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처럼…" 멀티로 생존나선 로드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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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7.16. 오전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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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원브랜드 전략으로는 한계

더페이스샵 등 멀디브랜드 전환

H&M 점포로 탈바꿈 하는중

홈쇼핑 등 유통채널 다변화도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벼랑 끝에 내몰린 화장품 로드숍들이 생존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기존 '원브랜드' 전략으로는 한계에 부딪히자 멀티브랜드 매장으로 탈바꿈하거나, 유통 채널을 바꾸는 등 자구책 마련에 분주하다.

15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정보시스템 통계자료에 따르면 더페이스샵, 네이처리퍼블릭, 미샤, 토니모리, 스킨푸드 등 주요 로드숍 브랜드의 매장 수는 2011년 5000개 이상이었지만 지난해에는 4000여개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2016년 2조8000억원 수준이던 국내 화장품 로드숍 시장 규모도 지난해 1조7000억원으로 급감했다.

2000년대 초반 미샤를 시작으로 스킨푸드, 토니모리, 더샘 등 새로운 로드숍 브랜드들이 등장했고, 이들은 '가성비'를 앞세워 국내 화장품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상황은 급격하게 악화됐다. 화장품 시장을 주름잡았던 로드숍들은 온라인 경쟁 심화, H&B스토어 성장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여기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이후 주요 고객이었던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영향도 컸다.

LG생활건강이 운영 중인 더페이스샵의 지난해 매출은 4873억원으로, 최고 기록을 세웠던 2016년 6498억원보다 20%가량 감소했다. 이 기간 이니스프리 매출은 7679억원에서 5989억원으로, 네이처리퍼블릭은 2673억원에서 2350억원으로 각각 급감했다.

이에 로드숍들은 저마다 살 길 마련에 나섰다. 미샤를 운영 중인 에이블씨엔씨는 원브랜드숍이었던 미샤 매장을 '눙크(NUNC)'라는 멀티 브랜드매장으로 전환했다. 눙크는 미샤·어퓨·부르조아·스틸라 등 에이블씨엔씨 브랜드 외에도 시세이도·하다라보·캔메이크·지베르니 등 150여개 브랜드 제품을 판매한다. 화장품뿐만 아니라 올리브영처럼 헬스와 뷰티 제품도 판매하면서 일종의 H&B 점포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LG생활건강도 실적 악화를 해결하기 위해 더페이스샵을 편집숍 매장 형태인 '네이처컬렉션'으로 빠르게 전환 중이다. 네이처컬렉션은 더페이스샵 제품을 비롯해 LG생활건강의 계열 브랜드인 비욘드, 이자녹스, 수려한 등 제품을 배치해 집객을 높였다. 네이처컬렉션 매장 수는 지난해 4월 180개에 불과했지만, 1년 만인 올해 4월 380개로 2배 이상 늘었다.

토니모리는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 전용 화장품을 출시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냈다. 토니모리는 지난해 GS리테일과 협업해 색조화장품 브랜드 '러비버디'를 론칭했다. 러비버디는 메이크업 베이스, 파우더 팩트, 마스카라, 틴트 등 6종의 제품을 1만원 이하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해 젊은 세대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애경산업의 경우 로드숍 부진을 홈쇼핑과 이커머스에서 만회하고 있다. 특히 에이지투웨니스(AGE 20's)는 홈쇼핑에서 '완판' 행진을 하며 수익 구조 개선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클리오는 최근 자사 계열 브랜드 페리페라, 구달 등의 제품이 판매되는 오프라인 매장 '클럽클리오'를 줄이는 대신 다채널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클리오는 지난 2년간 국내외 Z세대 및 밀레니얼의 소비를 분석, 기존 스테디셀러의 리뉴얼 및 신제품 출시와 채널 마케팅의 독보적인 전략을 구체화하며 빅히트 제품을 다각화했다"며 "또 로드샵 클럽클리오의 채널 구조 조정에 따른 효율화는 영업이익 개선에 직접적"이라고 말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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