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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종로일대나 피맛골 맛집 추천좀 해주세요..
rnd1**** 조회수 75,615 작성일2008.08.20

종로쪽.. 이왕이면 피맛골이면 더 좋겠구요...

 

대략 10명에서 15명 정도 자리할 수 있는 맛집 추천좀 부탁드릴께요...

 

종각역이나, 종로3가.. 피맛골... 장소는 다 괜찮구요...

 

식사와 술을 함께 할 수 있는 곳이면 더더욱 좋겠습니다... ^^

 

지도까진 아니어도 조금 자세한 길 안내와 가게 이름까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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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jk1****
달신
음식점, 맛집 9위, 한국사, 사회, 도덕 분야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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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밋골의 맛집을 찾아서

 

●열차집 빈대떡 한 접시에 소주 한 병이 그리울 때 찾게 되는 곳. 올해로 56년째 빈대떡의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02-734-2849 ●대림식당 피맛골에서 술과 함께 밥도 즐길 심산이라면 찾을 만한 곳. 생선구이 하나로 일대를 평정했다. 삼치구이백반·굴비구이백반 각5000원. 02-739-1665 ●함흥집 45년 경력의 고갈비가 특히 맛있는 집. 살이 통통히 오른 고등어가 석쇠에서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익는다. 02-735-2609 ●청진식당 불고기와 오징어볶음으로 유명하다. 셋이 가서 불고기 2인분에 오징어볶음 1인분을 주문해 3분의 2 가량 먹은 뒤 둘을 섞어서 먹고 마지막으로 밥을 비벼 먹는 것이 정석. 02-732-8038 ●남도식당 소박하고 저렴한 상차림으로 광화문 일대 직장인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터줏대감. 정성스레 지은 현미밥이 나오는 한정식백반이 4500원, 연탄아궁이에서 구워 내오는 고추장양념삼겹살 한 접시에 7000원. 02-734-0719 ●대성양곱창 피맛골뿐 아니라 청진동에서 양곱창구이를 가장 맛있게 하는 집. 양구이는 1만5000원, 곱창구이는 1만3000원을 받는다. 02-730-5602 ●신승관 중국 화교가 3대째 이어가는 중식당. 춘장에 물을 섞지 않아 자장 맛이 진하고 특히 시금치, 토마토 등을 섞어 만든 물만두가 유명하다. 02-735-9955

술 마실 자리가 부쩍 많아진 요즘, 회사와 집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피맛골을 찾는 횟수도 잦아졌다. 오늘도 오랜만에 만난 친구 녀석들과 함께 교보빌딩 뒤편으로 향했다. 고작 두 사람이 지나쳐도 쉽게 어깨를 부딪치게 되는 비좁은 골목. 오랜만에 밟은 피맛골 길에는 예전엔 없던 낯선 간판이 몇 보인다. 에스프레소 전문점, 어묵과 정종을 파는 프랜차이즈 주점, 화롯불에 고기를 구워 먹는 실로 ‘댄디한’ 고깃집. 깔끔하고 정갈하긴 해도 왠지 피맛골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빈대떡과 굴전이 맛있어 평소 부슬비 추적추적 내리는 날에 3차쯤으로 오게 되는 ‘열차집’이 이번엔 1차 장소로 낙점됐다. 이른 시간인데도 자리가 없다. 주인은 2층에 자리가 있다며 올라가란다. 말로만 듣던 2층 ‘연회석’은 꽤 넓었다. 탁자 간격도 여유 있고 심지어 바닥도 깨끗하다. 하지만 ‘이건 아닌데’ 싶었다. 피맛골의 미덕은 ‘꾀죄죄함’이 아니던가.

