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스텔라/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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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구

머지않은 미래인 2040년, 인류는 악화되는 기상환경과 병충해로 인하여 만성적인 식량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재배가 가능한 식물이 하루하루 줄어가고 있으며, 대형 모래 폭풍 때문에 사방이 흙먼지투성이이다. 국가의 기능이 약화되어 각종 정부기관들과 군대는 사라졌고, 인류가 이룩한 과학기술도 잊혀져 가는 중이다. 식량 부족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농업에 종사하며, 대학에 진학하는 극소수를 제외한 모든 아이들에게 농업이 권장되고 있다.

모래로 뒤덮인 집과 차

전직 조종사 겸 엔지니어이자 현직 농부인 미국인 쿠퍼(매튜 매커너히)는 장인과 함께 아들 톰과 딸 머피를 키우며 살고 있다.(아내는 의학기술의 부족으로 MRI를 쓰지못해 뇌종양으로 인해 병사하였다.) 아침 식사를 하던 도중 머피는 2층 자기 방 안의 책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떨어진다며 유령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하지만 쿠퍼는 유령은 없다며 과학적인 방법으로 접근할 것을 권유한다.

학부모 상담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차를 타고 학교로 가던 쿠퍼와 아이들은 타이어에 펑크가 나 잠시 차를 세우게 되는데, 이때 이들의 머리 위로 무인기가 나타난다. 인도의 것으로 '미국과 마찬가지로 인도 쪽도 철수한 게 10년 전'이라는 쿠퍼의 말로 적어도 10년 이상 별다른 통제나 조작 없이 날고 있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흥분한 쿠퍼는 펑크난 차를 수리도 않고 열심히 몰고 달리며 해킹으로 무인기를 착륙시켜 그 안의 부품을 획득한다.

아이들과 학교에 도착한 쿠퍼는 아이들의 담임선생님들을 만난다. 톰의 담임선생님은 톰이 대학에 들어가기보다는 농부가 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한다. 머피의 담임선생님은 머피가 학교에 아폴로 탐사선의 달착륙에 대한 책을 가져와 달착륙이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해 싸움을 일으켰다고 한다. 이 때 쿠퍼는 "인류가 달에 갔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구요?" 라며 황당해한다. 학생들을 오직 농업에만 집중시키기 위해 학교에서 달착륙 등 환상을 심어줄 수 있는 이야기는 모조리 거짓이라 가르치고 있던 것.

그날 오후 쿠퍼는 고장난 트랙터를 수리하고, 머피의 방에서는 또다시 중력 이상 현상으로 책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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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에 다가오는 모래폭풍

이후 4월 15일, 쿠퍼 가족은 뉴욕 양키스오클랜드 애슬레틱스 간의 야구 경기를 관람하러 간다.[1] 쿠퍼의 장인은 이제 옥수수밖에 재배하지 못해 파는 간식이 팝콘밖에 없다며 불평한다. 한창 경기가 진행되던 도중 불어닥친 대형 모래폭풍에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간다. 마찬가지로 집으로 돌아온 쿠퍼 가족은 미처 창문을 닫지 않았던 2층 머피 방에 엄청난 모래가 쏟아들어온 것을 확인한다. 그런데 쿠퍼와 머피는 중력의 이상 작용으로 모래가 일정한 패턴으로 떨어져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 모래를 2진법으로 분석한 끝에 쿠퍼는 특정 장소의 좌표를 알아내 그곳으로 출발하는데, 이때 머피도 몰래 차에 탑승한다. 야밤에 도착한 그곳은 철조망으로 길이 막혀 있었고, 쿠퍼가 절단기로 철조망을 절단하려는 순간 서치라이트 불빛이 쏟아지며 위협적인 목소리와 함께 둘은 내부로 잡혀 들어간다.[2] 이후 쿠퍼는 로봇 타스(Tars)에게 심문을 받고, 아멜리아 브랜드(앤 해서웨이)박사를 만난다. 그곳은 로켓 발사장이자 연구센터였으며 정부가 비밀리에 과거 NORAD의 본부가 있었던 샤이엔산 지하에 NASA를 재결성한 것이었다. 쿠퍼 부녀는 그 일원들과 전에 같이 일했던 물리학자인 존 브랜드(마이클 케인) 박사를 만나게 된다. NASA 소속의 파일럿이었던 쿠퍼에게 딸 아멜리아와 다른 연구원들을 소개한 브랜드 박사는 NASA에서 비밀리에 추진중인 '나사로 프로젝트(Lazarus Project)'[3]에 대해 알려준다.

브랜드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48년 전 토성 근처에 웜홀이 출현했으며 이를 통해 지구상에서 간혈적으로 중력 이상 현상이 발견되었다. 이 중력 이상 현상은 쿠퍼도 겪은 적이 있는데, 처음 악몽으로 등장하는 추락 장면의 원인이 이 중력 이상이었다. 웜홀은 일반적으로는 열리지 않고, 더군다나 원래 토성 근처에 존재하지도 않았다. 때문에 나사에서는 이 웜홀이 멸망 위기를 맞은 인류, 하지만 현재로선 항성간 여행이 불가능하다는 한계를 가진 인류를 '살 수 있는 행성'들로 초대하려는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열어 준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탐사선을 보낸다. 그것이 나사로 프로젝트로 탐사선을 보내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웜홀을 통해 다른 은하계에서 인류가 살 수 있는 행성, 혹은 방법을 찾게된다. NASA에서는 이미 무인탐사선을 보내서 12곳을 추려냈고, 이를 바탕으로 12명의 유인선발대가 떠났으며 유인선발대가 보내준 통신으로 어느 정도 인류가 살 가능성이 있는 행성 3개를 추려내는 데 성공했다.

