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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다산정약용선생시
비공개 조회수 2,466 작성일2011.09.03
다산정약용선생시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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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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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형식은 전8구 4연으로 이루어진 오언율시(五言律詩)의 정형시이며, 2·4·6·8구의 마지막 글자, '관(冠)·잔(殘)·관(寬)·탄(歎)'이 운자(韻字)이다. 시의 제재는 가난이며 주제는 장마철 농촌의 궁핍한 삶이라고 할 수 있다.

제1구 '궁거한인사(窮居罕人事)'와 제2구 '항일폐의관(恒日廢衣冠)'으로 이루어진 두련은 벼슬길에서 물러난 작가가 궁벽하게 살다보니 사람보기 힘들고 의관도 남루하다는 뜻이다. 제3구 '패옥향랑추(敗屋香娘墜)'와 제4구 '황휴부비잔(荒畦腐婢殘)'으로 이루어진 함련에서는 낡은 집안에는 향랑각시(노래기)가 기어다니고, 황폐한 들녘에는 팥꽃이 남아 있다고 노래하여 가난한 처지를 짐작하게 한다. 제5구 '수인다병감(睡因多病減)'과 제6구 '추뢰저서관(秋賴著書寬)'으로 이루어진 경련에서는 잦은 병으로 잠조차 편히 자지 못하고 글짓는 일로 시름을 달래는 자신의 괴로운 심사를 솔직히 드러내었다. 제7구 '구우하수고(久雨何須苦)'와 제8구 '청시야자탄(晴時也自歎)'으로 이루어진 미련은 시의 핵심연으로서 작가의 의도한 바가 분명히 드러나 있다. '비가 오래 온다고 해서 어찌 괴로워만 할 것인가, 날이 맑아도 또 혼자서 탄식할 것을'이라는 뜻이며, 여기서 비는 '생활고(生活苦)'를 상징한다. 비가 갠 맑은 날에도 민중의 생활고는 여전히 계속될 것이며, 이를 해결할 방법은 백성들을 수탈하게끔 되어 있는 사회제도를 개혁하는 것이라는 작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실학의 대가로서 다양한 분야에 걸쳐 방대한 저술을 남긴 정약용은 시재(詩才)에도 뛰어나 사실적이며 애국적인 내용의 작품을 많이 남겼다. 특히 그의 한시 중에는 농민들의 고달픈 삶을 노래한 작품이 많이 전하는데, 이 작품 역시 당시의 피폐한 농촌현실을 고발하고, 나아가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펼칠 것을 은연중에 촉구하는 사회성 짙은 문학으로 평가된다

1. 홀곡행, 수안 태수에게 올리다 〔笏谷行 呈遂安守〕


彦眞山高笏谷深 언진산 산이 높고 홀곡은 골이 깊어
山根谷隧皆黃金 산이고 골짝이고 속은 다 황금이라네
淘沙 水星采現 모래와 물 거르면 별들이 빛나듯이
瓜子 粒紛昭森 무수한 사금들이 반짝반짝 나타나지
利竇一鑿混沌瘠 돈구멍만 파고 보면 하늘 땅도 야위어지고
快斧爭飛巨靈劈 잘 든 도끼질 자주하면 산신령도 쪼개지는 법
下達黃泉上徹 아래로 황천까지 위로는 하늘까지
洞穴 絶地 구멍이 펑펑 뚫려 지맥이 끊어지네
筋膚齧蝕交 살과 힘줄 다 찢기듯 골짝은 텅텅 비고
觸?脊森 해골 등뼈 앙상하듯 나뭇가지 비뚤어지며
山精 著樹 산의 정령 울어대며 나무 끝으로 오르고
鬼魅晝騁多啼鴉 낮도깨비 날뛰고 까마귀떼 까옥대네
椎埋竊發蔚雲集 사람백장 들고 일어나 구름처럼 모여들어
藏命匿姦潛引汲 못된 것들 끌어들여 남몰래 숨겨 두고는
穿 鑿 八九千 팔천 개 구천 개나 구덩이를 파고서
蜂屯蟻聚成遂邑 개미와 벌떼 한 고을을 이루었지
歌管嘲轟弄淸宵 밤이면 떠들면서 노래하고 피리 불고
酒肉芬芳宴花朝 꽃피는 아침이면 술 고기로 잔치하며
名娼妙妓日走萃 날마다 명기명창 그리로 모여드니
西關郡縣色蕭條 관서지방 고을들 몰골이 쓸쓸하다
農家募雇無人應 농가에는 품팔이 갈 사람이 없어서
日傭百錢猶不肯 돈 백냥을 준다 해도 오지 않을 것이므로
村閭破析田疇蕪 마을은 다 깨지고 전답은 모두 묵어
蒿萊? 成荒 쑥대밭 자갈밭이 되고야 말 것이네
山澤之利本宜 산택의 생산물은 나라에서 관리해야지
豈令狡獪恣所專 교활한 자 손아귀에 맡겨서야 될 것인가
太守新來民拭目 새로 온 태수에게 백성들 기대 크니
煩公夷坎塞 催 田 공이여 금구덩이 다 메우고 밭갈이나 독촉하구려

2. 조음동 〔鳥吟洞〕


牛溪隱者昔避兵 숨어 살던 우계가 옛날에 난리 피해
盡室遙謀鹿門耕 온 가족이 녹문산 가 밭 갈 계획 세웠다네
萬壑千峯鎖洞府 만학과 천봉이 마을 주위 막고 있어
干戈不撓 情 병에 지쳐 누운 마음 난리에도 끄떡않고
鶴駕伊川開帥府 왕세자는 이천에서 원수 막부 열었으며
鸞 龍灣駐行營 국왕은 용만의 행재소에 있었을 때
賓師自與執 異 보통 신하완 입장 다른 빈사의 위치로서
閉戶不肯纓冠輕 쉽사리 나오려 않고 문 닫고 들어앉아
三年肥遯不出世 삼 년을 꼭꼭 숨어 세상 모르고 지냈기에
山鳥惟聞讀書聲 산새들도 독서하는 소리만 들었다네
高文世世奕軒晩 대대로 벼슬해 온 혁혁한 가문들은
佐主謀國皆盡誠 임금 돕고 나라 위해 정성을 다해야지
委質不比齊梁聘 제량의 초빙 받은 그 처지완 다를텐데
致位頗同晋楚卿 가진 직위 어쩌면 진초의 경 흡사할까
賢人所爲愚莫測 현인이 했던 일을 우자가 알 길 없어
徘徊緬仰憂思 서성대며 생각하니 걱정만 뒤얽히네

3. 노인령 〔老人嶺〕


高達山東永 北 고달산 동편이요 영풍에선 북녘인데
老人之嶺高 높다란 노인령 우뚝하게 솟아 있네
疊洞回谿千萬重 천만겹 첩첩산을 돌아 시내 흐르고
垂蘿古木淸晝黑 고목에 덩굴 엉켜 대낮이 껌껌하구나
我欲探幽入此路 내 이곳 구경하러 이 길로 접어들어
下馬杖藜 筋力 말에서 내려 청려장 짚고 온갖 힘 다썼는데
倭將淸正日本雄 왜놈 장수 청정은 일본의 영웅이었던지
提兵過嶺恣蛇食 군대 끌고 이 재 넘어와 통째로 삼켰다네
懸軍絶地兵所忌 험한 곳에 군대 투입은 병가의 금기인데
往來不碍如梭織 베 짜는데 북처럼 막힘없이 오가면서
旣渡猪灘窺北地 저탄을 얼른 건너서 북쪽 땅 노렸으니
蠢彼島夷誠鈍賊 어리석다 섬오랑캐 참으로 둔한 적이로세
此事如今不追咎 지금 와서 그 일을 나무란들 무엇하리
狂夫所爲神莫測 미친 놈이 하는 짓은 귀신도 잘 모르는 건데

4. 최사문 유럽편에 화답하다 〔和崔斯文游獵篇〕


鷹師臂鷹登高崧 매사냥꾼 매를 메고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佃夫嗾犬行林 몰이꾼은 개 앞세어 숲 속을 뒤지면
稚飛角角流山曲 꿩들은 꿜꿜대며 산굽이로 날아가고
鷹來 如飄風 표풍처럼 날쌔게 매가 날아 뒤를 쫓지
力盡魂飛雉伏莽 힘빠진 꿩 혼비백산 숲 속으로 기어들 때
鷹將下擊還騰空 덮치기 위한 매가 창공을 맴도는데
霹火閃 不可諦 번갯불이 번쩍하는 그 순간을 예측 못해
蒼茫獨坐空山中 넋을 잃고 혼자서 빈 산 속에 앉았다네
鳴呼雉罪誠難赦 아, 참으로 꿩의 죄는 용서하기 어려워서
鷹兮搏擊眞豪雄 내리친 매야말로 영웅호걸 진짜라네
啄粒猶竊耿介譽 곡식을 먹으면서도 깔끔하단 말을 듣고
鮮衣不勞組織工 길쌈도 안하면서 고운 옷만 입단 말가
快向平蕪酒毛血 허허벌판 잡초밭에 피와 털을 뿌렸을 때
鳳凰聞之謂鷹忠 봉황은 그를 듣고 매가 한 일 옳다 하리
5. 매를 풀어 놓다 〔縱鷹篇〕


