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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안병직 교수에 대한 논란
비공개 조회수 5,789 작성일2013.12.28
안병직 교수라는 사람에 대해 궁금합니다.

어떤 기록물을 보면 그가 뼛속까지 친일에 식민사관 대부라고 욕하고 어디서는 오해라고 하는 등등...제대로 알기가 힘드네요.

저는 역사를 좋아하는 평범한 사람...사학자도 아니고 전공자도 아닌데다 역사에 대한 관심도 시작 자체가 전쟁사, 개별 전투의 전술 분석에서 출발하고 군사 분야에 치중하다보니 이런 근대사 쪽으로는 영 까막눈이지 말입니다. 그냥 휴일에 심심해서 군사 산업의 발전에 대한 글 읽다가 한국의 식민지 근대화론으로 싸움박질하는 웹사이트까지 가게 되면서 흥미가 생겼습니다.

첫째, 독도에 대한 안 교수의 발언입니다.

저는 외국에서 크고 자랐기에 독도에 대한 시각이 어쩌면 서양인들이 (정확히는 영국, 미국인들이) 가진 인식과 비슷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즉, 독도는 원래 조선 소속이 맞고 식민 해방 후 한국이 실효지배하고 있는 것도 맞고 실효지배 기간이 50년 혹은 국제법에서 규정하는 기간이 지나면 역사 배경 상관없이 그 나라의 땅이 된다는 것. 그리고 역사 쪽으로 놓고 본다면 일본 측에서도 해석에 따라 얼마든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자료가 나올 수 있다지만 역사는 법이 아니니까 씹어도 그만.....정도가 제가 갖고 있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인터넷 기사 찾아봐도 안병직 교수가 독도는 일본 땅이다라고 대놓고 말했다는 발언은 찾기 힘드네요. 더구나 일본 측에서 내세울 역사 자료도 나름 있다더라 하는 발언 외에는 안 교수가 그닥 일본 측의 주장을 동조한다는 인상도 못 받았거든요.

마치 '진정 이상적인 정치 체제는 적의 정치 사상을 찬양해도 제재 안 받고 사회 자체의 정화 기능을 통해 잘잘못을 따질 줄 알아야 진정한 사상의 자유를 인정하는 사회다'라는 발언이 그 자체로는 적에게 찬동하는 것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사상의 자유에 대해 발언하는 것일 뿐인데 마치 적을 고무하고 찬양하는 것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는 것처럼 안병직 교수도 독도에 대해 그런 식의 오해를 받는 것인가요?

독도 관련 부분에서 제가 안 교수에 대해 놓치는 부분이 있나요?

둘째, 위안부 문제입니다.

어떤 기사에서는 그가 위안부 문제를 성매매 문제로 몰고 가려고 한다 하고 아예 강제 동원 사실 자체를 부정한다고 말하더군요.

그런데 놀라운 점은 안 교수가 직접 성노예 강제 동원에 대한 책을 최근에 낸 것이 보입니다.

그의 이력이 시대정신이라는 단체 소속에 대표적인 뉴라이트 사학자라는 것 때문에 뭔가 이미지가 안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마추어 입장에서 영 헷갈리는 분입니다.

이래저래 게시판을 찾고 뒤져보려고 해도 역사 게시판들을 보면 결국 서로 욕지거리에 싸움판으로 게시판이 엉망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비전공자에 배우려는 제 입장에서는 글 쓰기가 부담스럽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네이버 지식인을 의존하게 됐습니다.

많이 배운 사람들이 자신의 공부로 밥벌이를 해야 하다보니 거칠어지는 것이라 이해하려고는 하는데 너무 매섭게 싸우다보니 저처럼 뒤늦게 흥미 갖고 역사를 배우려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부담스럽습니다.

안 교수에 대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만한 학습 방법, 자료 있으면 추천받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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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 답변
1번째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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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th****
지존
한국사, 판타지소설, 세계사 분야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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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학과 졸업생으로서 한마디 하자면 프로든 아마추어든 하나의 원칙만 있다면

 

어떠한 주장을 한다한들 큰 상관은 없다고 봅니다.

