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공주의 동윤의 아버지가 들어와서 현장을 보게 되고.. 동윤만 데리고 나가죠.

그런 가운데에도 거실 한구석에서는 화옥이 성폭행을 당하고 있습니다.

경찰이 사건을 조사하는 가운데 화옥은 임신사실을 알게 되고,
공주는 화옥과 함께 있어주지 못합니다.
아마도 이미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겠죠. 그냥 없던일처럼 덮어두거나 도망가고 싶을 마음..
어느날 화옥은 공주에게 왜 전화도 안받냐는 메세지를 남긴채 작은 강에 빠져 죽은 채 발견됩니다.

심지어, 시신을 인양하다가 놓쳐서 물에 빠뜨리는 장면을 목격하는 공주..
그때부터 공주는 종종 화옥의 모습을 느낍니다.
죄책감도 있겠지만 자신의 억울함과 두려움이 나타나는 거겠죠.

"전 잘못한게 없는데요"라는 첫 대사가 나타내듯이,
공주는 억울하지만 경찰조사를 받아야하고, 전학을 가게됩니다.담임선생님은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공주에게 최소한의 의무를 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것도 정말, '최소한'일 뿐이죠.

그래도 그나마라도 나몰라라 하지 않아주는게 고맙게 느껴질 정도로,
이 영화에 나오는 공주의 주변인들은 정말 매정하고 무섭습니다.사건 후
공주의 정신적 혼란과 두려움, 충격들은 전혀 보듬어지지 못한 채로
다른학교로 일단 옮기는 일로만 그려지는데,
정말 슬프고 답답하고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어떻게 된 어른들, 그것도 선생님들이, 애를 '구경'하거나 일단 학교에서 내보내는 것만 생각할까요.

정신적 트라우마 치료를 걱정해주는 사람 하나 없고
공주가 산부인과에 가서 염증치료를 받아야 할 때 같이 가주는 사람 하나 조차 없다는 게,
심지어 병원에서도 여선생님을 요청했지만 남자의사에게 염증치료를 받아야 했던 것도
어쩜 사람들이 저렇게 무심할까 공주가 진짜 무슨 잘못이 있다고 어쩜 저런 대접을 받아야 하나 답답했습니다.남자애들의 학부모들이 우루루 찾아와 수업중인 교실을 쑥대밭을 만들어놓고.
강당으로 도망가 문을 잠그고 숨어 울어야 하는 공주.
결국 그 학교에서도 쫓겨나고
선생님어머니 집에서도 나오고

멀어져가는 공주에게 선생님어머니의 남친아저씨가 뛰어오는데.
뒤늦게라도 보듬어주려는 착한 마음씨가 남았던걸까 싶었는데 이번에도 헛짚었습니다.
세상은 그렇게 아름답지 않네요.

아는 사람에게 부탁받았다 하며
동윤이는 시켜서 억지로 한거래더라, 미안하다고 전해달래더라, 하며 서류를 건네주려 합니다.

"사과를 받는데 왜 도망가야 하죠?"
정말 불합리한 세상입니다.

은희에게 팬카페로 화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려던 공주가 전화를 걸지만,
마침 공주의 성폭행동영상을 본 은희들은 공주의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친구들조차도 거부하는 모습이, 정말 너무하더군요..

찜질방에서 두려움에 떨며
유일하게 무섭다, 이제 어떡하냐 털어놓고 물어볼 사람은 옛날 담임선생님뿐.
그렇지만 그 선생님 마저도 그이상 공주를 챙기지는 않습니다.

철저히 혼자가 된 공주..

캐리어를 끌고 이곳저곳을 헤매는 공주.
하지만 결국 어느새 카메라 앵글에 남는 것은 캐리어 뿐..

공주는 그렇게 다리 위에서 뛰어내려 화옥처럼 강물에 빠져 죽는 길을 선택합니다.

그렇게 영상은 강 속으로 잠겨 떠내려가는 공주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앵글을 보여주지만
소리로는 다른것을 보여주죠.

가수로 데뷔라도 한듯 한공주를 외치는 환호를 뒤로 한채,
수영을 왜 그렇게 열심히 하냐는 질문에 대한 공주의 대답이 나옵니다.

"다시 시작해보고 싶을까봐. 내맘이 바뀔수도 있잖아."

그렇게 공주가 잠수로 헤엄쳐 돌아오는 듯한 영상이 보이며 끝.

데이나가 가장 괘씸했던 건
공주는 항상, 동윤이나 선생님어머니 등 자기보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을 돕는데,
그들은 공주가 그런 입장이 될 때 오히려 내치고 등을 돌리고 괴롭힌다는 겁니다.

공주야,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