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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박노해 시인의 '이 땅에 살기위하여'에 관한 질문입니다.
Cybextrength 조회수 5,749 작성일2005.06.06

박노해 시인의 '이 땅에 살기 위하여'는 몇년도에 발표 됐고 어느 시집에 실려 있나요?

 

그리고 이 시가 갖는 시대적 의미와 시에 대한 개별적인 설명도 해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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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살기 위하여'는 박노해 시인의 <참된 시작>이라는 1993년에 발표된 시집에 있는 시입니다.

 

 이 시집은  박노해가 '사노맹'(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건으로 구속중이던 시절에 쓴 시집으로 박노해 시인이 '계급'에서 '인간'으로 자신의 관심영역을 옮겨가는 과정이 잘 나타나 있다.

 

 1부와 2부에는 옥중시가, 3부와 4부에는 시인이 투쟁의 현장에서 쓴 전투적인 시들이 실려있다. 옥중시 35편과 그간 발표된 46편, 1989년 「노동해방문학」에 발표한 서사시 3편을 수록하고 있다

 

 그런데 이 시는 2부에 실려 있으니깐 옥중시라고 봐야 겠죠?? 그러니 발표도 시집 발간의 1993년도가 되겠습니다.

 

 이 시에 대한 개별적 해설은 잘 없는 것 같네요. 그럼 제가 시대적 현실에 맞추어서 말씀드리죠.

 

 박노해가 시집 <노동의 새벽>을 출간한 것이 1984년 이었습니다. 당시는 군사정부(전두환)의 서슬이 파랬던 시절이었죠. 그리고 이 시기는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노예처럼 악조속에서 억눌려 있던 노동자들이 1970년 전태일의 분신 사건 이후 노동운동이라는 것을 서서히 인식했을 때였습니다.

 그리고 1980년의 '사북항쟁' 이후 노동자들의 결집이 더욱 가속화 되었던 시기였구요.

 이 때에 등장한 박노해는 <노동의 새벽>이 당시 금서였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생들과 노동자 층의 전폭적인 인기를 얻으며 100만부 정도가 팔렸다고 합니다.(비공식집계)

 

 그리고 시작된 대통령 직선제와 전두환 독재를 타도하기 위해 1987년 6월 민주항쟁이 일어납니다.

  이 민주항쟁에 당시 전두환과 노태우는 손을 들고 대통령 직선제와 민주화를 선언하죠.

 

 그래서 80년대 말과 90년대 초에 노동조합이 결성되고 이 때부터 노동운동이 표면화 되었죠. 지금의 민주노총의 전신이랄 수 있는 '전노협'도 이때 결성되죠.

 

 그러던 중 박노해는 90년에 사노맹사건으로 구속됩니다. 사회주의 노동운동을 하다가 '반국가단체 수괴'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것이죠.

 이 때 감옥에서 쓴 시 중 하나가 '이 땅에 살기 위하여'입니다.

 

 그래서 이 시는 이 땅에 노동자로 살기 위하여 힘들게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노동운동에 대한 격려의 시라고 봐야 겠습니다.

 

 

이  땅에 살기 위하여

                               박노해


찬 시멘트 바닥에 스치로폴 깔고
가면 얼마나 가겠나 시작한 농성
삼백일 넘어 쉬어터진 몸부림에도
대답 하나 없는 이 땅에 살기 위하여
일본땅 미국땅까지 원정투쟁을 떠나간다

이 땅에 발 딛고 설 자유조차 빼앗겨
지상 수십미터 아찔한 고공농성
지하 수백미터 막장 봉쇄농성
식수조차 못 먹고 말라 쓰러져가며
땅속에다 허공에다 울부짖는다

이 땅에 살기 위하여,
햇살 가득한 거리에 숨어 숨어
수배자로 쫓기고 쇠창살에 갇혀가며
우리는 절규한다 기꺼이 표적이 되어
뜨거운 피를 이 땅위에 쏟는다

우리가 태어나고 자라온 이 땅
우리의 노동으로 일떠세운 이 땅에
사람으로 살기 위하여 사랑으로 살기 위하여
저 지하 땅끝에서 하늘 꼭대기까지
우리는 쫓기고 쓰러지고 통곡하면서
온몸으로 투쟁한다 피눈물로 투쟁한다
이 땅의 주인으로 살기 위하여

2005.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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