北山晴雪呼蒼鷹 북산에 눈이 개여 송골매를 불렀더니
一朝獲禽如丘 하루 아침 잡은 새가 산더미처럼 쌓였다네
鐵瓜勁 金眸澄 쇠 끝 같이 모진 발톱 황금 같이 맑은 눈으로
草莽搏擊恣馮凌 숲 속의 새를 잡기 거침이 없더니만
忽然回飛坐松棚 별안간 몸을 돌려 솔 시렁에 와 앉더니
意想凄切如愁僧 시름 쌍인 중과 같이 처절한 생각으로
稚飛不顧呼不應 꿩 날아도 아랑곳 않고 불러도 대꾸 없이
錯愁病 纏枯藤 다래덩굴에 매달린 병든 깃이 걱정되어
羽毛展刷如調 팽팽한 끈 조르듯 날개깃을 활짝 펴고
引領四顧逞威稜 목을 빼 둘러보며 위세를 부리더니
衝風一擧 騰 바람을 차고 일거에 하늘 높이 날아오르네
初來拍拍試 처음에는 회를 치며 날개 시험을 하더니만
昻昻漸入浮雲層 점점 높게 올라 구름 속으로 들어가서
盤回百折繞靑繩 백번이나 선회하며 청승을 돌고서는
俯視峯 齊畦 고봉준령 내려보기 밭두둑처럼 여긴다네
矯如雲霧翔朱 잽싸기는 운무 속을 날아가는 등사 같고
穿如暗 逃神 잘 뚫기는 작은 구멍 잘 파는 능리 같고
快如溟渤 鯤鵬 장쾌하긴 북해를 제어하는 곤붕같고
健如長楸騁驃 건장하긴 장추 달리는 날쌔 말과 같고
閑如羽客玄鶴乘 한유하긴 신선이 현학을 타고서
飄床 苑瓊霞蒸 낭원의 붉은 노을 속을 날아가는 듯하고
捷如朔風吹玄氷 빠르기는 삭풍이 얼음 우를 불 때
萬頃雲車 구슬 같은 만경창파 운거가 달리는 듯
萬里一點 蚊蠅 만리 공간에 작은 한 점 파리나 모기같이
毫芒滅沒迷遙 털끝만큼 아스랗게 보이지도 잘 않고
風箏索絶杳無憑 소리조차 돈절하여 찾을 곳 바이없어
碧天空廓浮煙凝 드넓은 푸른 하늘에 뿌연 연기만 어려있다가
劉安?犬白日昇 해가 뜨고 유안의 닭이 울고 개 짖으면
萬人翹首瞻攀登 만인이 머리 들어 우러러보고 기어오르지
寒空四望山 사방 공중 둘러봐도 산들만 험준하여
虞人 坐 膺 우인은 애가 타서 가슴을 치노라네
嗟汝鷹氣岸弘 애처롭다 저 매야 기절이 높은 네가
屈心抑志衒材能 마음과 뜻 억누르고 재능을 팔기 위해
金鈴銹絲苦 肱 금방울 비단실에 팔목이 매달린 채
局促常似魚離 그물에 걸린 고기마냥 언제나 움츠리고
寸 旣克如不勝 자그마한 모이 주머니도 다 채우지 못하는데
何嘗飽飮成 적취병이 걸리도록 배부르게 먹겠느냐
雲衢 憶超陞 높고 넓은 창공의 구름 거리에 뛰어 올라
玉樓 遞思趨承 머나먼 하늘나라에서 벼슬하고 싶겠지만
只從 結曹朋 수리와 상종하며 친구가 될지언정
肯與 爭沈升 올빼미와 높낮음을 다투기야 할까보냐
兩眼閃 琉璃燈 유리등같이 번쩍번쩍 번쩍이는 그 두 눈
一燭狐兎皆凌兢 한 번 뜨면 여우 토끼가 모두 떨겠지만
汝今長往彼氣增 네가 지금 떠나버려 저들의 기가 대단하단다.
6. 우군 문섭이 험난한 길을 무릅쓰고 멀리 찾아주어 옛 도리가 아직 있음을 보여주었기에
감격스럽고 기뻐서 이 시를 주어 보내다 〔禹君文燮跋險遠訪 古道不泯 爲之感悅 贈詩遺之〕


草莽英材見 초야에서 영재가 나타났지만
風塵友道稀 친구 도리 희박한 풍진세상인데
不辭千里險 험한 천리 길 마다 않다니
應惜一鞭歸 금방 돌아가긴 암마 애석하리
冷眼羞朱 차가운 눈총 받는 벼슬아치 부끄럽고
眞襟照白衣 속 흉금은 백의라야 통하지
是堪敦薄俗 이거 야박한 풍속 고칠 일인데
誰遺借餘輝 누굴 보내 그 좋은 걸 배워오게 할까
7. 여름철에 죽란사에 모여 활 쏘는 데 대하여 지은 시 〔夏日竹欄小集射韻〕


散漫愁長夏 어수선한 긴 여름 날게 걱정이고
支離因赫炎 지루한 불볕더위도 곤혹스러워
久 風寂歷 바람이 너무 없어 지랄이지
時見雨廉纖 가끔은 비도 잘금잘금 내리지만
擺睡頻移 잠 쫓으려고 자주 자리 옮기고
抛書懶閱籤 책 던져버리고 잘 보지 않는다네
無綠辭病 목마른 병을 풀 길이 없고
未暇養心恬 마음 편안히 할 겨를도 없어
韻事文房故 시 짓는 것 문방에서 하는 일이기에
親朋雅契僉 다정한 벗 여럿이 모임 가졌지
東方工射覆 동쪽 사람들은 사복을 잘하고
蜀客衒惟占 촉객들은 점 잘친다고 뽐냈다네
賭勝皆徵勇 내기에 이기려고 모두 용자를 징발했기에
分曹盡執謙 분조에서는 다 겸손한 태도였다
猜疑心似 시기하는 심통들 원숭이 비슷하고
朋比眼如 제 편 성원하는 눈들 가자미 눈알 같아
逞氣雙肩聳 기 쓰느라고 두 어깨가 불끈하고
防奸衆口箝 간사함 막으려고 입 다물게 하여
書緘遼塞 서신 봉함도 국경지대 봉하듯 하고
字禁雪堂嚴 문자 금지도 눈 속 집같이 살벌했지
尺霧迷天鏡 두꺼운 안개가 하늘을 덮고
孤雲蔽月鎌 외로운 구름 반달을 가리울 때
對頭工抵悟 머리맡에서는 치받기 연습을 하고
邊角逞窺 변두리에선 힐금힐금 엿본다네
半露蠅頭細 절반쯤 드러난게 파리대가리 같고
微分燕尾尖 살짝 갈라진 것 제비꼬리 모양이야
敲推胸結 가슴이 결리도록 손질을 하고
磨啄口藏 입에서 헛소리 날만큼 다듬는다
曠野多 路 넓은 들에는 갈림길이 많고
危場費顧瞻 위험한 곳에선 자주 살펴야 하듯이
賁猶示 유분도 보면 겁을 내고
夷惠亦忘廉 이혜도 역시 염우를 잊을 지경이라네
敵頻游目 적정 염탐하느라 눈을 자주 놀리고
硏思但 髥 생각에 잠겨 수염만 쓰다듬기도

泰山還易拔 차라리 태산을 뽑는게 쉽지
丸土奈堅 자그마한 흙덩이를 굳게 붙일 수 있겠는가
無那齊餘 제 나라는 거땅만 남아 별 수 없었는데
何由屈問詹 굴원이 첨윤에게 물을 것 있겠는가
驀來神恍恍 줄곧 와서 정신이 황홀하고
竊獨喜沾沾 새록새록 혼자서 기쁘다네
摺紙防旁何 종이 접어 곁에서 엿보는 걸 막고
抽毫戒預拈 붓을 빼들고 미리 집는 걸 경계한다
四筵惟氣色 자리마다 기색만 서로 살피다가
平地起嗔嫌 화를 내는 평지풍파 일기도 하고
曳白猶持鷸 점수 하나 못 따고서 버티기도 함
飛黃笑殿蟾 용마는 두꺼비를 비웃는다네
試圍齊納卷 시위에서 시권을 모두 거두어들여
軍簿各塡簽 군부에다 각기 성명을 기입하면
赤岸粉飛葉 창고에선 상품이 쏟아져나오고
靑樓始卷簾 청루에서도 발을 걷기 시작한다네
碁收初見罫 바둑알을 치워야 판의 정간이 보이고
痂落憶遭 딱지가 떨어지면 침 맞을 때 생각나듯이
百中才堪羨 백발백중이면 얼마나 부러울까
交馳氣益 말 달리는 기판도 더욱 잽싸고
始如爭穴鼠 처음에는 구멍 두고 싸우는 쥐들 같다가
今笑上竿鮎 지금은 낚시에 걸려든 메기보고 웃는다네
解渴催瓜碗 갈증 풀기 위해 외 담긴 주발 찾고
分籌問酒 산가지 나눠 들고 술집도 묻는다
消搖以遣日 이리 거닐면서 날 보내도록 하면
名士得留淹 명사들도 묵어 가게 할 수 있지
8. 고의 〔古意〕


洌水流不息 한강수 흘러흘러 쉬지 않고
三角高無極 삼각산 높아높아 끝이 없는데
河山有遷變 산하는 차라리 변할지언정
朋淫破無日 무리진 못된 것들 깨부실 날이 없네
一夫作射工 한 사람이 중상모략을 하면
衆喙遞傳驛 뭇입들이 너도나도 전파하여
邪旣得志 편파스런 말들이 기승을 부리니
正直安所宅 정직한 자 어디에 발붙일 것인가
孤鸞羽毛弱 봉황은 원래 깃털이 약해
未堪受枳棘 가시를 이겨낼 재간이 없기에
聊乘一帆風 불어오는 한 가닥 바람을 타고서
香香辭京國 멀리멀리 서울을 떠나리라네
放浪非敢慕 방랑이 좋아서는 아니로되
濡滯諒無益 더 있어야 무익함을 알기 때문이야
虎豹守天 대궐문을 호표가 지키고 있으니
何繇達衷臆 무슨 수로 이내 충정 아뢰오리
古人有至訓 옛 분이 교훈 남기지 않았던가
鄕愿德之賊 향원은 덕의 적이라고.
9. 자신을 비웃음 〔自笑〕


