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17/결산·상]화두는 융합과 혁신, 그리고 연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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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7.01.10. 오전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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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2017'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부스로 이동하면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데일리안 이홍석기자
지난 5일 개막해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8일 폐막한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17'의 세 가지 테마는 융합, 혁신, 연결성이었다. 산업간, 기술간 융합이 더욱 강화된 가운데 삶 속에서의 혁신이 강조됐으며 이러한 융합과 혁신을 이어주는 연결고리의 역할이 두드러졌다.

이종의 기술과 산업이 융합되는 과정에서 산업의 경게는 흐려졌고 새로운 시장 창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동안 강조돼 온 혁신도 신기술의 고도화가 아닌 삶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기술에 보다 초점이 맞춰졌다. 연결성 측면에서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클라우드·5G 등 다양한 IT·통신 기술이 부각됐다.

이번 CES 2017 행사에는 전 세계 165개국 3800개 기업이 참가했으며 나흘간 참관객 수는 18만명에 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산업·기술간 융합 가속화...이종 업체간 협력 강화
올해 CES 행사의 가장 주목받은 업체 중 하나는 바로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전시부스도 마련하지 않았고, 기조연설에 참여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가장 많이 회자된 회사 중 하나였다.

이는 지난 2014년 선보인 음성인식 AI 서비스 ‘알렉사’ 때문이다. 전시장 곳곳에서는 ‘알렉사’를 채용한 제품과 서비스들이 눈에 띄었다. LG전자가 이를 냉장고에 적용한 것을 비롯, 스마트폰(화웨이)·오븐(월풀)·자동차(포드) 등 업종과 기업들도 다양했다.

CES는 최근 몇 년 전부터 제품보다는 점점 기술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알렉사는 이러한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상징적 존재가 됐다. 또한 좋은 기술과 솔루션을 보여주고 있으면 다양한 이종 산업과의 제휴가 가능하다는 점도 입증했다.

산업·기술간 융합과 협력이 가장 활발했던 분야는 바로 자동차다. 행사 개막 전부터 예고됐던대로 완성차업체에서부터 전장부품, 반도체, 솔루션 업체들까지 모두 메인 이슈로 자울주행(Self-Driving)을 들고 나왔다.

각 업체들간 협력을 통한 미래 비전 제시도 이어졌다. BMW는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 인텔, 이스라엘 자율주행 솔루션 업체 모빌 등과 함께 오는 2012년까지 완전 자율주행차 사용화를 목표로 올 하반기 미국과 유럽 등 주요도시에서 시범 운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10년간 아우디와 자율주행차 개발에 협력해 온 엔비디아도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자를 이해하고 주변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AI기반 코파일럿(Co-Pilot)과 오토파일럿(Auto-Pilot)를 소개했다.

이밖에 아놀드 도널드 카니발코퍼레이션 최고경영자(CEO)와 케빈 플랭크 언더아머 CEO 등 선박·의류기업 관계짜들이 기조연설에 등장하면서 CES가 산업간 활발한 융합의 장임을 방증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2017' 행사 LG전자 부스에 전시된 허브로봇.ⓒ데일리안 이홍석기자
'일상생활의 변화'에 초점 맞춘 기술 혁신
특히 삶 속에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기술에 보다 초점이 맞춰졌다. 대표적으로 사물인터넷(IoT)에 음성인식과 딥러닝 기능까지 탑재한 가전제품이 줄줄이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IoT 기능을 접목해 큰 주목을 받았던 ‘패밀리 허브 2.0’ 냉장고에 클라우드 서비스 기반의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해 혁신을 꾀했다. 요리를 하면서 음성을 통해 조리법을 검색하고 부족한 재료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해 사용자 편의성을 대폭 개선했다.

