당 대회는 유튜브 채널, 네이버 V라이브, 페이스북 등을 통해 생방송으로 전해졌다. 화면 하단에는 ‘한복쇼’라는 자막이 흘렀다. 진행자는 “동서양의 만남”이라고 의상을 소개했다. 한복과 코르셋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한복이라는 것이 주최 측의 설명이다.

2018 미스코리아 미 김계령이 퓨전 한복을 입고 한복 패션쇼를 선보이고 있다. [뉴스1]

온라인상에서는 이를 두고 “란제리 쇼 같다”, “수영복보다 더하다” 등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미인대회의 성 상품화 논란으로 올해부터 수영복 심사도 폐지했지만, 이보다 더한 성 상품화라는 지적이다.

전통의상에 대한 몰이해를 비판하는 이들도 많았다. 우리나라 고유의 한복의 아름다움을 찾아볼 수 없었으며, 심하게는 한복에 대한 모욕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황선태 한복 디자이너는 무대에 오른 퓨전 한복을 보고 “한복도 물론 섹시할 수 있지만, 한복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섹시함을 이렇게 풀진 않았을 것”이라고 의견을 제기했다. 동양과 서양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새로운 한복을 보여준다는 방향성은 좋았으나, 노출을 중점으로 하다 보니 한복의 아름다움이 왜곡됐다는 얘기다.

한복 브랜드 ‘리슬’을 운영하는 황이슬 디자이너는 “옷의 구성이나 치마의 형태 등을 고려하면 한복은 맞다”며 “하지만 한국의 대표 미인을 뽑는 자리에 어울릴만한 아름답고 기품 있는 한복은 아니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킴 카다시안은 자신의 보정 속옷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브랜드명을 일본 전통의상인 '기모노'에서 따와 '키모노'라고 정해 논란을 일으켰다. [사진 킴 카다시안 인스타그램]

한편 이번 ‘한복쇼’를 두고 얼마 전 불거졌던 ‘키모노’ 논란을 떠올리는 이들도 있다. 지난달 25일 미국의 모델 겸 영화배우 킴 카다시안이 자신의 속옷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키모노(Kimono)’라는 이름을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일본 네티즌들은 일본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깎아내렸다며 소셜미디어에 ‘#KimOhNo(Kim, Oh No라는 의미)’ 해시태그를 붙이는 운동을 전개하는 등 격렬하게 항의했다. 교토 시장은 28일 “기모노는 민족 전통 의상이며 문화와 역사가 담긴 의상”이라며 킴 카다시안에게 브랜드명 철회를 요구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논란 끝에 킴 카다시안은 자신의 속옷 브랜드 이름을 '키모노'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새롭게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킴 카다시안 트위터]

결국 카다시안은 지난 1일 트위터를 통해 “숙고 끝에 새 브랜드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브랜드명 철회를 선언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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