如醉如醒度半生 취한 듯이 깬 듯이 반평생을 보내면서
到頭 得此身名 간곳마다 푸짐한건 이 몸의 이름이지
泥沙滿地掉 晩 진창 모래 천지인데 갈기 늦게 흔들었고
網 彌天舒翼輕 하늘 가득 그물인데 경솔하게 날개 폈어
落日齊山誰繫住 제산에 지는 해를 누가 잡아맬 것인가
衝風楚水可橫行 풍파 드센 초수를 마음대로 어이가리
同胞未必皆同命 형제라고 운명이 다 같지야 않겠지만
自笑迂儒闇世情 세상물정 어두운 선비 나 자신을 비웃노라

草草冠裳是汝欺 초초한 그 옷차림 바로 너를 속인 것이지
十年驅策 奔疲 십년을 쏘댔지만 피곤 말고 소득이 뭔가
智周萬物愚無對 만물을 다 안다면서 대답 못하는 우자이며
名動千人謗已隨 천인이 이름 알아도 그 뒤에는 훼방인 것을
不見紅顔多薄命 미인이 흔히 박명하다고 그 기록 안 보았던가
由來白眼在親知 백안으로 보는 자는 언제나 친지 쪽이데
蛇鱗 翼終何待 뱀비늘에 매미날개 게서 뭘 기대하리
自笑吾生到底癡 우스워라 나야말로 철저한 멍청이로세

迷茫義路與仁居 의로 인거 어디인지 갈피를 못 잡고서
求道彷徨弱冠初 그 길을 찾으려고 약관 시절에 방황했지
妄要盡知天下事 이 세상 모든 일을 모두다 알 양으로
遂思窮覽域中書 책이라고 생긴 것은 다 읽기로 생각했다네
淸時苦作傷弓鳥 태평시절 괴롭게도 활에 다친 새였더니
殘命仍成掛網魚 남은 목숨 이제는 그물에 걸린 고기로세
千載有人知我否 천년 두고 어느 누가 나를 알자 있을는지
立心非枉是才 마음 잘못 먹은게 아니라 재주 적어 그런거야

浮世論交問幾人 뜬 세상에 사귈 사람 몇이나 된다던가
枉將朝市作情眞 조시사람 잘못 알고 진정으로 대해서야
菊花影下詩作重 국화그림자 아래서는 시 잘한다는 이름 높고
楓樹壇中嘗會頻 단풍나무 단 속에선 연회가 잦은 법이지
驥展好看蠅附尾 천리마 꼬리에 붙은 파리는 좋게 보고
龍顚不禁蟻侵鱗 개미가 기어올라도 용은 그냥 둬둔다네
紛綸物態成孤笑 세상의 온갖 꼴들 웃음이 절로 나와
一任東華暗軟塵 동화의 먼지 속에다 묻어두고 말자꾸나

深知涉世難 강직하면 세상 살기 참으로 어려워
俳優叢集笑儒冠 광대들이 때로 모여 유자라면 비웃어대지
都無熱肺爭微祿 열정이라곤 전혀 없이 적은 녹이나 다투고
未作卑顔事達官 달관이나 꿈꾸면서 얼굴빛은 안 그런 체
紅杏園林留酒飮 살구나무 동산에서 술이나 늘 마시고
綠苔門卷抱書看 이끼 낀 집에 앉아 책을 들고 보기도 하지
呑舟不遇瀛溟水 배를 삼킬 큰 고기는 큰 바다 못 만나서
容易含鉤上竹竿 낚시 물고 낚시대에 매달리기 일쑤라네

金華玉署解塵綠 금호거나 옥서거나 세상 인연 모두 끊고
苕水鍾山興杳然 아슴푸레 그리운 곳 소수 종산 뿐이라네
喚婦 張桑拓圃 아내 불러 뽕나무 심을 밭이나 더 넓히고
敎兒經略菜苽田 채소밭은 자식 시켜 가꾸라고 하면 되지
天於淸福?無比 하늘이 점지한 복은 인색하기 그지없어도
地設荒 待有年 땅이 만든 벽촌에는 풍년이 없지 않아
萬事不如今日飮 뭐니뭐니 해도 오늘 당장 마시는 게 제일이지
思明日事是癡癲 내일 일을 생각하면 그는 벌써 바보라네

二十秋 낙심하고 실망하고 이십년을 보내면서
夢中微獲覺來收 꿈속에서 얻은 것을 깨고 나서 거뒀다네
浮名四達已陳跡 사방에 난 헛 명예 그도 모두 지나간 일
外物一空餘禿頭 몸 말고는 있는게 없고 남은 것은 대머리뿐
顧賀昔稱江左望 옛날에는 강좌에서 고하를 쳤었는데
蔡陵今作 西羞 지금은 채릉이 농서의 추물이라오
眼前莫造崎嶇想 기구한 생각일랑 지금 당장 하지 말자
隨意雲行又水流 구름 따라 물 따라 가는 대로 가면 되지

不幸窮來莫送窮 불행하게 온 빈궁을 쫓으려고 하지 말자
固窮眞正是豪雄 곤궁을 이기는 것 그게 영웅 호걸이지
成灰孰顧漢安國 재가 된 한안국을 누가 다시 돌아보리
臨渡常逢呂馬童 강 건널 때 언제나 여마동을 만난다네
寵辱莊生春夢裡 사랑 받건 욕을 먹건 장주의 춘몽이요
賢愚杜老醉歌中 현자거나 우자거나 술취한 두보 노래 속이야
海天昨夜 雨 어젯밤 바다 위에 부슬부슬 내린 비로
雜沓林花萬樹紅 잡다한 나무숲에 온갖 꽃들 다 폈겠다

呂宋瓜 東復東 여송 과애 풍속들이 동으로 동으로 밀려와서
被風吹轉似飛蓬 바람 타고 날아오는 쑥대처럼 빠르다네
晩年湯沐長 縣 늘그막의 탕목읍이 장기현이 기란말가
小劫滄桑短髮翁 상전벽해 다 겪은 머리 짧은 영감이로세
滿案魚蝦非薄祿 고기반찬 상에 가득 이 어디 박한 녹인가
園松竹也淸風 정원 두른 송죽은 맑은 바람 만들어낸다
破書千卷將何措 읽고 남은 천 권 책을 어디에다 쓸 것인가
坎 如夷是汝功 구덩이 속을 평지처럼 네 덕으로 살고 있단다

衆口銷金太母知 입이 많으면 쇠도 녹는 것 할머니가 아는 일이지
叢拳下石莫驚疑 뭇주먹 돌팔매를 이상하게 여길 것 없어
人方怯耳非憎我 사람들이 겁나서지 내가 미워하는 짓 아니며
天實爲之欲恨誰 하늘의 뜻인 것을 그 누구를 한할 것인가
北極星辰如昨日 북극에 별들은 어제와 똑같은데
西江風浪竟何時 서강의 풍랑은 어느 때나 멎을는지
窮途只 胸懷窄 막다른 골목에서 이 마음 좁아질까봐
臨海柴門 立遲 바다쪽 사립문에서 우두커니 서있다오.

10. 아가노래 〔兒哥詞〕


兒哥身不着一絲兒 실오라기 몸에 하나 안 걸친 아가가
出沒 海如淸池 맑은 연못 들락거리듯 짠 바다를 들락거리네
尻高首下驀入水 꽁무니 들고 머리 처박고 곧장 물로 들어가서
花鴨依然戱漣 오리처럼 자연스럽게 잔물결을 타고 가네
文徐合人不見 소용돌이 무늬도 흔적없고 사람도 안 보이고
一壺汎汎行水面 박 한 통만 두둥실 수면에 떳더니만
忽擧頭出如水鼠 홀연히 물쥐같이 머리통을 내밀고서
劃然一嘯身隨轉 휘파람 한 번 부니 몸이 따라 솟구치데
九孔大如掌 손바닥같이 큰 아홉 구멍짜리 전복은
貴人廚下充 膳 귀한 양반 부엌에서 안줏감으로 쓰이는데
有時蚌鷸 石齒 때로는 바위틈에 방휼처럼 붙어 있어
能者於斯亦抵死 솜씨꾼도 그 때는 죽고야 만다오
嗚呼兒哥之死何足言 아가가 죽는거야 말할 것은 없지마는
名途熱客皆 水 벼슬길의 열객들도 모두가 보자기라네
11. 해랑행 〔海狼行〕