LG전자도 딥러닝(Deep Learning·컴퓨터가 스스로 데이터를 활용, 분석해 학습)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가전들을 선보였다. 딥러닝이 적용된 가전 제품들은 각종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클라우드 서버로 데이터를 보내면 이를 분석해 사용자에 맞는 작동 방식을 자동 적용한다.

일상의 변화라는 관점에서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제품과 기술은 바로 로봇이었다. 로봇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LG전자를 비롯, 파나소닉과 하이얼 등 가전 업체들 뿐만 아니라 덴소 등 부품업체들도 로봇 제품들과 기술들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주목을 끌었다.

LG전자는 전시부스에 가정용 허브 로봇을 비롯, 공항 청소로봇, 잔디깎기 로봇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회사가 대표 제품으로 내세운 허브로봇은 가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살피는 역할을 하는 로봇으로, 요리법 제공이나 책 읽어주기를 비롯해 감정 표현과 간단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전천후 로봇이다.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아마존의 음성인식 AI 서비스 '알렉사가 탑재됐다.

파나소닉과 하이얼도 각각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로봇들을 선보이며 삶 속에서의 혁신을 강조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2017' 행사 덴소 전시부스에서 시연된 커피머신 로봇.ⓒ데일리안 이홍석기자
부품업체들도 로봇을 선보이며 가까운 미래에 로봇 기술을 통해 일상생활에서의 변화를 예고했다. 일본 대표 전장부품 업체인 덴소는 전시부스에 집·오피스·연구실 등에서 사람들의 일을 도울 수 있는 로봇 ‘코보타(COBOTTA)'를 선보였다.

학습과 기억능력을 갖춘 이 로봇은 단순한 일들을 처리해주면서 사람들이 보다 창조적이고 가치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사람과 로봇과의 미래 역할분담상도 제시했다. 덴소는 코보타를 활용해 커피 핸드드립의 전 과정을 시연하고 이 커피를 관람객들에게 제공하면서 큰 호응을 받았다.

융합·혁신 가능케 하는 연결성, 새로운 화두로 부각
IoT·AI·딥러닝·머신러닝 등 다양한 혁신 기술이 등장하고 융합으로 산업간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이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5G·클라우드·빅데이터 등 연결성(Connectivity) 기술들이 이번 행사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인텔은 5G에 기반을 둔 자율주행 개발 플랫폼인 '인텔 고(GO)'를 선보이며 통신과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펼쳐질 완전 자율주행 시대의 미래 청사진을 발표했다. 자동차 한 대에 국한된 개념을 교통시스템까지 범주를 확장한 것으로 도로 위의 모든 차들이 자율주행으로 제어되는 비전을 제시했다.

도로를 주행하는 자동차들이 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데이터센터에 연결, 빅데이터를 통해 축적된 데이터들을 제공받으면서 자동으로 주행하는 완전 자율주행을 구현한다는 목표다.

파나소닉도 IBM의 인공지능 왓슨을 기반으로 한 커넥티드 카 서비스 '원(One) 커넥트'를 선보였다. 클라우드 서버 내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원하는 오디오 설정을 불러오고 자동차 안에서 식당 메뉴를 불러와 주문도 가능하며 IoT 기술을 활용, 차고나 집의 문을 열수 있도록 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2017' 행사 퀄컴 전시부스에 인파가 몰리고 있다.ⓒ데일리안 이홍석기자
이 때문에 5G와 같은 통신기술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이러한 다양한 기술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일상 속에서의 혁신이 가능해지려면 인프라 격인 무선통신 기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행사 개막 전에 아이오닉 EV 자율주행차로 라스베이거스 시내를 달리는 시연 행사를 진행했다. 이는 차량 상태나 도로 위의 정보를 제공하고 제공받을 수 있는 통신 기술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것이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 6일 라스베이거스 현지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커넥티트카 이슈에 어떤 형태든 통신사가 인발브(관여)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통신사가 어느 정도 역할을 해야 하는지가 관건인데 앞으로 역할 범위를 정해서 잘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안 이홍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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