존 브랜드 박사가 인류를 구하는 방법으로 세운 계획에는 플랜 A와 B가 있었다. 플랜 A는 웜홀을 통해 얻은 '중력을 제어할 수 있는 중력 방정식'을 응용해 우주선을 쏘아 인류를 태우고 해당 행성으로 가는 것이다. 이 우주선은 NASA 기지 그 자체로 즉, 물체를 아래로 잡아당기는 지구의 중력을 제어해서 현재의 물리적 발사 기술로는 궤도로 올리지 못할 무거운 물체들을 적은 힘으로도 날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중력방정식은 아직 해답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기에 가능할지를 장담할 수 없는 플랜이었다. 플랜 B는 500여 개의 수정란을 쏘아 보내 새로운 행성에서 인류를 재건한다는 계획이었다. 이 경우에는 현재 지구상에 살고 있는 인류는 모두 지옥 같은 지구에 남은 채로 사망할 수밖에 없다. 중력방정식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인듀어런스 호는 우선 3개의 행성을 탐사하고 복귀하는 것을 목표로 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가져가는 수정란들로 인류를 재건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저 밖으로 나아가서, 아이들을 구하게.

브랜드 교수는 숙련된 파일럿인 쿠퍼가 우주선의 조종을 맡아주길 부탁한다. 한참동안 우주비행 자체가 없었기에 '성층권도 못 벗어나 본' 쿠퍼가 이 시점의 NASA에겐 시뮬레이터라도 벗어나 본 최고의 베테랑이 되어버렸다. 작중에서 이럴때를 대비해 훈련을 했다고 나온다. 갑작스러운 제안에 황당한 쿠퍼였지만, 인류에게 남겨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된다 브랜드 교수는 마지막 남은 옥수수마저 곧 멸종 될 것임을 보여주며 쿠퍼의 딸, 머피 세대가 인류의 마지막 세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질소로 호흡하는 생물들에 의한 병충해로 인해 농업은 불가능해지고, 대기중의 산소마저 줄어들어 인간의 호흡마저 곤란한 상황이 오리라는 것. 이제 쿠퍼는 자식과 인류를 구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에 합류를 결심하게 된다.

우주선 인듀어런스 호의 출발을 앞두고, 머피는 아버지가 자신을 떠나 끝내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슬픔과 두려움에 쿠퍼를 외면한다. 마침내 떠나기 직전 머피의 방에 들어간 쿠퍼는 딸을 끌어안고 자신의 것과 닮은 시계를 주며 꼭 돌아올 것이라 약속을 한다. 자신이 빛에 가까운 속도로 이동한다면 상대성 이론에 의해 비슷한 나이가 된 서로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며, 그때 두 시계의 시간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비교해보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머피에게 그 말은 도리어 그 약속이 얼마나 기약할 수 없는 것인가를 드러내는 것에 불과했다. 머피는 떨어진 책들의 배열에서 '가지 말라(STAY)'는 신호를 찾아냈다고 외치지만 쿠퍼는 그 말을 뒤로 하고 방을 나선다. 그때 다시 책장에서 책이 한 권 떨어진다. 하지만 쿠퍼는 이를 무시하고 결국 집을 떠나 인듀어런스 호를 타고 우주로 향한다.

2 우주로

인듀어런스 호는 지구에서 발사된 코어유닛이 지구 궤도상에 있던 본체와 도킹한 뒤, 화성의 중력을 이용해서 스윙바이해 웜홀이 있는 토성을 향해 출발한다. 토성까지 걸리는 약 2년의 시간 동안 탐사대원들은 자원을 아끼고 육체 수명을 유지하기 위해 냉동수면에 들어간다. 냉동수면에 들어가기 전 쿠퍼는 타스에게 같이 동승한 아멜리아가 먼저 탐사하러 떠난 이들 중 하나인 에드먼즈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대강 눈치채고, 지상의 가족들에게는 메시지를 남긴다. 한편 지구에선 머피의 총명함을 눈여겨본 브랜드 박사가 그녀를 제자로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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웜홀에 접근하는 인듀어런스 호

2년 후 동면에서 깨어난 4명의 탐사대원들은 토성의 궤도에서 웜홀을 발견하고 통과한다. 사진에도 나오다시피 웜홀의 모양이 구형이다. 이를 보고 신기해하는 쿠퍼에게 로밀리가 종이를 예로 들어 설명하길, 종이 양쪽을 겹치게 잡고 구멍을 뚫으면 종이 양 쪽 끝에 원형의 구멍이 각각 생기게 되며, 종이를 2차원 세계로 대입하면 웜홀이 원형이 되고 이를 3차원으로 해석하면 2차원의 원이 3차원에서 구가 된다고 풀이한다. 3차원 좌표를 알고 있을 경우 더욱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시공을 초월하는 동안 아멜리아는 우주선 내부에 발생한 공간의 균열에 손을 대보고 그것을 웜홀을 만든 존재와의 접촉이라 여긴다. 웜홀을 통과한 인듀어런스 호는 새로운 우주에서 별들과 가까운 곳에 존재하는 블랙홀을 발견한다.

