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최강 생명체, 물곰의 비밀

2017.05.05 07:30
[과학동아 2017년 5월호]
극저온에서 탈수 가사상태에 들어간 물곰의 모습. - Ed Uthman(W) 제공
극저온에서 탈수 가사상태에 들어간 물곰의 모습. - Ed Uthman(W) 제공

너무 차갑거나 혹은 뜨겁거나 둘 중 하나가 아니다. 물곰이라고 불리는 벌레 ‘완보동물(이하 물곰)’는 몸길이가 0.1~1mm에 불과하지만 영하 270C° 이하는 물론 영상 150C° 이상의 온도에서 살 수 있다. 생명체에 치명적인 방사능 농도에서도 생존한다. 물곰이 이런 극한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는 비밀이 일부 풀렸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생명과학연구소 토마스 부스비 박사팀은 물곰이 극저온에서 10년 이상 건조 상태를 유지해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돕는 단백질 그룹을 찾아 학술지 ‘분자세포’ 3월 16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물곰이 완전히 말라버렸을 때 높게 발현된 유전자를 발견했고, 이 유전자로 합성되는 단백질에 ‘불규칙한 단백질그룹(TDPs)’이라 이름 붙였다. 이 단백질은 3차원의 일반적인 구조를 가지지 않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설탕의 일종인 ‘트레할로스(trehalose)’가 물곰이 건조 상태를 버틸 수 있게 한다고 추정했다. 건조 상태에서 잘 견디는 효모나 박테리아, 일부 선충 등에서 공통으로 트레할로스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구팀은 거듭된 실험 끝에 물곰의 몸에서는 트레할로스가 전혀 나오지 않으며, 유전자 분석에서도 이 당을 만드는 유전자를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TDPs가 유리 같은 고체 공간 안에 분자성분을 압축시켜서 물곰을 탈수 가사상태로 만들어 살아남게 한다고 분석했다.


부스비 박사는 “TDPs를 이용하면 가뭄에서 작물을 보호하거나 약물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다”고 말했다.


doi:10.1016/j.molcel.2017.02.018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