내친 김에 피맛골의 미덕을 논하는 것으로 술자리는 시작됐다. 무역회사에 다니는 친구 A 왈, “실내는 빈대떡 부치는 연기로 뿌옇고 술꾼들이 내는 소음으로 가득해야 해.” 한때 소줏집을 열었다 망한 경력이 있는 B가 답한다. “탁자 공간은 안주 두세 가지를 함께 올려놓기에 살짝 좁아야 하지.” 나도 한술 거들었다. “엉덩이 겨우 걸칠 만한 긴 나무의자가 빠지면 안 돼. 그것도 다닥다닥 붙어 있어 뒷자리 손님과 등을 맞대야 제 맛 아닐까.” 일찍부터 술기운이 오른 C 녀석은 ‘남도식당’의 연탄돼지불고기와 부드러운 현미밥은 왜 빼놓느냐며 성질을 부린다.

사실 인사동 언저리(서피맛골)와 종로 3가 피카디리극장에서 이어지는 또 다른 피맛골(동피맛골)이 식객과 주객에게 외면받는 건 이런 정겨운 분위기가 사라졌기 때문일 게다. 두 곳 다 인스턴트 음식 같은 싸구려 안주를 내건 주점과 게임방, 성인 PC방, 싸구려 여관으로 점철되어 있다. 동·서 피맛골은 인간의 욕정이 만들어낸 어둠의 흔적에 지배된 지 벌써 오래다.
많은 사람이 정과 추억이 아련한 공간에서 술잔을 주고받고 소박한 밥상을 즐기려고 교보문고 뒤편 피맛골로 모인다. ‘순례’의 근원은 아무래도 맛보다 분위기다. 사실 피맛골에서 내는 음식 중 절대미각 차원에서 볼 때 10점 만점에 8점 이상을 받을 집이 과연 몇이나 될까. ‘청진식당’의 불고기와 오징어볶음을 먹으면서 이 집은 화학조미료를 썼네 안 썼네, 한우 대신 수입 냉동육을 써서 고기가 질기네 어쩌네 이런 얘기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열차집에서 나온 뒤 “기름기로 똘똘 뭉친 안주가 당긴다”는 한 녀석의 억지에 못 이겨 ‘대성양곱창’으로 자리를 옮기려는 찰나, 또 다른  녀석이 한숨과 함께 내뱉는다. “참 잘도 올라간다. 이젠 종로마저 대형 주상복합 건물에 무릎을 꿇는구나.” 그러고 보니 최근 몇 년 사이에 각종 대형 건물이 들어서며 피맛골도 조각조각 잘라져 나갔다.

원래 피맛골은 이른바 ‘아랫것’들이 양반, 관리 등 ‘높으신 분’을 피해 다니던 뒷길이었다. 피맛골이라는 명칭도 ‘말을 피하다(避馬)’에서 유래했다. 예로부터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꼴불견을 두고 흉을 보던 서민의 골목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높으신’ 빌딩이 아랫사람의 터전까지 치고 들어오는 형국이다. 열차집에서 목에 털어넣은 소주 일곱 잔 탓일까. ‘피맛골의 훼손(개발)은 서민문화의 말살’이라는 누군가의 말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대성양곱창은 도톰한 곱창의 두께와 속을 꽉 채운 곱으로 절대 실망시키는 법이 없어 자주 찾는 집. 다른 곱창집과 달리 마지막에 양념 소스를 살짝 뿌려줘 적당히 매콤하고 간간해 끝없이 소주를 부른다. 이곳에서 친구 녀석들과 나눈 화두는 ‘도대체 피맛골의 진정한 주인은 누구냐’는 것이었다. 언젠가부터 피맛골은 선입견 가득한 골목이 되어 버렸다. 40~50대 이상에겐 국부(國富)를 늘리기 위해 열심히 일한 뒤 뒤풀이한 곳으로 남아 있고, 386세대에게는 젊은 시절 시대를 치열하게 고민했던 구국의 집합소였다. 언론에선 이 길이 마치 문인과 화가, 한량만의 아지트였던 것처럼 ‘판타지’를 씌운다.