2.1 밀러 행성

레인저 호에 옮겨탄 일행들은 우선 제일 가까운 밀러 행성(가칭)을 목표로 잡는데, 연료와 물자를 아끼기 위해 직선으로 가게 되면 블랙홀로 인한 시간왜곡 구역을 지나가게 돼 시간을 낭비하게된다. 그래서 연료를 좀 더 쓰더라도 시간을 아끼기 위해 빙 돌아가는 항로를 택하게 된다. 한편 인듀어런스 호는 블랙홀의 시간왜곡 구역 바깥에서 기다리기로 결정한다. 로밀리가 블랙홀을 연구하겠다며 자발적으로 인듀어런스 호에 남고 쿠퍼, 아멜리아, 도일은 케이스와 함께 레인저 호를 타고 떠난다.

그런데 밀러 행성은 물로 가득 찬 행성이었고, 인듀어런스호는 선발대의 신호를 찾아 바다 한가운데에 착수한다. 그러나 적합하다고 신호를 보낸 선발대의 우주선은 잔해만 남았으며 이 행성은 블랙홀의 중력으로 인해 행성에 있는 물 대부분이 모인 초거대 파도가 움직이고 있는 지옥이었다. 쿠퍼는 멀리 보이던 산맥 같은게 사실은 파도이며 그 파도가 곧 그들을 덮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챈다. 아멜리아가 처음에 보았던 산은 밀러를 덮쳤던 파도가 멀어지는 모습이였다. 아멜리아가 산을 발견하자, 쿠퍼는 그 산이 산이 아니라 멀어지고 있는 파도라는 것을 알아챘고, 바로 뒤에서 다가오는 두번째 파도를 발견한다.[4] 밀러 행성 탈출을 위해 쿠퍼는 밖으로 보낸 도일과 아멜리아를 불렀으나 아멜리아가 선발대의 블랙박스 회수를 위해 잠시 시간을 지체하다 그만 잔해에 쓰러진다. 케이스는 동체를 빠르게 변형하여 아멜리아를 데려와 함께 모듈에 탑승하는 데 성공하지만 중간에 있던 도일은 아멜리아가 탑승하고 나서 선내에 들어오려다 파도에 휩쓸려 사라진다.

선발대의 블랙박스를 쥐고 있는 아멜리아 박사

파도가 지나가고 도일을 제외한 나머지는 착륙선에 탑승하여 살아남았으나, 착륙선 엔진 내에 들어온 물을 빼고 기능을 정상복구하는 시간 동안 밀러 행성을 떠날 수 없었던 착륙 대원들은 자체 분석에 들어갔다. 분석 결과 이 별의 시간으로 따지면 밀러가 행성에 도착한지 몇 분 만에 파도에 휩쓸려서 사망했고, 그 후 고작 몇십 분 후에 인듀어런스호에서 사람들이 내려온 것이었다. 1시간 당 7년[5]이라 치면 유인선발대를 보낸 것이 10년 전이고 웜홀까지 가는데 2년이 걸리니 최대로 잡아봤자 1~2시간 정도밖에 안 지났다. 인듀어런스호는 쿠퍼가 찾아낸 단축 경로로 착륙했지만 밀러는 그렇지 않았을 테니 실제 시간은 30분 안쪽일 것이다. 그러니까 아멜리아가 블랙 박스를 회수해봐야 거기에는 데이터가 없었을 것이라는 이야기.

사실 초거대 파도만 제외하면 밀러 행성은 물도 풍부하고 대기도 숨을 쉴 수 있다. 아마 밀러는 착륙하자마자 파도를 못보고 정상이라고 생각해 바로 신호를 보냈고 그 직후 죽었을 것이다. 인듀어런스호의 인물들은 행성 대기권에 돌입할 때 파도를 보지 못했느냐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행성의 시간이 왜곡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있을 듯. 그런데 밀러 행성에서 보내오던 신호는 밀러가 행성에 착륙하자마자 보낸 신호가 중력을 통한 시간 왜곡으로 지구 시간으론 10년이 넘도록 전송되고 있었다는 걸 알아낸다.

사실 이 설정도 허점 중 하나인데, 단순히 시간만 느려지는 것만이 아니라 전파도 도플러 효과 때문에 주파수가 바뀐다. 전파가 61320배 늘어나서 거의 라디오 전파 수준으로 변했을텐데 이걸 수신한 게 신기하다. 게다가 전파가 이 꼬라지면 당연히 해당 행성의 시간 차이와 밀러의 상대적 시간도 유추해낼 수 있는 충분한 상황이었는데도 전부 맨땅에 헤딩해버렸다. 답답 단, 인듀어런스는 밀러 행성에 가기 전에도 시간 왜곡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밀러 행성에 갈지 말지 격론을 벌였다. 하지만 밀러 행성에 물과 유기물의 존재까지 보고되었고 밀러 박사도 살려야 했으므로 지구 시간으로 수년~수십년의 손실을 감수한다는 판단 하에 빠르게 치고 빠지기를 시도했던 것이었다. 인듀어런스 입장에서는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한 계획이었던 것.

이후 두 번째 파도가 오기 직전 가까스로 모듈을 복구, 행성을 탈출하여 인듀어런스호로 복귀하였으나 첫 번째 파도 때 엔진 침수로 인해 물을 빼느라 생긴 시간의 손실[6]로 인해 무려 23년 4개월 8일이 지나 있었다. 로밀리는 어느새 수염과 머리에서 흰머리가 약간씩 날 정도로 노화해 있었다. 로밀리는 약간의 동면을 하긴 했지만 이내 밀러 행성으로 내려간 인원이 복귀할 것이라는 희망을 잃고 남은 세월을 잠으로 보내기 싫어 동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블랙홀을 보면서 중력 방정식을 연구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구와의 통신도 알 수 없는 이유로 수신만 되는 상황이었다.