 

하나의 원칙이란, 자신의 주장에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근거를 갖출 것. 바로 이것이죠.

 

질문자께서 지적하신 것처럼 많은 게시판에는 이런저런 주장들이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그렇지만 대다수는 블로그나 웹문서에서 불특정인이 인용한 글을 보고 주장하는 내용이지요.

 

저는 그런 의견은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논쟁이든 참고든 반박이든 어떤 것이든 말이죠.

 

많은 사람들은 남이 정리한 내용을 보고나면 그것을 안다고 착각합니다만 그렇지 않습니다.

 

고등학교 때에 윤리 과목을 배울 때 후쿠야마가 민주주의가 승리했다고 한 것을 오만한 생각으로

 

배웁니다만, 실제로 역사의 종언을 읽어보면 사상 투쟁이 끝난 후 도래할 상상력, 혁신, 이상의 추구 등이

 

쇠토할 것을 걱정하는 내용을 후쿠야마가 더 강조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식민지 근대화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안병도 교수나 이영훈 교수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대표 저서로 알려진 맛질의 농민들이나 수량경제사로 다시 본 조선 후기 같은 책을

 

실제로 보았는지 의문입니다. 그 책들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19세기에 이르면 조선의 경제는

 

상당한 위기국면이었고, 개화기의 교역을 통해 국내 경제가 안정되었으며, 식민지기를 거치면서

 

현대의 경제에 이르는 토대가 완성되었다는 것입니다. 수탈이 없었다거나 경제구조가 왜곡된게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은게 아니라는 것이죠. 하지만 실제로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책을 읽어보고

 

정치적으로 반박하는 사람들의 글만 피상적으로 이해하거나, 언론에서 과장된 기사를 보고 비판하죠.

 

질문자께서도 전쟁사라는 관심분야에 관련되어서는 저서를 직접 읽어보고 의견을 교류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그와 마찬가지로 안병직 교수에 대해 알고 싶으시다면 직접 보고 판단해

 

보시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지요.

 

아마 경제사 저서는 읽기 부담스러우실 테니, 다른 저서로 추천드리겠습니다.

 

1. 일본군 위안소 관리인의 일기

 

2. 한국 민주주의의 기원과 미래

 

그러나 실제로 저 논쟁에 끼어들어 진지한 의견을 풀어내기 위해서는 어렵더라도

 

직접 책을 찾아 읽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예컨대, 이영훈 교수가 쌀 수탈은 10% 미만이며 나머지는 경제적 교환이라고 말했다면

 

이는 토지조사사업의 토지수탈처럼 강제적으로 수탈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의미입니다.

 

학교에서 토지조사사업 결과 토지의 40% 이상이 약탈되었다고 가르치지만 이미 90년대 초의 연구로

 

잘못되었다는게 밝혀졌습니다. 경제사학과와 수탈론쪽 양측에서 모두 동일한 연구가 나왔지요.

 

그러나 아직도 교과서에선 옛날의 이론으로 가르치고 있거든요. 실제 약탈율은 1% 내외입니다.

 

즉, 사기적이든 강제적이든 간에 쌀은 당시의 저가가 시중가이므로 경제적 과정을 거쳐 반입되었고,

 

그 과정의 약탈성은 평가하지 않겠다는 의미인거죠. 이를 경제학의 입장이 아니라 일반인의 입장에서

 

보면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고 바로 반박이 나오겠지만, 그에대해 일일히 설명하기도 지쳤습니다.

 

아무튼 결론적으로 객관적으로 학습하기 위해서는 식민지 근대화론 쪽의 저서를 직접 읽어보고

 

어떤 포인트로 주장을 풀어나가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게 가장 정통적인 방법이죠.

 

그 과정에서 신문보도나 블로그의 평가들이 그 포인트를 과장하는 측면이 크다는걸 알게 되실 겁니다.

2013.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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