피맛골을 드나드는 이들은 이처럼 편향된 해석을 내키지 않아 한다. 피맛골은 그저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다. 우리 자신에 비해 크게 잘난 것도 없고 못난 것도 없는 평범한 군상이 모여 편하게 한 끼 먹고 술 한 잔 건네는 그런 곳이다. 서민의 일상이 날것 그대로 꿈틀대는 밥벌이의 고달픔, 세상의 허장성세를 중구난방으로 떠들어 댈 수 있는 소박한 현장일 뿐이다. 여기에 임대료 비싸기로 소문난 종로 바닥에서 1만5,000원에 푸짐한 안주와 소주 두 병을 비울 수 있는 행운의 터전이라는 사실은 덤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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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맛골 주변 음식점
 
 피맛골 입구 : 교보빌딩 뒷골목에 있는 버거킹 옆 피맛골
 

[2] 피맛골 내부
 
 열차집, 우정집, 대림식당, 군참집, 삼성집, 서린낙지, 흥남집 등

[3] 대림식당
 
 회사가 광교4거리라 가기엔 꽤 멀었지만(걸어서 15분) 자주 즐겨가던 음식점.
 청국장 + 삼치구이를 참 많이도 먹었다는..^^

[4] 이강순 실비집 (교보빌딩 뒷골목)
 
 상당히 발칙한 "이 집이 그 집이야" 문구는 그냥 실비집이었을 때 얘기지요.
 이강순 실비집은 원래 청진동 자리에서 쫓겨(? 아님 비싸게 팔고) 지금의 자리로 온 겁니다.
 진짜 실비집은 찌그러진 놋그릇과 각목과 널빤지로 대강 만든 식탁, 의자를 새것으로 바꿀 때,
 바로 그 때, 이미 없어진거나 마찬가지..

[5] 미진 (교보빌딩 뒷골목)
 
 아마도 1970년대 후반 제가 국민학생 이전에 처음으로 외식한 곳으로 기억됩니다.
 메밀국수는 평양냉면만큼이나 제가 좋아하는 음식이지요.
 모든 메밀국수 평가의 기준이 바로 미진의 메밀국수랍니다.

 1990년대 초에 미진은 경영난으로 "미진 호프"가 되었지요. 메밀국수와 맥주라..
 도대체 말이 안되는 일이었지만 저녁에는 주로 맥주를 팔고 점심때만 메밀국수를 팔았었습니다.
 종로쪽에는 이런 예가 몇군데 더 있었지요. 예를 들면 남원집 뒤쪽에 우렁된장국 잘하는 집이 있었는데
 어느 날 가보니 호프집으로 변해있더군요. 물론 점심에는 우렁된장국 팔았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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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맛골 유명맛집 5선…서민의 가격 임금의 밥상

종로 뒷골목을 일컫는 피맛골은 ‘말을 피하다’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조선시대 종로는 항상 높은 어른들의 교자나 가마가 지나다니는 큰 길 이었다. 이 큰 길 양쪽에 서민들이 지나다닐 수 있도록 말 한마리 정도가 다닐 수 있는 좁다란 길을 만들었는데 이 곳이 바로 피맛골이다. 피맛골로 다니던 서민들이 많아지자 자연스럽게 이곳에는 가벼운 주머니로도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음식점과 주점들이 많아졌고 늘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요즘도 피맛골에는 서민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음식점이 즐비하다. 그 중 5곳을 소개한다.


▨고바우집 '구수하고 찐득찐득한 쇠힘줄탕'

고바우집은 욕쟁이 할머니로 유명하다. 처음 찾는 사람이라면 뿌루퉁한 표정의 뚱뚱한 할머니를 보고 혼날까 무서워 주눅이 들기 마련이다. 언제나 똑같은 자리에 앉아서 문을 노려보고 있지만 음식 인심만큼은 누구보다 푸근하다.

이 집의 주메뉴는 쇠힘줄탕(4,500원). 소 한 마리에 두 근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쇠힘줄의 맛은 도가니처럼 쫀득쫀득하다. 소의 잡뼈와 함께 끓이기 때문인지 구수하고 찐득찐득한 맛이 탕에 배어난다. 함께 넣어주는 소면은 탕과 따로 논다고 할까,탕의 맛을 해친다고 할까,아무튼 조화로운 맛은 아니다.

