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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감동적인 시
드래곤볼GT 조회수 18,153 작성일2015.08.21

감동적인 시 2편만 적어주세요 출처도같이 채택헤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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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날개
달신
시 8위, 미술 41위, 재즈, 뉴에이지 음악 17위 분야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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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 함민복

 

긴상이 있다

한 아름에 잡히지 않아 같이 들어야 한다

좁은 문이 나타나면

한 사람은 등을 앞으로 하고 걸어야 한다

뒤로 걷는 사람은 앞으로 걷는 사람을 읽으며

걸음을 옮겨야 한다

잠시 허리를 펴거나 굽힐 때

서로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

다 온 것 같다고

먼저 탕 하고 상을 내려놓아서도 안된다

걸음의 속도도 맞추어야 한다

한발

또 한 발

 

말랑말랑한 힘

함민복

문학세계사 2012.10.17.

 

 

 

그날 나는 슬픔도 배불렀다 - 함민복

 

아래층에서 물 틀면 단수가 되는 

좁은 계단을 올라야 하는 전세방에서 

만학을 하는 나의 등록금을 위해

사글셋방으로 이사를 떠나는 형님네

달그락거리던 밥그릇들

베니어판으로 된 농짝을 리어카로 나르고

집안 형편을 적나라하게 까 보이던 이삿짐

가슴이 한참 덜컹거리고 이사가 끝났다

형은 시장에서 자장면을 시켜주고

쉽게 정리될 살림살이를 정리하러 갔다

나는 전날 친구들과 깡소주를 마신 대가로

냉수 한 대접으로 조갈증을 풀면서

자장면을 앞에 놓고

이상한 중국집 젊은 부부를 보았다

바쁜 점심시간 맞춰 잠 자주는 아기를 고마워하며

젊은 부부는 밀가루, 그 연약한 반죽으로

튼튼한 미래를 꿈꾸듯 명랑하게 전화를 받고

서둘러 배달을 나아갔다

나는 그 모습이 눈물처럼 아름다워

물배가 부른데도 자장면을 남기기 미안하여

마지막 면발까지 다 먹고 나니

더부룩하게 배가 불렀다, 살아간다는 게

 

그날 나는 분명 슬픔도 배불렀다.

 

 
시를 잊은 그대에게

정재찬

휴머니스트 2015.06.15.

 

 

 

 

만찬 - 함민복


혼자 사는 게 안쓰럽다고

반찬이 강을 건너왔네
당신 마음이 그릇이 되어
햇살처럼 강을 건너왔네

김치보다 먼저 익은
당신 마음
한 상

마음이 마음을 먹는 저녁

 

행복

정끝별

이레 2001.09.25.

 

201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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