인듀어런스호엔 흘러가버린 지난 23년간 지구에서 온 여러 메시지가 보관되어 있었고 쿠퍼와 아멜리아는 지구의 가족들에게서 보내진 보낸 메시지를 각자 확인한다. 톰은 어엿한 어른이 되어 쿠퍼의 농장을 물려받아 운영하면서 로이스란 여성과 만나 가정을 꾸린다. 그리고 제시라는 이름을 붙인 첫째 아이가 태어났다는 사실을 말해주며 쿠퍼가 할아버지가 되었음을 보고한다. 그러나 그 다음 메시지에서는 나빠진 환경 때문에 제시가 일찍 사망하여 쿠퍼의 아내와 장인의 곁에 묻었다고 한다. 그 뒤 영상에서 톰은 "지난 20여년간 아버지를 기다려 왔지만 더는 못하겠다. 다른 사람들 말대로 이제 아버지를 내려 놓겠다."고 하고 실제로 그 뒤에 톰의 메시지는 더 나오지 않는다. 쿠퍼는 아들의 메시지를 쭉 보며 결국 오열한다. 톰의 메시지가 다 끝났나 싶었을 때 갑자기 성인이 된 머피(제시카 차스테인)가 등장한다. 성인이 되고 나서야 처음으로 쿠퍼에게 메시지를 보낸 것. 머피는 "오늘은 제 생일이다. 그리고 아주 특별한 날이다. 떠날 때 아버지의 나이와 지금 제 나이가 같다."면서 "아버지는 정말 나쁜놈이다."라고 비난한다. 하지만 이내 눈물을 터뜨리며 "이제 그만 돌아와 달라."고 애원한다.

톰과 머피의 메시지를 보고 오열하는 쿠퍼

이후 밀러 행성에서 너무 오랜 시간을 지체했기 때문에 지구로 돌아가려면 한 개의 행성만을 방문 할 수 있는 자원만 남게 되자 아멜리아는 개인적 감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간 에드먼즈 행성을 갈 것을 주장하지만, 쿠퍼는 아멜리아의 고집 때문에 사망한 도일을 방패로 삼는다. 결국 다른 둘은 적합 신호를 주기적으로 보내는 만 박사가 있는 행성으로 결정하고 그곳으로 가게 된다. 아멜리아는 쿠퍼가 지구로 돌아가는 것에 집착한다면서 만 박사가 있는 행성이 부적합할 경우 지구로 귀환하는 걸 포기하고 에드먼즈 행성에 정착해 플랜 B을 실행해야 한다고 대립한다. 에드먼즈의 신호가 끊긴 것으로 추정해 볼 때 그는 쿠퍼 일행이 밀러 행성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10년 전에 나사로 프로젝트에 합류하여 출발했는데 그를 찾으러 출발한 쿠퍼 일행이 밀러 행성에서 23년을 낭비해 총 33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것이기 때문. 후에 아멜리아가 에드먼즈 행성으로 가긴 했으나 블랙홀을 통해 가는 바람에 51년이나 소요한 것도 간과할 수 없다. 엔딩에서 나오지만 주로 사막으로 이루어진 에드먼즈 행성의 척박한 환경을 생각하면 에드먼즈가 동면하지 않고 홀로 버티며 베이스 캠프를 짓고 연구한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보아야 한다.

한편 그 시각 지구에선 아멜리아의 아버지인 존 브랜드 박사가 임종을 앞두고 있었다. 존을 위로하던 머피는 존이 수십년 간 연구해 온 중력방정식 풀이가 무의미하지는 않지만, 시간의 상대성을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해준다. 자신이 이렇게 쉽게 눈치챌만 한 오류를 존이 모를리 없다고 의문을 품지만 존은 대답을 해주지 않는다. 영화 초반부에 존이 어린 머피를 가르치고 싶다는 뜻을 밝혔을 때 외할아버지인 도널드가 "머피가 학교 선생들을 바보로 만들곤 하는데, 댁을 바보로 만드는 것도 괜찮겠군요" 라고 우스갯소리를 하는데, 이것이 일종의 복선이었던 셈.

그러다 결국 존은 노환으로 죽어가면서 유언으로 자신이 사실 그들을 속였다는 것을 고백한다. 사실 존은 처음부터 플랜A가 불가능함을 알고 플랜B의 실행을 위해 아멜리아, 머피와 쿠퍼를 속였던 것. 존의 임종을 지켜보고 20여년 만에야 진실을 알게 된 머피는 격분한다. 머피는 바로 아멜리아에게 당신의 아버지가 임종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존이 이제껏 자신과 자신의 아버지를 속이고 있었음을 알고 있었느냐고 따지듯이 묻는다. 인류가 결국 굶주림과 호흡곤란 속에 멸망하도록 내버려 두고 떠난 것이냐고 말하는 걸로 메시지가 끝난다.

2.2 만 행성

만 박사를 깨우는 탐험대

그 시각 탐험대는 만 행성에 내려가 냉동수면 중이던 만 박사(멧 데이먼)를 깨운다. 인간이 그리웠던 그는 탐험대를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리고 탐험대는 만 박사를 위로한 후 자초지종을 듣는다. 만 박사는 이 행성은 매우 춥고 대기에는 암모니아가 많지만 지표면에 있는 탄화수소와 만나 인류가 호흡하기 충분한 기체 상태와 사람이 걸어다닐 수 있는 고체성분인 땅이 있어 지하로 내려가면 사람이 살만한 환경이 있다는 이야기를 했고 탐험대는 기뻐한다.

