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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니 Nov 06. 2015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하고..



시야 툭 터진 고갯마루에 앉아..

운무 가로막는 웅장한 산봉우리들 사이..

흰구름 한가하게 떠가는 모습들을 보며 나는 생각한다.


" 발 아래 펼쳐진 세상이 아름다운 건 어쩌면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인생사 처럼..

내가 존재하는 산 정상을 힘들게 오르는 고갯길이 있기 때문이 아닐런지... "





저 산은 내게 우지마라.. 우지마라 하고

발 아래 젖은 계곡 첩첩산중

저 산은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내 가슴을 쓸어내리네


아 .. 그러나

한 줄기 바람 처럼 살다 가고파

이산 저산 눈물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라 하네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양희은 노래 "한계령" 중에서...






산 높은 밀양에는 경치가 아름답고 ..

수많은 이야기를 간직한 산들이 아주 많다.

오늘 내가 오른 이곳.. 천황산 역시 두말 할 나위 없을 것이고..

우리가 이런 높은 산을 오를때 힘든 것처럼 긴 세월을 살아가는 인생길에도 힘든 일들이 

다반사로 생겨난다.

그런 힘든 인생길에.. 차 한잔 마시는 여유도 필요할 것이고..


무작정 정상을 향해 오르는게 최선이 아니듯..

주위..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도 보고.. 너무 힘이들땐.. 하늘을 쳐다보며 긴 한숨 내 쉬어 보는 것도

좋지 않을런지..





그렇다고 오늘 내가 산 정상까지 힘들게 등반을 했다는 건 절대 아니다.

오늘.. 난..!!!

밀양 얼음골 바로옆.. 두시간을 정확하게 대기한 후.. 산 정상까지 오르는 케이블카를 타고.. ^^

이런걸.. 사회에서는 낙하산이라 할지도 모른다. ㅎ





산 정상에서 만난 풍경은.. 오리무중!!

뿌연 운무속에 갇힌 세상이다.

오십여미터 앞이 분간이 잘 되지않는..  이런 뿌연 세상이 존재하리 란걸 난 알고 있었더랬다.

정상으로 오르는 걸 한사코 반대한 일행이 있었으니..

반대를 무릎쓰고 오른 정상은 역시나.. !!!


하지만..

오리무중인 세상도 그 나름 존재감을 드러낸다.

맑은 세상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닐터..

그 맑은 세상은 뿌연 세상도 되었다가.. 비 내리는 젖은 세상도 될것이고..

하얀 눈 덮인 하얀 세상이 될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세상 그 나름대로의 존재의 이유는 분명이 있을것이다.


우리 살아가는 인생사 역시.. 맑은 날만이 있는건 아닐지니..

그런 경험을 토대로 그러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앞으로의 토대를 가질수 있는 것 만으로 그건 분명 그 값을 톡톡히 하는 것 이리라!!!











천황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발아래 세상이..

좀 더 맑고 가을 분위기 가득하길 바랬던 기대는 사라졌지만..

그 에 못지않은 몸으로 느껴지는 가을 분위기는 

영원히 잊지못할 추억으로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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