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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떡시
yyi0**** 조회수 469 작성일2008.04.13

떡에 관련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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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사가
물신
장애인복지 18위, 봉사, 기부 64위, 한국사 분야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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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전날 달밤에 송편 빚을 때 / 미당 서정주


추석 전날 달밤에 마루에 앉아

온식구가 모여서 송편 빚을때


그 속에 푸른 풋콩 말아 넣으면


휘영청 달빛은 더 밝아오고

뒷산에서 노루들이 종일 울었네.


"저 달빛엔 꽃가지도 휘이겠구나"


달보시고 어머니가 한마디 하면


대수풀에 올빼미도 덩달아 웃고

달님도 소리내어 깔깔거렸네

달님도 소리내어 깔깔거렸네.


 

▶별 식 / 박형준

 

빗속에서 밀가루 떡 냄새가 난다.

창을 활짝 열어 둔다.


어린 시절 머리맡에 놓여진

밀가루 떡 한 조각.


동구의 밭에서 일하던 아버지가

점심 무렵 돌아와

막내를 위해 만들어 주던 밀가루 떡.


누군가의 머리맡에

그런 시 한 편 슬몃 밀어 놓은 날 있을까.

골목의 빗속에서

아무 맛도 없이 부풀어 가는


 

▶낙 원 떡 집 / 강희창


누가 시작부터 인생을 맞춤하고 나왔을까만

부동산 한다고 탕진해버린 몇 해 빼고는

고스란히 설익은 삼대째 말뚝박이다

하루 하루를 잘 반죽해야 맵시 있고 맛나는 삶

온 동리 좋은 날, 그른 날 가려가며

무싯날이라도 갈량 못하면 낭패보기 십상이다

순전히 배가 고파서 시집온 마누라쟁이는

몸매는 술떡 꼬락서닌데 소위 절편댁이라고

이 근처에서는 중앙방송인지라, 입방아도 잘 찧어

누구네 숟가락이 몇인지, 애들 나이꺼정 알지만

한 달 용돈 오만원만 올려달라고 박박 싸우던 날

오십억 원 차떼기 뉴스는 개 같은 지, 떡 같은 지

뜨시다 후후 불며 제비새끼 모냥 딸팍딸팍

잘도 받아먹던 떡장군, 떡순이 다 커서 떠나버린 실낙원

달고 잘 빠진 것이 오죽 많아, 내 대에 종을 칠 판인데

하기사 각박하기로는 떡고물 한 점 안 떨어지는 세상

오늘 같은 주말에도 진열대 앞지락엔 바람만 기웃거리고

전화 한 통 없으니 시루떡같이 생긴 간판 아래 시름뿐,

저기 건널목을 지나는 덕수네 할마씨 칠순이 올해지 아마

참, 참고할 것은 호떡은 원래 우리 떡이 아니고요

형형색색 가짓수는 겁나게 많아도 개떡은 없슈.


 

그림의 떡 / 그린비(박태준)   


그리움이 깊어져

그림이 되고

언어들이 가루되어

떡이 되었나

詩語가 말라버려

담배 태우던 날

누군가가 내밀어 준

단어 한 조각 

그리움이 떡하니

버티는 줄 알았더니

한낱 허기도 못채우고

배고픔만 더해지는

그림의 떡이 되어

파편같은 고물만

뚝뚝 떨어져 내리고 있다

계절도 깊고

찬바람도 깊어져

사랑은 눈감아도

잡힐 듯 더 선명하지만

막아선 울타리가 우람하여

주저 앉은 가슴에

이 또한

그림의 떡이 되어

걸리고 있다


 

▶대한민국 떡 / 고 정해준님의 시

 

현재 황교수님의 조사는 이런 겁니다


쌀 기르는 기술자 황우석과 떡 만드는 기술자 노성일이

합작하여 대한민국 떡을 만들기로 했다


황우석은 볍씨 뿌리고 거름 주고 추수하여 101가마니의 쌀을 만들어

떡 만드는 기술자 노성일에게 전달했는데

떡이 아니라 죽이 만들어졌다


이를 보고 설대 정명희는

애초부터 쌀이 없었다는 명 판결을 했다


이에 황우석은 101가마니 쌀이

죽이 된 경위를 밝혀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


검찰은 쌀이 죽이 된 경위는 밝히지 않고

엉뚱하게 볍씨가 쌀이 된 경위의 잘못이 없는지만 따지고 있다


한편 감사원은

거름 값이 제대로 쓰였는지를 감사 중이다

http://www.minchori.com/v3/board.php?board_id=33&no=37349&mode=view


 

▶꽃떡 / 구석기  

봄이면 어머니,

지단화에 맨드라미에 쑥을 넣고

삼색의 꽃떡 해주셨다

그때 내가 먹은 것은

향그러운 어머니 젖살이었다

허리의, 등의 꽃잎까지 떼어

맛있는 떡 만들어 주셨다

배 고프다고 졸라대며

어머니의 살점을 먹었다

꽃잎 다 따버린 어머니

꽃대만 남았다

다리에 뼈만 남고

한 손에 허리 잡히는 어머니

내가 꽃떡 다 먹었던 탓이다

그 꽃떡 못 잊어

늙은 어미 다시 조르는데

몇 남지 않은 살 떼어

떡 만들어 주시니

울컥, 목이 메인다

生이 너무 고아서

먹을 수 없는 저 꽃떡

어머니 품고 가는 밤에

꽃떡 같은 달 떴다

향기 짙은 달빛으로

발길 환하게 밝혀주는 어머니

서랍 속에 넣고

오래 간직해야 할 유품 같은

꽃떡에 오늘은 체했다

 

▶송 편 / 김성구

황금들녘 나락 베어 절구통에 찧고 찧어

주물주물 반죽하여 둥글 넙적 만들어서

맞진 속을 넣고 넣어 보름달을 접고 접네


솔잎 따다 받쳐놓고 아궁이에 불지피고

청솔 가지 꺾어 때어 모락모락 김 오르게

푹푹 쪄서 내놓으니 배불뚝이 반달이네


온 식구가 옹기종기 둥근 상에 모여 앉아

하하 호호 이것 보소 송편향기 그윽하오

풍년노래 절로 나는 가을이라 추석이네


기약 없이 떠나신 이 불현듯이 오실런지

첫 이삭에 만든 송편 냉동실에 넣어두고

지난 일년 기다리다 새 송편을 만들었네


중국사람 월병 먹고 우리사람 송편 먹고

감사하는 추석명절 하얀 웃음 지으면서

온 천지를 밝혀주려 무등산에 달이 떴네


고향산천 그리면서 부모형제 찾아뵙고

죽마고우 만나서니 뒷동산의 알밤 털며

송편 먹고 하나되어 돌아오는 추석이네

1998. 10. 2. 시인 목사 김성구 쓰다

2017.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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