김치,총각김치,고추장아찌,무말랭이 무침,굴이 들어간 무생채무침을 찬으로 내놓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도가니탕(7,000원)도 있는데 쇠힘줄탕에 비한다면 가격대비 맛은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오후 2시까지만 탕을 팔고 저녁에는 차돌박이와 생고기 등심 등 고기를 전문으로 한다.(02-732-4381)


▨ 로타리 소곱창 '최고의 김치찌개'

이 집은 김치찌개로 유명하다. 돼지목살을 송송 썰어 넣고 국물이 푸짐할 정도로 흥건한 김치찌개를 내놓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또 다른 인기비결은 점심시간에만 내놓는 돌솥밥. 고슬고슬한 돌솥밥을 퍼먹다 보면 김치찌개가 메뉴인지 돌솥밥이 메뉴인지 혼돈스럽기도 하다. 오직 돌솥밥 때문에 이 집을 찾는 사람도 적지 않다. 가격도 4,000원으로 저렴하다.

저녁에는 이름에 걸맞은 곱창을 전문으로 내놓는데,맛은 평범한 수준이다. 곱창의 고소한 맛은 그럭저럭 고개를 끄덕일 만했지만 조금 질긴 것이 흠이다. 차림표의 전체적인 구성을 보아도 알 수 있지만 로타리소곱창은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집이라기보다 40대 이상의 손님들이 줄을 잇는 식당이다. 저녁이면 김치찌개를 앞에 두고 혼자서 소주를 들이키는 할아버지들도 종종 볼 수 있다. 둥근 테이블이 자아내는 가게의 분위기도 정겹다.(02-720-6424)


▨ 열차집,'녹두 빈대떡의 대명사'

교보문고에서 피맛길로 들어서는 골목 입구의 열차집은 피맛골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다. 자욱한 연기 속에서 빈대떡과 함께 막걸리 한 잔을 기울이는 사람들의 모습,그게 바로 피맛골의 분위기다. 빼곡하게 모여 앉아 빈대떡을 먹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렇게 정겨울 수가 없다.

열차집의 빈대떡이 유명세와 달리 별 맛이 없다는 사람도 있다. 개인적으로 그 의견에 반대표 한 장 던진다. 열차집의 녹두빈대떡이 심심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녹두를 맷돌에 직접 간 후 철판에 턱 올려놓은 다음 돼지고기 몇 점을 얹어 지지는데 먹기에도 보기에도 심심하기 이를 데 없다. 하지만 노릇노릇하게 지져진 빈대떡의 살점을 뜯어 먹어보면 그 바삭함이 입에 착 달라붙는다. 3장에 7,000원이니 가격도 나무랄 데 없다. 추석,설 등 큰 명절 당일만 쉬고 주말에도 영업한다.(02-734-2849)



▨ 충청도집 ‘파르스름한 다슬기의 쫀득한 맛’

청진동 뒷골목 사이 충청도집에 가면 올뱅이(다슬기)국이라고 커다랗게 써놓은 간판을 볼 수 있다. 부추와 배추,파르스름한 올뱅이가 한 그릇 푸짐한 올뱅이국은 옅게 풀어놓은 된장의 은은한 맛과 잘 어울린다. 가격은 7,000원. ‘진짜 충청도식’이라고 주인 아주머니가 설명한 고추튀김과 부침개 등 군더더기 없이 단단한 맛이었다.

충청도집은 가정집을 개조해 식당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뜨듯한 구들방에 앉아 올뱅이국을 떠먹노라면 한적한 시골에서 밥상을 받은 듯 마음이 푸근해진다. 저녁에는 한정식 위주로 장사를 하는데 방이 많지 않기 때문에 예약은 필수다. 청진동 해장국 골목의 청진옥 옆 골목으로 들어간 후 100미터쯤 가다 오른쪽 골목에 있다. 매주 일요일은 영업하지 않는다.(02-734-8998)


▨ 남원집 '반찬이 푸짐한 4,000원짜리 백반'