海狼狼身而獺皮 솔피란 놈 이리 몸통에 수달의 가죽으로
行處十百群相隨 간 곳마다 열 놈 백 놈 떼지어 다니면서
水中打園捷如飛 물 속 동작 날쌔기가 나는 듯 빠르기에
忽 襲魚不知 갑자기 덮쳐오면 고기들도 모른다네
長鯨一吸魚千石 고래란 놈 한 입에다 고기 천석 삼키기에
長鯨一過魚無跡 고래 한 번 지나가면 고기가 종자 없어
狼不逢魚恨長鯨 고기 차지 못한 솔피 고래를 원망하고
擬殺長鯨發謨策 고래를 죽이려고 온갖 꾀를 다 짜내어
一群衝鯨首 한 떼는 고래 머리 들이받고
一群繞鯨後 한 떼는 고래 뒤를 에워싸고
一群伺鯨左 한 떼는 고래 바른편 맡고
一群沈水仰鯨腹 한 떼는 물에 잠겨 고래 배를 올려치고
一群騰躍令鯨負 한 떼는 뛰어올라 고래 등에 올라타서
上下四方齊發號 상하사방 일제히 고함을 지르고는
膚齧肌何殘暴 살갗 째고 속살 씹고 어찌나 잔인했던지
鯨吼如雷口噴水 우레 같은 소리치며 입으로는 물을 뿜어
海波鼎沸晴虹起 바다가 들끓고 청천에 무지개러니
虹光漸微波漸平 무지개도 사라지고 파도 점점 잔잔하니
嗚呼哀哉鯨已死 아아! 불쌍한 고래가 죽고 만 게로구나
獨夫不遑敵衆力 혼자서는 뭇힘을 당해낼 수 없는 것
小 乃能殲巨慝 약빠른 조무래기들 큰 짐을 해치웠네
汝蜚血戰胡至此 너희들아 그렇게까지 혈전을 왜 했느냐
本意不過爭飮食 원래는 기껏해야 먹이 싸움 아니더냐
瀛海 洋浩無岸 가도 없고 끝도 없는 그 넓은 바다에서
汝輩何不揚 掉尾相休息 너희들 지느러미 흔들고 꼬리 치면서 서로 편히들 살지 못하느
냐.
12. 오징어 노래 〔烏 魚行〕


烏 水邊行 오징어가 물가를 돌다가
忽逢白鷺影 갑자기 백로 그림자를 보았는데
皎然一片雪 새하얗기 한 조각 눈결이요
與水同靜 눈에 빛나기 잔잔한 물과 같아
擧頭謂白鷺 머리 들고 백로에게 말하기를
子志吾不省 그대 뜻을 나는 모르겠네
旣欲得魚 기왕에 고기 잡아 먹으려면서
云何淸節秉 무슨 멋으로 청백한 체 하는가
我腹常貯一囊墨 내 배에는 언제나 한 주머니 먹물 있어
一吐能令數丈黑 한 번만 내뿜어도 주위가 다 시커멓기에
魚目昏昏咫尺迷 고기들 눈이 흐려 지척 분간을 못하고
掉尾欲往忘南北 꼬리 치며 가려 해도 남북을 분간 못하지
我開口呑魚不覺 내가 입으로 삼켜대도 고기들은 깜박 몰라
我腹常胞魚常惑 나는 늘 배부르고 고기는 늘 속는다네
子羽太潔毛太奇 그대는 깃이 너무 희고 털도 너무 유별나서
縞衣素裳誰不疑 위 아래가 흰옷인데 누가 의심 안하겠나
行處玉貌先照水 간 곳마다 고운 얼굴 물에 먼저 비치기에
魚皆遠望謹避之 먼 데서 바라보고 고기 모두 피해가니
子終日立將何待 온종일 서 있은들 그대 무얼 기대하리
子脛但酸 常飢 다리만 시근시근 배는 늘 고프지
子見烏鬼乞其羽 까마귀 찾아가서 그 옷을 빌어 입고
和光合 從便宜 본색일랑 감춰두고 적당하게 살아가소
然後得魚如陵阜 그리하면 고기를 산더미같이 잡아
子之雌與子兒 암컷도 먹이고 새끼들도 먹일거네
白鷺謂烏 백로가 오징어에게 말하기를
汝言亦有理 네 말도 일리는 있다마는
天旣賦予以潔白 하늘이 나에게 결백함을 주었으며
予亦自視無塵滓 자신이 보기에도 더러운 곳 없는 난데
豈爲充玆一寸 어찌하여 그 작은 밥통 하나 채우자고
變易形貌乃如是 얼굴과 모양을 그렇게야 바꾸겠나
魚來則食去不追 고기가 오면 먹고 달아나면 쫓지 않고
我惟直立天命俟 꼿꼿이 서 있으며 천명대로 살 뿐이지
烏 含墨 且嗔 오징어가 호를 내고 먹물을 뿜으면서
愚哉汝鷺當餓死 멍청하다 너야말로 굶어죽어 마땅하리

13. 장기농가 〔長 農歌〕


麥嶺崎嶇似太行 보릿고개 험한 고개 태산같이 험한 고개
天中過後始登場 단오명절 지나야만 가을이 시작되지
誰將一椀熬靑 풋보리죽 한 사발을 그 누가 들고가서
分與籌司大監嘗 주사의 대감도 좀 맛보라고 나눠줄까

秧歌哀婉水如油 못노래는 애절하고 논에 물은 넘실대는데
嗔怪兒哥別樣羞 아가가 유별나게 수줍다고 야단이야
白苧新 黃苧 하얀 모시 새 적삼에 노란 모시 치마를
籠中十襲待中秋 장롱 속에 길이 간직 추석 오기만 기다린다네

曉雨廉纖合種煙 부슬부슬 새벽비가 담배 심기 알맞기에
煙苗移 小籬邊 담배모종 옮겨다가 울밑에다 심는다네
今春別學英陽法 올봄에는 영양에서 가꾸는 법 따로 배워
要販金絲度一年 금사처럼 만들어 팔아 그로 일년 지내야지

新吐南瓜兩葉肥 호박 심어 토실토실 떡잎이 나더니만
夜來抽蔓絡柴扉 밤 사이에 덩굴 뻗어 사립문에 얽혀 있다
平生不種西瓜子 평생토록 수박을 심지 않는 까닭은
剛 官奴惹是非 아전놈들 트집잡고 시비 걸까 무서워서라네

鷄子新生小似拳 작기가 주먹만한 갓 까놓은 병아리들
嫩黃毛色絶堪憐 여리고 노란 털이 깜찍하게 예쁘다네
誰言弱女 虛祿 어린 딸 공밥 먹는다 말하는 자 누구더뇨
堅坐中庭看 鳶 꼼짝 않고 뜰에 앉아 솔개 보는 것을

麻初剪牡麻鋤 어저귀 베어내고 삼밭을 메느라고
公 蓬頭夜始梳 늙은 할멈 쑥대머리 밤에야 빗질하고
蹴起僉知休早臥 일찍자는 첨지를 발로 차 일으키며
風爐吹火改 車 풍로에 불 지피고 물레도 고치라네

葉團包麥飯呑 상추쌈에 보리밥을 둘둘 싸서 삼키고는
合同椒醬與 根 고추장에 파뿌리를 곁들어서 먹는다
今年比目猶難得 금년에는 넙치마저 구하기가 어려운데
盡作乾 入縣門 잡는 족족 말려서 관가에다 바친다네

不敎黃犢入瓜田 송아지가 외밭에 뛰어들지 못하도록
移繫西庭碌 邊 서편 뜰 고무래 옆에 옮겨 매 두었는데
里正曉來穿鼻去 새벽녘에 이정이 와 코를 뚫어 몰고 가며
東萊下納始裝船 동래 하납 배를 챙겨 짐 싣는다 하더라네

葉新畦割半庭 마당을 절반 떼어 배추를 심었는데
苦遭蟲蝕穴星星 벌레가 갉아먹어 구멍이 숭숭 났네
那將訓練臺前法 어찌하면 훈련대 앞 가꾸는 법 배워다가
恰見芭蕉一樣靑 파초 같은 배추잎을 볼 수가 있을까

野人花草醬罌邊 시골사람 꽃이래야 기껏하면 장독가에
不過鷄冠與鳳仙 맨드라미 봉선화 그것이 고작이지
無用海榴朱似火 쓸모없는 바다석류 붉기가 불 같기에
晩春移在客窓前 늦은 봄날 옮겨다가 객창 앞에다 심었다네.
14. 탐진 풍속 노래(耽津村謠)
樓犁嶺上石漸漸 누리령 잿마루에 바위가 우뚝한데
長得行人淚灑沾 길손이 눈물뿌려 사시사철 젖어 있다
莫向月南瞻月出 월남을 향하여 월출산을 보지 마소
峰峰都似道峯尖 봉마다 모두가 도봉산 모양이라네

山茶接葉冷童童 동백나무 잎들은 얼어도 타박하고
雪裏花開鶴頂紅 눈 속에 꽃이 피면 붉기가 학 이마 같아
一自甲寅鹽雨後 갑인년 어느날에 소금비가 내린 후로
朱欒黃柚盡枯叢 유하나무 감귤나무도 모두 말라 없어졌다네

海岸 百尺高 바닷가 왕대나무 키가 커서 백 자러니
如今不中釣船 지금은 낚싯배 상앗대로도 못 쓴다네
園丁日日培新 정원지기가 날마다 새 대를 가꾸어서
留作朱門竹瀝膏 죽력 내내 권문세가에 바치기 때문이야

崩城敗壁枕寒丘 성벽은 다 무너져 언덕바지 설렁한데
吹黃昏古礎頭 해가 지면 징소리만 주춧돌을 울린다네
諸島年年空斫木 여러 섬에 나무들을 해마다 베어만 내지
無人重建聽潮樓 청조루를 중건하는 사람은 통 없다네

水田風起麥波長 무논에 바람 불면 보리물결 장관이고
麥上場時稻揷秧 보리타작 할 무렵에 모를 게다 꽂는다
菜雪天新葉綠 배추는 눈 속에서 새로 잎이 파랗고
鷄雛 月嫩毛黃 병아리는 섣달에 솜털이 노랗다네

