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2월 11일날 개봉 함..
줄거리
아카데미 히로인 기네스 팰트로와 미국 인기TV시리즈<프렌즈>의 스타 데이븓 쉬머의 새콤달콤 사랑 만들기. 무능력한 젊은이가 7년만에 만남 첫사랑과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코믹하고 즐거운 해픈닝을 상큼한 영상에 담아내고 있다.

브룩클린에 사는 25살의 톰은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했지만 졸업 후 1년이 자나도 변변한 일자리 하나 없이 빈둥거리며 살고 있다. 반면 그의 절친한 친구들은 직장 내에서 자신들의 위치를 굳혀가고 있으며 결혼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 그 즈음 친구 스콧의 디너 파티에서 톰은 우연히 첫사랑 줄리와 재회한다. 그때부터 톰의 일상은 작은 변화를 맞고, 직장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러던 어느날, 루스 애버너티라는 여성으로부터 아들 빌의 장례식에 폴베어러(관을 들어주는 사람)가 되어 달라는 전화가 걸려온다. 하지만 톰은 고교동창이라는 빌이 누구인지 전혀 기억나지 않아 난감해 한다. 더구나 집까지 찾아온 루스가 추도사까지 읽어달라는 부탁을 해오자 더욱 난처해진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친구들과 줄리는 톰을 응원하기 위해 장례식장에 함께 참석한다. 어렵사리 장례식을 끝마친 톰은 그 자리에서 용기를 내여 줄리에게 데이트 신청을 한다. 스콧 코플과 함께 데이트를 즐기던 톰은 자신의 기대와는 달리 소콧에게 모든 주도권을 빼앗겨 버리자 기분이 구겨지지만, 헤어지면서 남긴 줄리의 한마디 '넌 좋은 친구야'라는 말에 벅한 감격을 맛본다.
직장을 구하고, 사랑을 얻는다는 톰의 장밋빛 꿈은 그러나 불합격 통지서가 날아오면서 미끄러지기 사작한다. 이제 겨우 사랑을 얻기 시작했다고 믿었던 톰에게 줄리는 곧 떠날 것이라 말하고, 낙심한 톰은 무의식 중에 루스와 충동적으로 관계를 맺고 만다. 꼬이기 시작한 사랑의 실타래는 루스가 점점 더 집요해지면서 엉망이 된다. 이 사실을 알게된 줄리는 가차없이 떠나버리고, 믿었던 친구들마저 그를 외면해 버린다. 엉망진창이 돼버린 톰은 이제 스스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만 한다.

67녀작 <졸업>의 현대적 재해석
<졸업>은 무기력한 젊은이가 직업과 사랑 그리고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다룬 로맨틱 멜로 영화다. 진정한 자신을 찾게 되는 20대의 미세한 변화를 부드럽고 온화한 분위기로 묘사하고 있다. 1967년 마이클 니콜스가 연출한 동명의 영화를 연상 시킨다. 우울증에 걸린 엄마는 아직도 톰을 어린애 취급하고, 졸업한 지 7년 만에 만난 줄리는 톰을 편안한 친구로만 여기며, 톰이 기대했던 취업 기회마저 실패로 돌아간다. 절망감에 휩싸인 톰은 16살이나 연상인 루스와 충동적 관계를 갖게되고, 톰과 줄리, 루스는 삼각 관계에 빠진다. 이런 삼각 구조의 기본 틀이 67년작 <졸업>을 연상케 만들지만, 더스틴 호프먼이 선택했던 것과 이 영확의 결말은 다르다. 더 넓은 세상을 여행하고 싶은 줄리를 위해 톰은 루스에게서 받은 자동차 열쇠를 선물하고, 톰 역시 취업과 함께 줄리의 아파트로 이사해 숙원하던 독립을 이루게 되며, 루스와의 관계도 실제 아들의 친구였던 사람을 찾아 원만하게 정리한다.
눈치 빠른 독자라면 '차'가 이 영화의 중요한 소도구로 이용되고 있음을 간파할 수 있을 것이다. 사건의 발단이 되는 장면(루스의 아들이 이 차에서 음독 자살한다)부터 시작해 루스가 아들의 유언이라며 그 차를 톰에게 양도하고, 톰은 그차를 이용해 줄리와 데이트를 즐기며, 마지막에는 여행을 떠나는 줄리에게 선물로 준다. 루스와 톰, 줄리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차가 대신해 주고 있는 것이다.
새콤달콤한 사랑을 엮어 가는 두 로맨티스트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히로인 기네스 팰트로와 데이비드 쉬머, 데이비드 쉬머는 미국 인기TV시리즈 <프렌즈>에서 못말리는 푼수 '로스'역으로 단번에 스타 대열에 올랐고, 얼마전 개봉한 <식스 데이 세븐 나잇>에서 앤 헤이치의 애인으로 출연했다. 이 둘의 관계를 깨뜨리는 중년의 미망인 루스 역에는 칸영화제 2회연속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바바라 허시가 등장해 극 전체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