하지만 그 순간 머피의 메시지가 도착하고, 만 박사는 존 브랜드 교수는 이미 중력방정식을 풀었지만 중력방정식양자역학의 결합을 통해 진정한 중력이론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블랙홀 내부의 특이점의 관측 데이터가 필요하며 이 데이터가 상식적으로 절대 얻을 수 없기 때문에 40년 동안 풀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고 고백하고 메세지의 머피도 그걸 아멜리아와 아버지도 그걸 알고 있었던거라며 물어본다. 또한 밀러 행성에서 쿠퍼 일행이 시간을 낭비한 동안 홀로 연구 중이던 로밀리 역시 이 결론에 도달했다. 결국 플랜 A는 예산을 타내고 지원자를 받기 위한 위장에 불과했고 실제로는 플랜 B 밖에 없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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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박사를 따라 주위를 둘러보는 일행들

이 사실은 존의 딸인 아멜리아조차 모르고 있었기에 아멜리아는 경악한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나서 격분한 쿠퍼는 자신은 인듀어런스 호를 끌고 더 늦기 전에 지구로 복귀하겠다고 선언했고, 로밀리는 이왕 이렇게 됐으니 블랙홀의 특이점을 관통하면 이 블랙홀의 특성상 운좋게 살아서 블랙홀을 빠져나갈 수 있을 거라고 제안한다. 그러면서 행성 탐사 중 망가진 만 박사의 로봇의 부품을 이용하면 특이점 관측 데이터를 전송해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쿠퍼는 정착 준비가 완료되면 자신은 다시 인듀어런스호를 타고 지구로 떠나겠다는 뜻을 확고히 밝히고, 아멜리아와 로밀리가 각각 정착 준비와 인공지능 로봇의 수리를 하는 동안 만과 쿠퍼는 장거리 탐사를 나가게 된다.

지구에선 머피 역시 이 사실을 알아내고 자신의 방이라면 어쩌면 특이점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동료인 게티(토퍼 그레이스)와 함께 옛 집으로 향한다. 아버지 집에서 대를 이어 살고 있는 오빠와 달리 올케인 로이스와 조카 쿱의 호흡기 상태가 많이 안 좋은 상태였다. 조카 이름 쿱은 아버지의 애칭을 아들에게도 붙여준 것. 쿠퍼는 성이므로 본명은 따로 있을 듯. 근데 첫째 이름을 쿱이라고 하고 싶었는데 아내 반대로 이렇게 붙혔다는걸 봐서 본명이 맞는듯 하다.

쿱의 건강 상태를 걱정한 머피가 게티를 고향집까지 데려와 올케와 조카를 진찰 받게 한다. 진찰 결과 둘 다 당장 이 곳을 떠나 더 좋은 환경으로 가야 한다는 소견을 듣지만 때마침 집에 돌아온 톰(케이시 애플렉)은 게티의 소견을 무시한다. 게티가 끝까지 설득하려 하자 격분한 톰은 게티의 얼굴에 주먹을 날려 때려 눕히며 "여긴 내 집이니 나가라!"고 단호히 말한다. 머피는 "로이스와 쿱만이라도 떠나게 해 달라."고 했으나 톰은 끝내 "내 가족은 누구도 못 데려간다!"고 소리친다. 쿠퍼에게 남긴 마지막 메시지에서는 "아버지를 잊겠다."고 했지만 결국 잊지 못한 듯하다. 쿠퍼가 떠날 때 톰은 자신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농장을 관리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현재는 사람이 살 수 없을 지경이 된 농장에서 버티고 있는 것이므로.꽃분이네? 크게 마음 상한 머피는 "알아서 해라!"며 게티와 함께 잠자코 돌아가지만 돌아가던 중에 떠나는 사람들의 끝없는 행렬을 보고 결국 게티에게 부탁해 차를 돌려 다시 농장으로 향한다.

한편 쿠퍼를 지구로 돌아가지 않게끔 설득하던 만 박사는 쿠퍼가 완고히 거부하자 갑작스레 쿠퍼의 통신기를 떼버리고 절벽으로 밀어서 죽이려 든다. 사실 지하에 인류가 살만한 환경이 있다는 말은 거짓이었다. 만 박사는 자기가 도착한 행성이 인류 생존에 부적합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혼자 쓸쓸히 죽기 싫어 거짓 보고를 해 구조대를 오도록 한 것. 이를 위해 같이 있던 로봇도 고장내 버렸다. 만 박사는 자신처럼 가족 없는 과학자와 탐험가 등 11명을 직접 설득해 우주로 보냈고, 이들 대다수가 머나먼 행성에서 홀로 죽은 상황에 자신은 거짓 보고로 지구로 돌아갈 경우 엄청난 비판은 물론이고 큰 책임을 져야할 상황이었다. 때문에 만 박사는 쿠퍼를 죽이고 인듀어런스 호를 탈취해 에드먼즈 행성에서 플랜 B를 실행할 계획을 세운다.