石梯院北路多 석제원 북쪽에는 갈림길이 하 많아서
終古娘娘此別離 예부터 낭자들이 이별하는 곳이라네
恨殺門前楊柳樹 한도 많은 문 앞의 수양버들 나무들은
炎霜 折少餘枝 그통에 다 꺾이고 남은 가지 몇 개 없어

棉布新治雪樣鮮 눈처럼 새하얀 새로 짜낸 무명베를
黃頭來博吏房錢 이방에 낼 돈이라고 졸개가 와 뺏는구나
漏田督稅如星火 누전의 조세를 성화같이 독촉하여
三月中旬道發船 삼월하고 중순이면 세 실은 배를 띄운다네

莞洲黃漆瀅琉璃 완주의 황옻칠은 맑기가 유리 같아
天下皆聞此樹奇 그 나무가 진기한 것 천하가 다 알고 있지
聖旨前年 貢額 작년에 성상께서 세액을 견감했더니
春風 蘖又生枝 봄바람에 밑둥에서 가지가 또 났다네

烏蠻總角髮如雲 오만족 총각인지 머리털은 더부룩한데
寫出三倉法外文 써내는 글씨 보니 중국 문자 아니로세
不是瓜 應呂宋 자바섬이 아니면 루손섬에서 왔으렷다
薔薇玉盒潑奇芬 장미빛 옥합에서 야릇한 향내 풍기네

蓮寺樓前水一規 백련사 누대 앞에 둥그렇게 비친 물결
春潮如雪上門楣 봄이면 눈 같은 조수 문중방까지 오른다네
名藍總隸頭輪寺 유명한 절 다해봐야 두륜사가 으뜸이지
爲有西山御製碑 서산대사 공적 기린 어제비가 있으니까

村童書法苦支離 시골 애들 습자법이 어찌 그리 엉망인지
點劃戈波箇箇 점획과파 모두가 낱낱이 비뚤어져
筆苑舊開薪智島 글씨방이 옛날에 신지도에 열려 있어
房皆祖李匡師 아전들 모두가 이광사에게 배웠었는데

荊棘何年一路開 가시밭길 어느 때나 앞길이 트일는지
黃茅苦竹似珠雷 누른 띠밭 참대나무 주릿대 비슷하네
刑房小吏傳呼急 형방의 아전들이 소란 떠는 것이
知是京城謫客來 서울에서 누가 또 귀양을 왔군 그래

三月松池馬市開 삼월이면 송지에 말시장에 열리는데
一駒五百揀天才 오백 푼만 집어주면 천재마를 고르게 되지
白 子烏 帽 흰말총 체라던지 검은 말총 갓이랑은
都自拏山牧裏來 그 모두가 한라산 목장에서 온 거라오

自古漸臺嗜鰒魚 전복이야 옛날부터 점대에서도 즐겼지만
山茶濯 語非虛 동백기름이 창자 훑어낸다는 것 헛말이 아니로세
城中小吏房 內 성 안의 아전들 들창문 안에는
揷奎瀛學士書 규장각 학사들의 서찰이 다 꽂혔네

都督開營二百年 도독 영문 둔 지가 이백 년이 되었는데
皐夷不復繫倭船 두부에는 왜놈 배를 다시 매지 못했었지
陳璘廟裏生春草 진린의 사당 속엔 봄풀이 우북한데
漁女時投乞子錢 아낙들이 돌을 던져 아들 점지 해달란다네.
15. 탐진의 농가 〔耽津農歌〕


臘日風薰雪正晴 납일에 훈풍 불고 눈도 정히 개었는데
籬邊札札曳犁聲 울가에는 이러쯔쯔 쟁기 끄는 소리로세
主翁擲杖嗔傭懶 머슴놈 게으르다 주인영감 호통치며
今歲裳蒜第二 금년 들어 이제 겨우 두벌갈이 하느냐네

稻田洩水須種麥 벼논에 물을 빼고 보리를 심었다가
刈麥卽時還 秧 보래 베어 낸 즉시 모를 또 심는다네
不肯一日休地力 지력을 하루라도 놀리려고 아니하여
四時 變色靑黃 푸른색 누른색이 철을 따라 아름답지

洌水之間丈二 한강부근 가래들은 그 길이가 두 발이어서
健夫齊力苦酸腰 장정들이 힘 합해도 허리리가 아프다던데
南童隻手持短 남쪽의 짧은 삽은 아이들도 한 손으로
容易治畦引灌遙 두둑 치고 물을 대고 쉽게 쉽게 하네그려

從來不用鋤 김을 매고 북을 줘도 호미를 쓴 일 없고
手 亦須除 논에 나는 잡초도 손으로 뽑아 없앤다네
那將赤脚 鍼血 어쩌하면 맨다리에 방게 물어 흐르는 피를
添繪銀臺遞奏書 은대에서 계속 울리는 상소문에다 그리게 할까

秧雇家家婦女狂 집집마다 모품팔이 아낙네들 정신없어
不曾刈麥助盤床 보리 베는 반상도 도우려들지 않는다네
輕違李釣趨張召 이가에게 약속 어기고 장가에게 가는 것은
自是錢秧勝飯秧 돈모가 밥모보다 더 낫기 때문이라네

豪家不惜萬緡錢 부호들은 일만 꿰미 많은 돈도 안 아끼고
疊石防潮 月弦 썰물 때 돌을 쌓아 바다를 막는다
舊拾蚌螺今穫稻 조개 줍던 바다에서 지금은 벼를 수확
由來瀉鹵是 田 간사지가 논이 되어 옥토로 변했다네

懶習眞從沃壤然 게으른 습서은 옥토에서 생기기에
上農猶復日高眠 상농가도 덩그렇게 해뜨도록 잠만 잔다
楡陰醉罵移時歇 느릅나무 그늘에서 술주정을 부리다가
徐取一牛耕旱田 소 한 마리 몰고 나와 마른밭을 간다네

陂澤漫漫不養魚 넓디넓은 연못에도 물고기를 안기르고
兒童愼莫種芙 애들더러 연꽃도 심지를 말란다네
豈惟蓮子輸宮裏 연밥 따면 관가에다 바쳐야 할 뿐아니라
兼 官人暇日漁 틈 있으면 관리들이 고기잡을까 싶어서야

竹管鐵箸夾成 대통에다 쇠꼬챙이 가장귀를 만들어서
一穗須經一手爬 이삭하나 훑으려면 손이 한 번 꼭 간다네
北方打稻皆全 볏단째로 털어대는 북쪽지방 타작법을
豪快眞堪向汝誇 너희에게 자랑을 좀 했더라면 좋았을걸

處處沙田吉貝宜 곳곳마다 모래밭 목화 심기 알맞은 땅
玉川春織最稱奇 봄에 짠 옥천산이 제일 좋다고 하는게지
那將碌 輕輕展 어쩌하면 고무래로 살짝살짝 발라내어
落子調勻似置棋 바둑판에 바둑마냥 씨앗을 죽 골라낼까.
16. 탐진어가〔耽津漁歌〕


桂浪春水足鰻 계량에 봄이 들면 뱀장어 물 때 좋아
取弓船 碧 그를 잡으러 활배가 푸른 물결 헤쳐간다
高鳥風高齊出港 높새바람 불어오면 일제히 나갔다가
馬兒風緊足歸時 마파람 세게 불면 그 때가 올 때라네

三 裳廻四 來 세 물 때가 지나가고 네 물 때가 돌아오면
鵲 波沒舊漁臺 까치파도 세게 일어 옛 어대가 파묻힌다
漁家只道江豚好 어촌에 사람들은 복어만 좋다하고
盡放 魚博酒杯 농어는 몽땅 털어 술과 바꿔 마신다네

松燈照水似朝霞 물에 비친 관솔불이 아침노을 흡사한데
鱗次筒兒植淺沙 긴 통들이 차례로 모래물에 꽂혀 있네
莫遣波心人影墮 물속에 사람 그림자 비쳐들게 하지 말라
他句引赤胡 적호상어 그를 보고 달려들까 두렵구나

楸洲船到獺洲淹 추자도 장사배가 고달도에 묵고 있는데
滿載耽羅竹帽 제주산 갓 차양을 한 배 가득 싣고 왔다네
縱道錢多能善賈 돈도 많고 장사도 잘한다고 하지마는
鯨波無處得安恬 간곳마다 거센 파도 마음 놓을 때 없으리

兒女脘脘簇水頭 물머리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계징애들
阿孃今日試新 그 어미가 수영을 가르치는 날이라네
就中那箇花鳧沒 그 중에서 오리처럼 물속 헤엄치는 여자
南浦新郞納綵紬 남포 사는 신랑감이 혼수감을 보내왔다네

瓜皮革履滿回汀 작은 배 가죽신발 부두를 메웠는데
船帖今年受惠廳 올해에는 선첩을 선혜청에서 받는다네
莫道魚蠻生理好 어부들 살기가 좋아졌다고 말을 말라
桑公不赦小笭 종다래끼 하나도 그냥 둘 상공 아니란다

船初發鼓 종선이 떠나면서 북을 둥둥 울리고는
歌曲唯聞指?蔥 지국총 지국총 들리느니 뱃노래라네
齊到水神祠下伏 수신사 아래 가서 모두가 엎드려서
默祈吹順七山風 칠산바다 순풍을 맘속으로 비노라

漁家都喫絡蹄羹 어촌에서 모두가 낙지국을 즐겨먹고
不數紅鰕與綠 붉은 새우 녹색 맛살은 치지를 않는다
澹菜憎如蓮子小 홍합이 연밥같이 작은게 싫어서
治帆東向鬱陵行 돛을 달고 동으로 울릉도로 간다네

