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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외무고시는요~~??
wate**** 조회수 6,104 작성일2004.10.22
안녕하세요^^
이번에 외대 서반아어과 2학기 수시로 합격한 학생입니다.

제 꿈이 외교관인데요;;
정외과를 간건 아니지만, 부전공으로 정외과를 선택해서
외무고시 공부하려고 지금 생각중이에요.

제 목표는 크지만요~~
대학생활하면서 외무고시 합격하는 겁니다;; 후훗~~

근데 정말 하나도 모르거든요;;
외교관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수능 안 치니까 지금부터 쪼끔씩 알아보려고 하지만
님들의 도움이 필요해요~~

저... 뭐부터 어떻게 시작하면 될까요?
조언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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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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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신 열심답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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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적인 자료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 고등학생이시니 아래의 글을(외무고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에게 한답변)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군요


제 개인적인 경험에서 말씀드리는 충고입니다. 일단 대학은 반드시 가시기 바라고 외시와 비교적 관련이 있는 학과를 택해서 좋은 대학에 가서 공부를 하시길 바랍니다.

일단 대학에서의 공부가 아쉬워서 대학 안가고 외시 공부를 한다고 하시는데 이는 크게 잘못된 생각이라고 제가 설명드리고 싶습니다. 아직까지 대학을 안 나오고 외무고시에 붙은 사람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후 한 명도 없습니다. 물론 상업고등학교를 나와 외시를 붙으신 분이 있지만 이 분은 가정형편상 다니지 못했고 이후 성균관대 야간과정을 마쳐 대학 졸업장을 쥐고 외교관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아직 우리나라가 안정이 안 되어 있었고 막 개발단계인 30여년 전 이야기입니다.

아직 고등학생으로써 대학에서의 공부가 시간낭비라고 생각이 들겠지만 대학에서 배우는 교양지식과 인문학(역사,철학,문학,외국어)과 사회과학적 소양(정치학,국제정치학,경제학,법학)등은 밖에서는 절대로 배울 수 없는 20대 초반에만 얻을 수 있는 소중한 자산입니다. 이것을 포기하고 여기에 대한 기본 토대가 쌓이지 않은 채 외시만 한다면 외시준비기간은 길어질 것이며 합격도 요원할 것이고 결국 후회할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시험에서 대학은 안 나오고 고시를 보실 수는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를 생각하신 것 같은데...솔직히 이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대학에서 교수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부를 하며 또래 학우들과 이야기, 토론을 하고, 독서를 하여 지식을 축적하고, 글을 써서 생각을 정리하는 이 모든 것들은 단순히 고시 공부뿐 아니라 자신의 인생관을 정립하고 가치관을 갖는 대에도 아주 아주 중요합니다.

아울러 외무고시 과목은 엄밀히 말하면 100% 대학 공부와 관련이 있습니다. 영어, 국제정치학(외교사 포함), 국제법(국제경제법 포함), 경제학(국제경제학 포함), 제2외국어 등을 가장 잘 공부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대학입니다. 요즘에는 학력 저하로 좀 의미가 무색해졌지만 지성의 전당이라는 대학 교육은 포기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기왕이면 좋은 대학, 그리고 관련 학과를 가는 것이 외시 준비에 대한 과목 공부뿐 아니라 외시 준비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강력하게 추천을 합니다. 예전과 같이 무슨 절에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아주 어리석은 짓이 되었고 시사적인 문제와 최근 동향, 그리고 교수님들의 최근 논문등을 통해 공부하는게 효과적이므로 이 또한 대학생활을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외무고시나 각종 고시의 시험문제 출제진들이 대학교수라는 점을 혹시 모르는 건 아닌지요?

얼마나 빨리 붙기를 원하시는지 모르겠지만 과거와 달리 최근의 외무고시는 합격자 평균 연령이 만 26-29세 가량입니다. 군복무 의무가 없는 여성은 올해(2003) 합격자중 주로 1976-1978년 생이 몰려 있고 남성은 1974-1977에 몰려 있습니다.

지성의 전당이고 무한한 기회를 제공하는 대학생활을 너무 경시하는 건 아닌지, 아직 생활을 해보지도 않았는데 왜 벌써 포기하려 하는지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강력하게 말리고 싶군요. 아울러 외무고시의 영어 문제는 토익, 토플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로 나오고 있습니다. 1차 시험에서 토익, 토플이 중요하지만 그 정도의 수준은 대학을 안가고 목숨 걸 정도로 힘들지는 않습니다. 또한 일본어 자격증 등은 외무고시 합격에 있어서 어떠한 가산점도 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학에서 배운 폭넓은 교양은 나중에 외국 외교관과의 사교, 업무에서 엄청난 무기로 이용됩니다. 말이라는 것, 단순히 기계처럼 번역만 필요하면 통역을 고용하면 되지만 말은 결국 그 문화를 통해 이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폭넓은 주요 문화권에 대한 이해와 보편적인 인간, 사회의 이해(인문/사회과학)는 필수입니다. 다른 나라 외교관의 경우도 그 나라에서 우수한 인재로 꼽히고 교양 수준이 높은데 고시만 준비하여 주변배경지식 없이 그들을 대하게 된다면 그들과의 협상이나 업무에서 아주 불리해질 것에는 틀림없습니다. 사람을 다루는 일에는 일단 사람들과 친해져야 하는데 그 기본 수단과 척도는 바로 교양 수준이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외무고시 하면 언어만 생각하나 막상 중요한 것은 다른 사회과학 과목이 아주 어렵고 과락이 많이 나온다는 사실입니다. 수능이라는 것이 대학수학능력의 준말인 만큼 대학에서의 수학능력은 기본입니다. 이러한 수학능력없이, 즉 대학생활 경험없이 외무고시를 본다는 것은 초등학교 졸업생이 마치 대학입시용 미적분이나 논술만 바로 준비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세속적인 말이지만 좋은 대학, 관련학과를 나오면 나쁠 것이 없습니다. 많은 사람을 알게 되고(인맥), 그 중에 우수한 인재들과 이야기를 하고 사교를 하면서 좋은 지식과 가치관을 공유하고(이것은 정말로 소중한 것입니다), 그리고 우수한 인재들을 보았을 때 자신이 보잘 것 없음을 깨달으며 겸손해지며 그들을 보고 자극받아 자기 개발에 박차를 기울이게 된다는 점에서 기왕이면 좋은 대학을 가는게 필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음으로 양으로 학벌이 작용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외교부 내에서도 서울대 출신이 절반 이상이라는게 현실이므로 가급적 좋은 대학을 가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외무고시는 어짜피 20대 중후반에 승부를 봐야 하는 시험입니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습니다. 10대 말에는 우선 대학을 들어가는 게 우선순위라고 생각이 듭니다. 대학에 가셔서 충분히 교양을 쌓고 공부를 하신 다음 진정으로 외교관이 나의 길인가 진지한 성찰을 하시고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습니다. 외무고시라는게 짧아야 2-3년, 보통 4-5년, 길면 6년 이상 걸리는 아주 어려운 시험이니까요. 일단은 입시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시기 바랍니다. 외시나 외교관에 대한 관심이 있으면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내용출처(검색한 곳=이번 답변자 아님) : 2003년 외무고시에 합격하고 현재 신임 외교관 연수를 받는 사람으로서 개인적인 경험과 주변 사례에 근거하여 올린 글입니다. 대학진학은 꼭 하시길 바랍니다.

2004.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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