절벽으로 떨어지는 찰나, 쿠퍼는 만을 잡고 안간힘을 다해 버틴다. 결국 둘은 함께 굴러 떨어지며 몸싸움을 벌인다. 만은 쿠퍼의 우주복 헬멧에 연속으로 박치기 해 헬멧 유리를 깨뜨린다. 헬멧은 동일한 재질일 것 이므로 두 사람의 헬멧이 같이 망가지거나 만의 헬멧만 부숴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고독사할거란 공포 속에 실시한 냉동 수면에서 깨어나 구조대를 만난 만은 망설일게 없었다. 쿠퍼는 바닥을 뒹글며 고통의 비명을 지르고, 만은 무전기로 들려오는 쿠퍼의 비명소리를 차마 계속 듣지는 못하겠는지 "자네가 죽는 걸 볼 자신은 없네."라며 무전 수신기를 끄고 인듀어런스호를 향해 가버린다. 그러면서 무전 송신기를 통해 지구에 두고온 아이들의 얼굴이 보이냐고 묻는다. 이 말은 만이 쿠퍼를 발로 차버리기 전에, 쿠퍼에게 했던 말이기도 하다. 죽기 전에 자식들의 얼굴이 보일것이라고.

만이 떠난 후, 만이 떼어냈던 자신의 통신기를 가까스로 찾아낸 쿠퍼는 아멜리아에게 연락하고, 아멜리아는 서둘러 쿠퍼를 구하러 간다. 한편 로밀리의 감시하에 만의 로봇인 '키프'를 재부팅하던 타스는 부팅에 인간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것을 로밀리에게 알려준다. 로밀리는 복구하기 위해 만의 로봇을 직접 수리하려 하였으나 만이 자신의 로봇이 부팅이 되면 바로 자폭하게 설정을 해 놓은 탓에 로밀리는 폭사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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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프의 폭발

한편 지구에서 머피는 고집불통인 톰을 유인하여 로이스와 쿱을 구하기 위해 옥수수밭에 불을 지른다. 불길이 솟구치자 화재 진압을 위해 톰이 나가고 그 틈을 타 고향집에 다시 들어 온 머피는 옛날 자신의 방에서 일어났던 유령 현상이 존 브랜드의 불완전한 이론을 완성시킬 양자역학의 단서라 믿고 그 원인을 찾는다.

다시 장면이 만 행성으로 전환된다. 아멜리아가 착륙선을 기동하여 쿠퍼를 구조하고, 기지에서 로봇을 수리하다가 폭발에 휘말린 타스를 회수하여 인듀어런스 호로 돌아가기 위해 이륙하지만, 그 사이 만은 쿠퍼 일행이 타고 내려온 레인저 모듈을 타고 대기권을 벗어나 인듀어런스호를 탈취하려 한다. 그러나 자동 도킹을 타스가 막아놓았고, 이에 만 박사는 수동으로라도 도킹하기 위해 작업을 시도한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있는 쿠퍼와 아멜리아는 지속적으로 만 박사에게 경고를 날리지만 만 박사는 무리하게 해치를 열다가 기압차로 모듈이 터지고 말았고 만 박사는 우주공간으로 튕겨나갔으며 인듀어런스 호는 자동 항법 장치를 잃고 만다.

쿠퍼는 인듀어런스 호를 잃으면 답이 없다고 판단해 반파된 채 빙글빙글 돌며 서서히 추락하는 인듀어런스 호와 도킹을 시도하게 된다.

CASE : 이건 불가능해요!(It's not possible!)

쿠퍼 : 아니. 불가피하지.(No, It's necessary.)

쿠퍼는 인듀어런스 바로 아래로 향해 인듀어런스 호의 회전속도인 67 RPM[7]에 맞춰 착륙선을 회전시켜 기적적으로 도킹에 성공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뽑는 명장면 중 하나.

2.3 블랙홀

하지만 이미 상당한 데미지를 입은 인듀어런스 호는 블랙홀의 중력권에 잡혀 끌려가기 시작한다. 쿠퍼는 세 번째 행성에 가는 방법을 고민하던 끝에 사건의 지평선을 통과하지 않고, 소위 부드러운 지평선을 통과해서 블랙홀을 스윙바이 하기로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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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의 모습

블랙홀 근처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지구의 시간이 51년이 흐르게 된다. 쿠퍼의 계획은 우주선의 질량이 줄어듦에 따라 커 블랙홀로부터 에너지를 얻을수 있다는 점과 타스의 우주선이 커 블랙홀의 특이점을 통과할수도 있다는 가정에서 타스가 탄 우주선을 분리하여 블랙홀 내부의 특이점을 조사하러 보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계획대로 타스가 있는 우주선을 보낸 뒤, 쿠퍼는 아멜리아를 속이고 자기 우주선도 분리를 시킨다. 에드먼즈 행성까지 가기 위한 충분한 에너지를 블랙홀로부터 얻기 위해선 추가적인 질량이 필요한것을 알고 처음부터 자기 우주선도 때어낼 생각이었으나 이를 숨겼던 것. 아멜리아의 오열속에서 분리된 쿠퍼는 곧 타스를 따라 블랙홀에 들어가게 된다. 인듀어런스 호가 각 우주선을 컨트롤 할 수 있는 기능이 파괴되었기 때문에 쿠퍼, 아멜리아, 타스는 각각 다른 우주선에서 엔진을 분사하고 있었고 분리 역시 각자의 우주선에서 해야 했기 때문. 필사적으로 말리는 아멜리아를 뒤로하고 인듀어런스에서 분리된 쿠퍼는 블랙홀로 떨어지고, 사건의 지평선을 넘자 점점 격렬해지는 중력 요동과 박살난 천체 가루 때문에 우주선이 손상되자 우주선이 파괴되려던 찰나 비상탈출한다. 이젠 정말 우주복만 입고 맨몸으로 블랙홀 중심으로 끌려들어가던 쿠퍼는 블랙홀의 핵처럼 보이는 구체를 발견하고 그리로 떨어져 기묘한 공간으로 진입하게 된다.