閣嵯峨壓政軒 육방관속 서슬이 성주를 압도학
朱牌日日到漁村 아전들이 날마다 어촌을 찾는다네
休將帖子分眞 선첩의 진짜 가짜 따질 것이 뭐라던가
官裏由來虎守門 관이란게 원래부터 문 지키는 호랑인데

弓福浦前紫滿船 궁복포 앞에는 나무가 배에 가득
黃腸一樹値千錢 황장목 한 그루면 그 값이 천금이라네
水營房子人情厚 수영의 방자놈은 인정이 두둑하여
醉臥南塘垂柳邊 수양버들 아래 가서 술에 취해 누워 있다
17. 양근을 잘라버린 서러움 〔哀絶陽〕


蘆田少婦哭聲長 노전마을 젊은 아낙 그칠 줄 모르는 통곡소리
哭向縣門號穹蒼 현문을 향해 가며 하늘에 울부짖길
不征不復尙可有 쌈터에 간 지아비가 못 돌아오는 수는 있어도
自古未聞男絶陽 남자가 그걸 자른 건 들어본 일이 없다네
舅喪已縞兒未 시아버지는 삼상 나고 애는 아직 물도 안 말랐는데
三代名簽在軍保 조자손 삼대가 다 군보에 실리다니
薄言往 虎守 가서 아무리 호소해도 문지기는 호랑이요
里正咆哮牛去 이정은 으르렁대며 마굿간 소 몰아가고
磨刀入房血滿席 칼을 갈아 방에 들자 자리에는 피가 가득
自恨生兒遭窘厄 자식 낳아 군액 당한 것 한스러워 그랬다네
蠶室淫刑豈有辜 무슨 죄가 있어서 잠실음형 당했던가
去勢良亦慽 민땅 자식들 거세한 것 그도 역시 슬픈 일인데
生生之理天所予 자식 낳고 또 낳음은 하늘이 정한 이치기에
乾道成男坤道女 하늘 닮아 아들 되고 땅을 닮아 딸이 되지
馬 豕猶云悲 불깐 말 불깐 돼지 그도 서럽다 할 것인데
乃生民思繼序 대 이어갈 생민들이야 말을 더해 뭣하리요
豪家終歲奏管弦 부호들은 일년내내 풍류나 즐기면서
粒米寸帛無所捐 낱알 한 톨 비단 한 치 바치는 일 없는데
均吾赤子何厚薄 똑같은 백성 두고 왜 그리도 차별일까
客窓重誦 鳩篇 객창에서 거듭거듭 시구편을 외워보네.
18. 송충이가 솔잎을 먹어치움 〔蟲食松〕


君不見天冠山中滿山松 천관산 가득 메운 소나무를 그대 보지 않았던가
千樹萬樹被重峰 천 그루 만 그루가 뭇봉우리 다 뒤덮고
豈惟老大鬱蒼勁 울창하고 굳굳한 늙은고목 뿐 아니라
每憐穉小羅 茸 다보록이 어린 솔도 예쁘게 자랐는데
一夜 蟲塞天地 하룻밤새 해충이 온 천지를 가득 메워
衆喙食松如 饔 뭇주둥이가 솔잎을 인절미처럼 먹었다네
初生醜惡肌肉黑 갓난 것도 볼썽 사납게 살빛이 까만 것이
漸出金毛赤斑滋頑兇 노란 털에 붉은 반점 갈수록 점점 흉측해져
始잡葉針竭津液 처음에는 잎을 먹어 진액을 말리고는
轉齧膚革成瘡癰 살갗까지 파고들어 옹이가 되게 하지
松日枯槁不敢一枝動 가지 하나 까딱 못하고 소나무 점점 말라붙어
直立而死何其恭 곧추서서 죽는 꼴 어찌 그리 공손한지
柯癩幹凄相向 연주창에 문둥병 걸린 가지 줄기 맞바라본들
爽 茂 嗟何從 시원한 바람 울창한숲을 어디 가서 찾을건가
天之生松深心在 하늘이 솔을 낼 때는 깊은 생각 있었기에
四時護育無大冬 사시사철 보살피고 한겨울에도 푸르르지
寵光隆渥出衆木 뭇나무 다 제치고 높은 사랑 받았는데
況與桃李爭華 복사꽃 오얏꽃과 시새울 까닭 있겠는가
太室明堂若傾 태실과 명당이 만약에 무너지면
與作脩梁矗棟來朝宗 마룻대 들보 감으로 가져다 쓰려 했던 것이고
漆齒流求若 突 왜놈이나 유구국이 만약에 덤벼오면
與作 巨艦催前鋒 큰 전함 만들어 적의 예봉 꺾으려고 했던 것인데
汝今私慾恣殄 네 욕심만 채우느라 지금 이리 죽여놨으니
我欲言之氣上衝 말을 하자니 내 기가 치받쳐 오른단다
安得雷公霹靂斧 어찌하면 뇌공의 벼락도끼를 가져다가
盡將汝族秉 炎火洪 鎔 네 족속들 모조리 잡아 이글대는 용광로에다 처넣어버릴까
19. 황칠 〔黃漆〕


君不見弓福山中滿山黃 궁복산에 가득한 황칠나무를 그대 보지 않았던가
金泥瀅潔生 光 깨끗한 금빛 액체 반짝반짝 윤이 나서
割皮取汁如取漆 껍질 벗기고 즙 받기를 윷칠 받듯 하는데
拱把 殘裳濫觴 아름드리 나무래야 겨우 한잔 넘친다
감箱潤色奪 碧 상자에다 칠을 하면 윷칠 정도가 아니어서
子腐 那得方 잘 익은 치자는 어림도 없다 하네
書家硬黃尤絶妙 글씨 쓰는 경황으로는 더더욱 좋아서
蠟紙羊角皆退藏 납지고 양각이고 그 앞에선 쪽 못쓴다네
此樹名聲達天下 그 나무 명성이온 천하에 알려지고
博物往往收遺芳 박물군자도 더러더러그 이름을 기억하지
貢苞年年輸匠作 공물로 지정되어 해마다 실려가고
胥吏徵求奸莫防 징구하는 아전놈들 농간도 막을 길 없어
土人指樹爲惡木 지방민들 그 나무를 악목이라 이름학
每夜村斧潛來 밤마다 도끼 들고 몰래 와서 찍었다네
聖旨前春許 免 지난 봄에 성상이 공납 면제하였더니
零陵復乳眞奇祥 영릉복유 되었다니 이 얼마나 상서인가
風吹雨潤長 바람 불고 비 맞으면 등걸에서 싹이 돋고
擢秀交靑蒼 가지가지 죽죽 뻗어 푸르름 어울어지리.
20. 여름에 술을 대하다 〔夏日對酒〕

后王有土田 임금이 땅을 가지고 있는 것이
譬如富家翁 말하자면 부잣집 영감 같은 것
翁有田百頃 영감 밭이 일백 두락이고
十男各異宮 아들 열이 제각기 따로 산다면
應須家十頃 당연히 한 잡에 열 두락씩 주어
飢飽使之同 먹고 사는 형편을 같게 해야지
男呑八九 교활한 녀석이 팔구십을 삼켜버리면
癡男庫常空 못난 자식은 곳간 늘 비기 마련이고
男粲錦服 교활한 녀석이 비단옷 찬란할 때
癡男苦 못난 자식은 병약에 시달리겠지
翁眼苟一 영감이 눈으로 그 광경 보면
惻?酸其衷 불쌍하고 소이 쓰리겠지만
任之不整理 맡겨버리고 직접 정리를 않았기에
宛轉流西東 서쪽 동쪽 제멋대로 돼버린 게지
骨肉均所受 똑같이 받은 뼈와 살인데
慈惠何不公 사랑이 왜 불공정한가
大綱旣 근본이 무너져버렸기에
萬事窒不通 만사가 따라서 꽉 막힌 것이지
中夜拍案起 한밤중에 책상을 치고 일어나
歎息瞻高穹 탄식하며 높은 하늘을 본다네
芸芸首黔者 많고 많은 머리 검은 자들
均爲邦之民 똑같은 나라 백성들인데
苟宜有徵斂 마땅히 무엇인가 거두어야 할 때면
矣是富人 부자들을 상대로 해야 옳지
胡爲剝割政 어찌하여 피나게 긁어가는 일을
偏於庸 倫 유독 힘 약한 무리에게만 하는가
軍保是何名 군보라는 것은 대체 무엇인지
作法殊不仁 자못 좋지 않게 만들어진 법이야
終年力作苦 일년 내내 힘들여 일을 해도
曾莫庇其身 제몸 하나 가릴 길이 없고
黃口出胚胎 뱃속에서 갓 태어난 어린 것도
白骨成灰塵 백골이 진토가 된 사람도
猶然身有 그들 몸에 요역이 다 부과되어
處處號秋旻 곳곳에서 하늘에 울부짖고
寃酷至絶陽 성기까지 잘라버릴 정도니
此事良悲辛 그 얼마나 비참한 일인가
戶布久有議 호포문제도 오랜 논의 끝에
立意差停勻 제법 평등한 안을 세워
往歲平壤司 작년에 평양감영에서
薄試裳數旬 겨우 몇십일 시험하다 말았다네
萬人登山哭 만인이 산에 올라 통곡하거니
何得布絲綸 무슨 재주로 왕의 말씀 선포하리
格遠必自邇 먼 곳 가려면 가까운 데서 시작하고
制疏必自親 소원한 자 다스리려면 가까운 자부터 해야지
如何 具 어찌하여 고삐와 굴레를 가지고
先就野馬馴 야생마부터 먼저 길들이려 드는가
探湯乃由沸 놀라 손떼는 것은 물이 끓기 때문
計謀那得伸 소기의 목적을 어떻게 달성하랴
西民久掩抑 서쪽 백성들 오랜 세월 억눌리어
十世 簪紳 열 대를 두고 벼슬 한 장 없으니
外貌雖愿恭 겉으로야 공손한 체할망정
腹中常輪 뱃속은 언제나 불평불만이지
漆齒昔食國 왜놈들 먼저 나라 삼켰을 때
義兵起 의병이 일어나 활약했지만
西民獨袖手 서쪽 백성들은 수수방관했는데
得反諒有因 그렇게 갚은 것 원인이 있어서지
念腸內沸 생각하면 할수록 속이 끓어올라
通音求反眞 술이나 진탕 마시고 천진 되찾으려네

