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세계화되어가는 시대에 '더 이상의 국경은 없다.'고 말하지만 개개인의 마음 속에 지울 수 없는 국경이 하나씩은 세워져 있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행동입니다. 더 이상 사람들은 동네 사람들이 무서워서 국제 결혼을 거부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인 원한이나 슬픔을 가진 사람들이 국제 결혼을 거부하는 추세라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그렇습니다. 우리 부모님은 저에게 무엇을 강요하는 법이 없으십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해도, 무엇을 하려고 해도 내가 믿는 것을 쫓아가라고 하셨습니다. 국제 결혼이고 뭐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행복해지면 그걸로 좋다고 생각하십니다.

  하지만, 미국도, 프랑스도, 인도도, 태국도, 그리고 이집트도 괜찮지만, 정작 가장 가까운 나라, 일본 사람들과 결혼하는 것만은 떨떠름해 하십니다. 제가 딱히 일본 사람이랑 결혼할 계획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다른 나라 사람과 연애를 해 본 경험도 없을 뿐 더러, 그냥 가족끼리 모인 자리에서 우스갯 소리로 넘어가는 대화였습니다. 가볍게 툭 튀어나온 화제거리였는데, 부모님이 말씀하시기를 "왠만하면 일본 사람은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어감을 풍기셨습니다.

  나라들이 멋대로 정해놓은 '영토 국경'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여권에 찍혀있는 nationality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마음의 국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내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그 사람이 내 어머니를 죽인 살인자라고 하면, 굉장한 딜레마에 빠지겠지요. 그런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일본에 관련된 공부를 하고 있으면서, 일본인을 접할 기회가 굉장히 많습니다. 친구들도 많이 생겼습니다. 그런 와중에 사랑을 하게 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사람이 싫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나의 할아버지, 할머니를 때리고, 짓밟고, 죽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쉽게 받아들여지지가 않습니다. 이것은 내가 자라온 환경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상들의 처참한 역사를 배워온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연관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국경과 상관없이 제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해서 가정을 꾸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내 인생이 큰 행복을 체험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외국인이 된다면, 역시 가장 먼저 이동 거리의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남편을 따라가든지, 남편이 나를 따라오든지 간에 가장 큰 문제는 서로의 가족을 만날 때 마다 이동할 이동 거리, 혹시나 아이라도 생기게 되면 더욱 문제가 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하지만 하루하루 과학이 발전하는 오늘 날, 그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책이 조만간에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외국인과 결혼하는 것에 큰 메리트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힘든 일이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료 보험 문제라든가, 재산 관리 문제 등등, 법적인 차원에서 크고 작은 갈등들이 생겨날 것입니다. 아이가 태어나게 되면 더 복잡해질 것입니다. 서로 너무나 다른 환경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문화적인 어려움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것을 장점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는 두 가지 문화를 동시에 체험하면서 자라게 될 것이고, 그것을 '두 개의 문화가 합쳐진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보다는 '원래 섞여있는 것'이라는 개념과 함께 자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자란 아이는 세계를 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또한 부모도 너무나 다른 서로를 이해하며 평화로운 인간 관계 성립에 기여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이동 수단이 발달하고, 좀 더 많은 사람들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만날 기회가 늘어남과 동시에 사랑의 범위도 넓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발생하는 국제 결혼의 수가 늘어나면서 언젠가 내가 가지고 있는 개인적인 딜레마와 같은 감정들도 모두 사라져, 평화로운 인간 사회가 이루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I go to boarding school in CT. Interacting with many people from various cultures, I realize almost everyday how hard it is to convey your true feelings to the people who do not neccerarily speak the same language. Even in the moments when I thought I felt "love", it was hard to continue that feeling because there were lack of common intrest and same sense of humor. Having difference in preference with food and culture is one thing but living with somebody that you cannot fully express how you feel...it will be very frustrating because there will be a problem after another. I guess you just have to overcome those problems with love...right?( or is it too cliche?) Let's see what are the things that would make people in inter-cultural marriages... I say...that people in such marriages would experience the greatest happiness when the see their spouses trying to adjust to them and the new culture. Having somebody who tries to change their surroundings and ways of life because of the love that they with you must be the greatest gift of all.

섭섭하기도 하구 미안하기도 하구 고맙기두할것같습니다.

  연애하는 것과 결혼하는 것에 각각 필요한 것은 매우 다르죠..

  연애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이끌림이 지속적으로 존재하고 서로에게 성실하면 유지할 수 있는 것이지만, 평생 함께하길 서약하는 결혼은 그 외에도 필요한 게 많죠. 서로를 신뢰하고, 자신에 대한 상대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으며, 다른 가치관을 지닌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하죠. 또한 서로의 다른 의견을 조율해 가는 과정도 필수적이고, 그 과정에서 상대에게 한 발짝씩 양보해 주는 것 등도 매우 중요하며 꼭 필요한 것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서로를 인간적으로 좋아해야만 한다는 것. 평생 함께해야 하기 때문에.

  이 점이 매우 중요합니다. 가끔씩 만나던 사람들이 며칠도 아니고 평생을, 매일 얼굴맞대고 살게 된다는 것. 수십년 간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들이니까, 함께 살다 보면 서로 마음에 안 드는 부분도 생기고 각자 성격 상 용납할 수 없는 부분도 생기겠죠. 서로의 개인적이고 비밀스런 모습도 접하면서 연애하던 때의 환상도 순식간에 깨지고, 사랑만 보고 결혼하면 그 결혼은 곧 파국을 맞게 되는 겁니다.

  비슷한 사회분위기에서 자란 사람들끼리 결혼해도 갈등이 끊이질 않고, 갈등을 잘 극복하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꽤 드문데(갈등을 본질적으로 해결 못하고 한쪽이 적당히 참는 경우가 대부분일 겁니다), 완전히 다른 사회에서 산 사람들끼리는 어떨까요?

  결혼 문제에 대해선 여전히 보수적인 사회에서, 상대에 대한 사랑으로 결합한 두 사람. 연애감정이, 수십년 동안 무사히 유지될 수 있을까요? 서로 다른 국적이라는 결정적인 핑계가 있는 만큼 비교적 헤어지기도 쉽겠죠. 같은 국적이라면 어느 정도 참아 넘기고 조율할 일에 대해서도 말입니다. 그리고 완전히 다른 문화권에서 자랐기에, 같은 나라의 타인보다도 더 사사건건 가치관 차이로 인한 갈등도 생기고, 다른 문화로 인한 오해도 생기기 쉬울 테고요.

  그러고 보니 평생 함께 살아야 한다는 전제에 대해서 이견이 있을 듯도 한데, 결혼이 실패하면 다시 하는 게임도 아니고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중요한 일인 만큼, 한번 결혼했으면 서로 맞춰가려고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봅니다. 자신에게 상대가 매력이 없어졌다고 게임 끝내듯 가볍게 끝내는 것이 아니라. 물론 결혼을 결정할 때도 신중해야 하고요.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논조로만 흘러왔네요. 제 결론은 이겁니다. 결혼은 매우 중요한 일이고, 그것을 유지하는 것에는 힘이 들고 많은 노력이 필요한 만큼 결정할 때 신중해야 한다고요. 한국적인 가족관(가정을 이뤘으면 최대한 잘 유지해 가는 쪽으로 노력해야 한다는)으로 헤니 씨가 제시한 질문을 바라봤을 때의 결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