3 테서랙트

쿠퍼가 있는 곳은 더 위의 차원, 즉 시간조차 하나의 물리적인 축으로서 마음대로 넘나들 수 있는 공간이었다.[8]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5차원 존재들이 사는 세상을 쿠퍼가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3차원으로 구현된 공간이었다. 이 공간의 정식 명칭은 테서랙트(Tesseract). 물론 시간을 거슬러 가서 과거에서 튀어나온다던가 이미 일어난 과거를 고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이 곳에서는 중력의 힘을 이용해 과거로 물리적 영향을 주거나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가능했다.

쿠퍼는 테서랙트가 머피의 방이 무한히 진열되어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깨닫고, 책장 건너편에서 어린 머피를 발견하고 외쳐 불러 보려 한다. 그러나 쿠퍼의 목소리는 닿지 않고, 쿠퍼가 과거의 머피와 현재의 자신을 가로막는 시간의 벽을 두들기자 그 자리에서 중력 이상현상이 일어나 책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불현듯 머피의 방에 있다던 유령이 현재의 자기 자신임을 깨닫는다. 그러자 쿠퍼는 필사적으로 머피와 헤어지기 전의 자신을 향해 "가지 마(STAY)"라는 모르스 부호를 보내보는 등 애쓰지만, 현재에 영향을 주기 위해 과거를 고치는 것은 불가능함을 뼈저리게 실감하고 오열한다.

그런데 그 때 마찬가지로 블랙홀에서 살아남아 테서랙트로 진입한 타스의 무전이 들려온다. 타스는 테서랙트 속에서라면 중력을 사용해 시공을 뛰어넘어 과거에도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특이점 관측에 성공해 양자역학 데이터를 손에 넣었음을 알린다. 머피에게 이 양자역학 데이터를 전송할 방법을 떠올리던 쿠퍼는 또 다른 중요한 사실을 깨닫는다. 5차원 존재들은 쿠퍼라는 개인을 선택해 지구에서 떠나 테서랙트로 초대한 것이 아니라 그저 웜홀과 테서랙트를 마련해 줬을 뿐이고 쿠퍼가 테서랙트 속에서 한 행동이 자신이 지구를 떠나는 원인이 되었으니 블랙홀로 빠져 테서랙트로 진입하는 것 역시 인과적으로 당연한, 전부 자신에 의해 일어난 일이었다.

곧이어 쿠퍼는 모든 것을 완성시키기 위한 작업을 시작한다. 먼저 모래폭풍이 분 날의 시간에 해당되는 방을 찾아내 중력이상현상을 일으켜 모래로 나사 좌표를 보내주고, 머피에게 맡겼던 시계의 초침이 모르스 부호로 양자역학 자료를 전송하도록 초침을 조작한다. 마침내 머피는 시계의 초침이 이상하며, 오류가 아니라 모르스 부호임을 눈치채고 이것이 아버지가 보내준 신호임을 깨닫고 특이점의 데이터를 분석해 연구를 시작한다. 그리고 오랜 연구 끝에 머피는 중력을 제어할 방법을 발견, 유레카를 외치면서 자신의 발견을 토대로 사람들에게 알리고 이로서 인류는 생존하게 된다.

머피가 연구에 성공하고 인류의 생존이 확정되자 테서랙트도 닫히기 시작한다. 쿠퍼는 이 상황을 보고 왜 5차원 존재들이 굳이 자신들을 위해 이 모든 걸 준비했을까 하는 해답을 얻는다. 이 5차원 존재들은 다름아닌 쿠퍼와 머피의 활약으로 생존에 성공해 먼 미래, 시간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3차원을 넘어 시간도 하위차원으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고등해진 인류였다. 그들에게 쿠퍼가 테서랙트를 사용해 머피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머피가 인류를 구원하는 것은 엄연히 과거이며, 따라서 5차원 인류가 쿠퍼를 돕는 것도 인과적으로 일어나지 않을 수 없는 일인 것이다. 오히려 그들에겐 토성 근처에 웜홀을 만들어주지 않거나 블랙홀 안에 테서랙트 입구를 준비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과거를 바꿔버리는 타임 패러독스가 된다. 쿠퍼가 테서랙트 속에서 책장을 두들겨보고 나서야 자신이 바로 머피의 유령임을 깨달은 것처럼, 5차원 인류도 설령 의도치 않더라도 과거의 쿠퍼에게는 필연적으로 간섭하게 된다는 뜻. 현재의 자신이 과거에 영향을 미친 결과가 현재의 자신이니까. 시간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3차원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시간이 '흐름'이 아니라 '축'인 5차원, 테서랙트 속에서는 그런 건 의미가 없다.

테서랙트가 붕괴하면서 쿠퍼는 웜홀을 통해 다시 태양계로 돌아간다. 그런데 테서랙트가 미처 닫히기 직전, 쿠퍼는 웜홀 속에서 또 과거의 무언가를 발견한다. 바로 웜홀을 통해 반대방향으로 항해중인 인듀어런스 호. 쿠퍼는 무심코 그 안으로 손을 뻗고, 당시의 아멜리아와 손을 잡는다. 아멜리아가 웜홀을 통과하며 목격한 공간왜곡현상이자 웜홀을 만든 존재로 인식했던 이가 바로 쿠퍼였던 것이다. 쿠퍼는 토성 주변 우주공간을 떠돌다가 뭔가 빛나는 점 두 개를 발견하고, 탈진해 정신을 잃는다.