耕者必蓄食 농가엔 반드시 식량을 비축하여
三年蓄一年 삼년이면 일년치를 비축하고
九年蓄三年 구년이면 삼년치를 비축하여
檢發以相天 곡식 풀어 백성 먹여 살리는건데
社倉一濫觴 한번 사창이 시작된 후로
萬命哀顚連 불쌍하게도 수많은 목숨 떠돌이 됐지
債貸須兩願 빌려주고 빌리는 건 두 쪽이 다 맞아야지
强之斯不便 억지로 시행하면 그건 불편한거야
率土皆掉頭 천하 백성이 다 머리 흔들지
一夫無流涎 군침 흘리는 자는 한 명도 없어
春蠱受一斗 봄철 좀먹은 것 한 말 받고
秋 二斗全 가을에 정미 두 말을 갚는데
況以錢代蠱 더구나 좀먹은 쌀값 돈으로 내라니
豈非賣 錢 정미 팔아 돈으로 낼 수 밖에
餘肥奸 남은 이윤은 교활한 관리 살찌워
一宦千頃田 환관 하나가 밭이 천 두락이고
楚毒歸圭 백성들 차지는 고생뿐이어서
割剝紛 鞭 긁어가고 벗겨지고 걸핏하면 매질이라
鍋旣盡出 가마솥 작은 솥을 모두다 내놨기에
粥犢亦牽 자식이 팔려가고 송아지도 끌려간다네
休言備軍儲 군량미 비축한다 말도 말게나
此語徒 그 말은 교묘하게 둘러맞추는 말일 뿐
封庫逼歲除 섣달 그믐 임박해서 창고문 닫아 걸고
傾 在春前 새봄이 되기 전에 곳간이 바닥나니
僅數月 쌓아 둔 기간은 겨우 몇 달 뿐이요
通歲常 然 그 나머진 일년 내내 비어있는 꼴이지
軍興本無時 언제 어찌 될지 몰라 대비라면
何必巧無愆 그 때만 꼭 탈 없으란 법 있다던가
休言給農 농가 식량 대준다는 그 말도 하지 말게
慈念太勤宣 지나치게 사랑을 베푸는 소리로세
兒女旣析産 자년들이 제각기 살림을 났으면
父母許自專 부모로선 넌지시 저희들 하는 대로
靡嗇各任性 헤프거나 아끼거나 저들 성격에 맡겨야지
何得察粥 죽 쑤어라 뭘해라 간섭할게 뭐라던가
願從夫婦議 부부끼리 상의해서 하는 것을 좋아하지
不願父母憐 부모의 사랑은 바라지도 않는다네
常平法本美 상평의 법이 원래 좋았는데
無故遭棄捐 아무런 까닭없이 버림을 당했으니
已矣且飮酒 다 두고 술이나 마시자꾸나
百壺將如泉 백 병 술이 샘물같이 되게

春塘歲試士 해마다 춘당대에서 과거시험 보이는데
萬人爭一場 수많은 사람이 한 자리에서 겨루니
縱有百離婁 눈 밝은 이루가 백명 있어도
鑑視諒未詳 낱낱이 감시할 수 없는 일이지
任施紅勒帛 붉은 색으로 멋대로 그어버리고
取準朱衣郞 당락은 오로지 시관 손에 달렸다네
奔 落九天 유성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면
萬目同瞻昻 모든 사람이 다 쳐다보기 마련이지
敗法啓倖心 법을 깨고 요행심만 길러
擧世皆若狂 온 세상이 모두 미친 듯하다네
于今識者論 지금 와서 식자들 말로는
追咎卞季良 옛날 변계량을 탓한다네
詩格本卑陋 원래 격조가 낮은 시로
流害浩茫洋 너무 엄청난 해독을 끼쳐
村村坐夫子 마을마다 앉아 있는 선생들이
敎授非漢唐 한과 당의 것은 가르치지 않고
何來百聯句 어디서 온 것인지 백련구만
吟誦方滿堂 읊고 외우느라 방안이 가득하고
項羽與沛公 항우 그리고 패공에 관한 것만
支離連篇章 지루하게 쓰고 또 쓰고 한다네
姜柏放豪嘴 강백은 입부리가 호탕했고
盧兢抽巧 노긍은 기교한 표현 잘했는데
終身學如聖 한평생을 그 짓만 배웠지
逝不窺蘇黃 소동파 황정견은 엿보려 들지 않아
又昧時世粧 한 시대를 장식할 줄 몰랐다네
世世不成名 대를 이어 이름 하나 못 이루고도
猶未歸農桑 돌아가 농사짓지도 않았는데
選擧且未論 뽑히고 말고는 고사하고
文字尙天荒 문자래야 아직 미개 상태였지
那將萬箇竹 어찌하면 대나무 만 그루로
束 千丈長 천 길 되는 빗자루를 만들어
盡掃秕 塵 쭉정이 먼지 따위 싹싹 쓸어서
臨風一飛 한꺼번에 바람에 날려버릴까

山嶽鍾英華 산악이 영재를 만들어낼 때
本不揀氏族 씨족을 가려서 만들 리 없고
未必一道氣 한 가닥 도기가 반드시
常抵崔盧腹 최노의 뱃속에만 있으란 법 없지
寶鼎貴顚趾 솥은 솔발이 뒤집혀야 좋고
芳蘭生幽谷 난초도 깊은 골짝에서 나는 법
魏公起叱嗟 위공은 비첩의 소생이었고
希文河葛育 희문도 개가녀 아들이었으며
仲深出瓊海 중심은 먼 변방에서 났지만
才猷拔流俗 지모가 모두 세상에서 뛰어났거늘
如何賢路隘 어찌하여 등용 길이 그릳 좁아
萬夫受局促 수많은 사람들 뜻을 펴지 못할까
唯收第一骨 오직 제 일골만 수용을 하고
餘骨同隸僕 나머지 품골은 종처럼 대하기에
西北常 眉 서북 사람들 늘 얼굴 찡그리고
庶孼多痛哭 서얼들은 많이 통곡하지
落落數十家 당당한 수십 가문이
世世呑國祿 대대로 국록을 먹어왔는데
就中 邦朋 그 중에서 패가 서로 갈리어
殺伐互 覆 엎치락뒤치락 서로 죽이며
弱肉强之食 약자의 살을 강자가 먹고는
豪門餘五六 대여섯집 남아 거드름 떠는데
以玆爲卿相 경상도 그들이 다하고
以玆爲岳牧 악목도 그들이 다하고
以玆司喉舌 후설 맡은 자도 그자들이고
以玆寄耳目 이목 노릇도 그들이 다하며
以玆爲庶官 모든 관직도 그들이 다 해먹고
以玆監庶獄 그들이 나서서 옥사도 살핀다네
遐氓産一兒 하시골 백성 아들 하나 낳아
俊邁停鸞鵠 빼어난 기품 난곡 같고
兒生八九歲 팔구세 되도록 자라서는
氣志如秋竹 지기가 가을철 대나무 같아
長 問家翁 아비 앞에 꿇어앉아 묻기를
兒今九經讀 이 자식 지금 구경을 다 읽고
經術冠千人 경술이 누구보다 으뜸이오니
入弘文錄 홍문관에 들어갈 수 있겠는지요
翁云汝族卑 아비 말이 너는 지체가 낮아
不令資啓沃 임금을 곁에서 돕게 않는단다
兒今挽五石 이 자식 지금 큰 활을 당기고
習戎如 穀 무예가 극곡과 같으니
庶爲五營帥 그러면 오영의 장수나 되어
馬前樹旗纛 말 앞에다 대장기를 세워보렵니다
翁云汝族卑 아비 말이 너는 지체가 낮아
不許乘笠 장군 수레도 타게 않는단다
兒今學吏事 이 자식 지금 관리 사무를 배워
上可 黃續 공황의 뒤를 이을 만하오니
應須佩郡符 그냥 고을살이 인끈이나 차고
終身厭粱肉 죽도록 고량진미 즐기오리다
翁云汝族卑 아비 말이 너는 지체가 낮아
不管循與酷 순리도 혹리도 네겐 상관 안돼
兒乃勃發怒 자식놈 그제서야 노발대발 하면서
投書毁弓 책이고 활이고 던져버리고
蒲與江牌 쌍륙놀이와 골패놀이
馬弔將蹴鞠 마작놀이와 공기차기놀이로
荒嬉不成材 허랑방탕 아무 것도 되지 못하고
老悖沈鄕曲 시골구석에 늙어 파묻혀버리지
豪門産一兒 부호 집안은 자식 하나 낳아
桀 如驥 헌걸차기 천리마 같고
兒生八九歲 그 아이 팔구세가 되어
粲粲被 服 예쁘장한 옷을 입고 다니면
客云汝勿憂 객들 말이 너는 걱정없다
汝家天所福 너희 집은 하늘이 복내린 집익
汝爵天所定 네 벼슬도 하늘이 정해놓아
淸要唯所欲 청관 요직 욕구대로 되리니
不須枉勞苦 무단히 헛고생 해가면서
續文如課督 글공부 일과 삼아 할 것 없고
時來自好官 때가 되면 좋은 벼슬은 저절로이니
札翰斯僞足 편지장이나 쓸 줄 알면 족하다
兒乃躍然喜 그 아이 깡충깡충 좋아라고
不復窺書 마작이며 골패라던지
象棋與雙陸 장기 바둑 쌍륙에 빠져
荒嬉不成材 희롱해롱 인재 못 되고 말지
節次 金玉 절차 따라 금마 옥당 오른다해도
繩黑未曾施 먹줄 한 번 못 맞아본 나무가
寧爲大厦木 어떻게 큰 집 재목 될 것인가
雙兒俱自暴 두 집 자식 다 자포자기로
擧世無賢淑 세상천지에 어진 자라곤 없어
深念焦肺肝 곰곰 생각하면 속만 타기에
且飮杯中 또 술잔이나 들어 마신다네

21. 중이 소나무를 뽑는 노래 〔僧拔松行〕


白蓮寺西石 峰 백련사 서쪽편에 석름봉이 있는데
有僧 行拔松 이리저리 걸어다니며 솔을 뽑는 중이 있어
穉松出地裳數寸 어린 솔 돋아나서 두어 치 자라게 되면
嫩幹柔葉何 茸 연한 줄기 부드러운 잎 어찌 그리 무성한지
孀孩直須深愛護 어린애를 다루듯이 조심조심 가꾸어야
老大 復成?龍 자라서 구불구불 용과 같은 재목 될 텐데
胡爲觸目皆拔去 어찌하여 보이는 족족 모두 다 뽑아버려
絶其萌蘗湛其宗 씨도 종자도 안 남기고 없애려고 들기를
有如田翁荷鋤携長裳 마치 농부가 호미 메고 가래 들고
力除 勤爲農 농사 위해 한사코 잡초를 뽑아 없애듯이 하는가
又如鄕亭小吏治官道 또 어쩌면 향정의 아전들이 관도를 닦으면서
剪伐茨棘通人 사람이 소통하도록 가시덤불 쳐버리듯 하는가
又如蔿敖兒時樹陰德 또 어쩌면 위오가 어린 시절 음덕을 쌓으려고
道逢毒蛇殲殘凶 길에서 만난 독사를 죽이는 듯이 한단 말인가
又如 ¿怪鬼披赤髮 또 어쩌면 마귀가 용을 쓰고 북은 머리 산발하고서
拔木九千聲 떠들어대며 구천 그루 나무를 뽑듯이 하는가
招僧至前問其意 중을 불러 앞에 세우고 그 뜻을 물었더니
僧咽不語淚如농 목이 메어 말을 못하고 눈물만 맺네그려
此山養松昔勤苦 옛날에는 이 산에 애를 써서 솔을 길러
梨芯 遵約恭 승려 비구 할 것 없이 약속을 잘 지키며
惜薪有時餐冷飯 땔나무 아끼느라 때로는 냉반 먹고
巡山直至鳴晨鐘 새벽종이울 때까지 산을 돌며 살폈기에
邑中之樵不敢近 읍내의 나무꾼들 얼씬을 못했는데
乃村斧 其鋒 하물며 마을사람 도끼날이 범했으리
水營小校聞將令 수영의 졸개가 장군 명령 듣고서는
入門下馬氣如蜂 땅벌 같은 기세로 말에서 내려 들어오더니
枉捉前年風折木 작년에 바람에 꺾인 나무를 잡고서는
謂僧犯法撞其胸 중이 법을 범했다고 가슴을 쥐어박아
僧呼蒼天怒不息 하늘 불러 호소했지만 그의 성냄 풀리지 않아
行錢一萬裳彌縫 돈 일만 냥 집어주고 겨우 때워 넘겼는데
今年斫松出港口 금년에는 솔을 베어 항구로 내려가면서
爲言備倭造 왜놈 막을 큰 배를 만든다고 하더니만
一葉之舟且不製 조각배 한 척도 만들지 않고서는
只 我山無舊容 옛 모습 볼 수 없게 우리 산만 망쳤다네
此松雖穉留則大 이 소나무 어리지만 그냥 두면 커지리니
拔出禍根那得 화근을 뽑는 일을 게을리하면 안 되지요
自今課拔如課種 그 전에 솔 심듯이 지금은 다 뽑아버리고
猶殘雜木聊禦冬 잡목이나 남겨두어 겨울을 나렸더니
官帖朝來索榧子 아침에 관첩 내려 비자를 찾는다니
且拔此木山門封 그 나무마저 뽑아버리고 산문을 봉하리라.
22. 호랑이 사냥 노래


五月山深暗草莽 오월에 산이 깊고 풀숲이 우거지면
於 穀子須 乳 호랑이가 새끼 치고 젖을 먹여 기르는데
已空狐兎行博人 여우 토끼 다 잡아먹고 사람까지 덮치려고
離棄窟穴橫村塢 제 굴을 벗어나서 마을에 설친 통에
樵蘇路絶 ¿停 나뭇길도 다 끊기고 김매기도 못하고서
山氓白日深閉戶 산골 백성 대낮에도 방문을 굳게 닫고
婦悲啼思 刃 홀어미 된 자 슬피 울며 칼 꽂을 일을 생각하고
勇夫發憤謀張弩 용감한 자 분이 나서 활을 당겨 잡으려 들면
縣官聞之心惻然 그 소식을 들은 현관 불쌍한 맘이 들어
勅發小校催獵虎 졸개들을 동원하여 범사냥을 나서란다네
前驅 出一村驚 앞몰이꾼 나타나면 온 마을이 깜짝놀라
丁男走藏翁被虜 장정들은 도망가 숨고 늙은이만 붙들리는데
小校臨門氣如虹 문에 당도한 졸개들 무지개같은 기세로
亂 粉似雨 호령하며 몽둥이질 빗발치듯 하기 때문에
烹?殺猪喧四隣 닭 삶고 돼지 잡고 이웃이 떠들썩하게
糧設席走百堵 방아찧고 자리 깔고 야단법썩이 난다네
討醉爭傾象鼻彎 꼬부라진 코가 되게 취하도록 퍼마시고
聚軍雜 ?累鼓 군졸들 모아놓고 계루고를 쳐대는데
里正縛頭田正 이정은 머리 싸매고 전정은 넘어지고
拳飛 落朱血吐 주먹질 발길질에 붉은 피를 토한다네
斑皮入縣官啓齒 호랑이 가죽 들어오면 사또는 입 벌리고
不費一錢眞善賈 돈 한 푼 안 들이고 장사를 잘 했단다네
原初虎害誰入告 애당초 호랑이 피해 알린 자가 누구더냐
巧舌 受衆怒 주둥이로 까불다가 뭇사람 노여움 샀지
猛虎傷人止一二 맹호에게 다쳐보았자 한 두 사람이 고작일텐데
豈必千百罹此苦 천백 명이 그 괴로움 당할 것이 뭐란 말인가
弘農渡河那得聞 홍농에서 자식 곡한 일 그대는 못 보았나
泰山哭子君未覩 태산에서 자식 곡한 일 그대는 못 보았나
先王蒐 各有時 선왕들은 사냥을 해도 제각기 때가 있어
夏月安苗非習武 여름철에는 안묘이지 군사훈련 아니었네
生憎悍吏夜打門 밤에도 문짝 치는 가증스런 그 관리들
願留餘虎以禦侮 남은 호랑이 두었다가 그들이나 막았으면.
23. 연을 심는 사연


種花莫種蓮 꽃 심어도 연일랑 심지 마세
朱華冒 泥 붉은 꽃 흙탕물 뒤집어쓰느니
亦有吉光鳥 또 길광이라는 새가 있어
枳棘枝間樓 가시나무 가지에 살기도 한다네
鉛刀不割肪 납칼은 기름덩어리도 못 자르면서
墅以交趾犀 칼집은 교지산 무쇠가죽이기도 하며
凌波七寶말 사뿐사뿐 칠보단장 버선으로
葛 凄凄 처량하게 짚신을 신기도 하고
玲瓏碧瑟珠 영롱하고 푸르고 선명한 진주를
藁索來穿兮 새끼줄에다 꿰기도 한다네
嗟嗟朱氏子 아 가여워라 주씨집 딸이
乃爲 人妻 바로 문둥이 아내가 되다니
玉顔澹嬋娟 관옥 같은 얼굴 그리도 아름다운데
肉眼嗟獨迷 속된 눈구멍 어찌 그리 어두울까
紅詞 蕩 사랑노래 제 아무리 무르익고
瑟秦東齊 배불러 피리 거문고 북적대도
平生燕婉求 내 평생 아름다운 짝 바랬더니
戚施到河西 꼽추가 하서에 오다니
饅頭雖團圓 만두가 비록 동글동글하다지만
湯餠誰三臍 떡국이 있는 데야 누가 후회하리
嗟嗟朱氏子 아 가여워라 주씨의 맏딸이여
夜夜燈前啼 밤마다 등불 앞에서 운다네
物有不相遇 서로가 맞는 짝을 만나지 못하면
千載含悲悽 천년을 두고 슬픔에 잠겨 있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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