4 쿠퍼 스테이션

지구 시간으로 56년 뒤 토성 궤도 근처에서 발견되어 구조된 쿠퍼는 어느 병원의 침대에서 깨어난다. 당신은 124세이니 무리하지 말라는 의료진에게 쿠퍼는 이곳이 어디냐고 묻고 쿠퍼 정거장이라는 대답을 듣는다. 쿠퍼는 자신의 이름에서 따온줄 알고 고맙다고 하자 의사는 그게 아니라 그의 딸인 머피 쿠퍼의 이름에서 따왔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창밖에는 아이들이 야구를 하고 있었는데 타자가 친 공이 그대로 위로 올라가 위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주택의 지붕 유리창을 깨버리는그리고 기뻐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쿠퍼가 있는 곳은 일반적인 우주 정거장이 아니라 바로 스페이스 콜로니, 그것도 실린더형 콜로니였던 것. 머피가 마침내 플랜 A를 성공시켜 인류는 지구 바깥으로 이주 정착하게 된 것이다.

쿠퍼는 자신의 집과 100% 똑같이 만들어 놓은 기념관 겸 저택으로 향하는데 마당에는 영화 도입부에 나온 노인들의 인터뷰가 흘러나오고있다. 쿠퍼는 저택 안에서 자신과 함께 발견되었다는 타스를 발견하고 수리한다.

다음날 병원에서 쿠퍼는 80여년 만에 드디어 머피와 재회한다. 머피가 쿠퍼를 만나러 오기까지 2주가 걸렸다고. 머피는 아버지가 꼭 돌아올 것이라 믿고 있었다고 말한다. 임종을 앞두고 있는 머피를 보며 쿠퍼는 계속 함께 있겠다 하지만 머피는 부모가 자식의 죽음을 지켜볼 이유는 없다며 당신은 어딘가 인류의 새로운 정착지가 될 곳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아멜리아를 만나러 가라고 한다.

한편, 에드먼즈 행성에 도착한 아멜리아는 에드먼즈의 시신을 발굴해 제대로 된 돌무덤을 만들고 이름표도 붙인다. 그리고 헬멧을 벗은 채 불이 켜져 있는 있는 베이스 캠프로 걸어간다. 에드먼즈가 적합한 행성을 찾았다고 지구로 보낸 신호는 가짜가 아니었던 것. 아멜리아 역시 에드먼즈처럼 당장은 지구로 돌아갈 방법이 없기에 자신을 찾아 출발한 쿠퍼를 만나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에드먼즈 행성의 인류를 홀로 번성케 해야할 책임을 지게 된다. 아멜리아는 쿠퍼의 생존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자신도 에드먼즈와 같은 결말을 맞이할 거라 생각하고 있는 상황이다.

쿠퍼는 머피의 말대로 아멜리아를 만나러 타스와 함께 쿠퍼 스테이션의 우주선을 훔쳐 출발한다. 그리고 에드먼드의 돌무덤을 뒤로 한채 베이스 캠프로 돌아가는 아멜리아의 걸음을 보여주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5 참고

외국의 한 능력자가 영화 줄거리를 정리해 놓았다. 일부 내용은 아직 논란 중이므로 참고만 할 것. 글씨가 작으니 새 탭(또는 새창)에서 이미지 열기 - 확대 해서 보도록 하자.

파일:Attachment/인터스텔라/줄거리/interstellarvoyage2.jpg

한글로 번역한 내용.

파일:Attachment/인터스텔라/줄거리/인터스텔라 요약.jpg
  1. 메이저리그 경기일테지만 경기장 수준이 고교야구 경기장만도 못하다. 그만큼 경제적인 퇴보에 따라 문명이 퇴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2. 쏘지 말라는 쿠퍼의 말과 이후의 지지직 소리, 그리고 타스의 대사 "또 기절당하고 싶지 않으시면"으로 유추해 볼 때 쿠퍼는 테이저에 제압당한 듯하다.
  3. Lazarus는 성경에 나오는 부활한 그 나사로를 딴 이름이라 '라자러스' 가 아닌 '나사로'라고 표기한다.
  4. 이 에피소드 자체가 어니스트 섀클턴이 직접 남극해를 조각배로 건너 사우스조지아섬으로 구조대를 부르러 가는 동안 직접 겪은 사실이다. 맑은 하늘인 줄 알았더니 실은 생전 처음 보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파도. 인듀어런스 호의 이름 자체가 이 때 남극으로 떠났다가 좌초된 탐험대의 배 이름이다.
  5. 지구보다 61320배는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이다. 1초에 17시간 2분, 1분에 42일 14시간, 10분에 425일 20시간이다.
  6. 45분~1시간. 지구 시간으로는 5년 3개월~7년.
  7. 초당 1번 넘게 회전하는 속도다. 화면상에는 그 정도는 아니고 한 15 RPM 정도로만 나오지만 이건 너무 빨리 회전하면 알아보기 힘들 테니 영화적 허용으로 넘어갔다고 봐야 할 듯.
  8. 이 곳의 책장을 자세히 보면 셜록 홈즈나 스티븐 킹의 더 스탠드 등이 꽂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디테일의 놀란이니 이것도 뭔가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감상평이 있다. 참고로 더 스탠드는 바이러스로 지구가 쫄딱 망한 미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