남원집은 소개하기가 참으로 난감하다. 밥을 먹으려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고 점심시간에는 네명이 함께 가야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 게다가 반찬이 다 떨어지면 점심식사가 끝나기 때문에 오후 1시가 지나면 밥을 먹기 힘들다. 하지만 피맛골의 맛집을 소개한다고 해놓고 이 집을 빼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남원집의 점심식사 메뉴는 백반 하나뿐이다. 반찬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을 곱씹다보면 이 정도의 음식에 4,000원이라는 가격을 매겨놓은 인정에 그저 황송할 따름이다. 생선구이와 김치를 뺀 나머지 반찬은 매일매일 종류가 바뀐다. 가끔 주인 할머니가 도가니를 사오는 날에는 도가니 넣은 김치찌개를 맛볼 수 있는데,쫀득한 도가니와 시큼한 김치를 한 입에 넣으면 입 안 가득 고소한 향이 퍼진다. 갈치나 조기를 굽는 솜씨도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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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원의 뒷골목 맛세상] 피맛골
피맛골이라는 지명을 스쳐듣고 우연히 그곳을 찾아든 이들은 대부분이 우선,‘에게,이게 뭐야.’ 하고 눈살부터 찌푸릴 터이다.당연한 반응이다.서울의 어디를 가나 흔하게 대할 수 있는 지저분하고 꾀죄죄한 풍경이 애써 나들이한 발걸음을 선뜻 골목 안으로 한 걸음 더 옮기기를 주저하게 만드는 것이다.
지금 광화문 교보문고 뒤편에 남아 있는 피맛골은 고작 두 사람이 지나쳐도 쉽게 어깨를 부딪치게 마련인 비좁은 골목길에다가 길이도 20여m를 넘지 않는다.그렇다고 무슨 뛰어난 음식점이 즐비하게 들어찬 것도 아니다.고작해야 열차집이라는 두어 평 남짓한 빈대떡집과 대림식당이라는 생선구이집,그리고 반대편 초입에 서린낙지라는 간판의 낙지집이 한 눈에 들어올 뿐이다.
 
●의식주 해결할 물산의 집합소
이 교보문고 뒤편의 피맛골 말고도 종로 2가에서 인사동으로 접어드는 어름에 또 다른 피맛골이 남아 있다.서피맛골이라는 이름으로 제법 그럴듯한 장명등 간판까지 내걸고 떠들썩한 주점가로 변하여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지만,정작 인사동 일대의 관광지구 작업에 편입되어 피맛골 자체를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변질시킨 듯한 싸구려 지분 냄새를 숨길 수가 없다.
피맛골이란 이름의 이 특이한 뒷골목은 원래 종로 1가 교보문고 뒤편에서 시작하여 종로 2가를 거쳐 3가에 이르기까지 연결되어 있었지만,큰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도중에 여기저기 골목이 끊기는 바람에 결국 두 곳밖에 남지 않게 된 것이다.나로서는 이 두 곳 중에서도 피맛골 하면 역시 교보문고 뒤편의 지저분하고 꾀죄죄한 골목이 그 이름에 걸맞은 것 같아서 못내 그 언저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일찍이 조선시대에는 지금 종각이 있는 종로 네거리 부근을 운종가라고 하였는데,이 운종가는 소위 ‘상것’들이 사는 곳이었다.운종가의 이 ‘상것’들은 사농공상이라는 봉건 가치의 가장 아랫자리를 차지한 상인들로,종이나 백정 혹은 갖바치 같은 다른 상것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천한 신분이었다.
당시의 가장 윗자리 신분에 있던 사대부의 입장에서 보자면,이 운종가의 상것들은 여느 상것들과도 달리 참으로 처치곤란한 일종의 필요악이었다.
애오라지 학문과 수신에만 힘써 마침내 입신출세하여 나라를 다스리는 일에 필생을 바쳐야 하는 사대부로서 비록 굶어 죽을망정 어찌 당장에 급하다 하여 먹고 입고 자는 따위 천한 값어치에 눈길을 줄 수가 있으랴.
바로 그런 윗자리 신분의 필요에 따라 그들 대신에 먹고 자고 입는 데 필요한 모든 물산들을 주무르는 이들이 모여 이룬 거리가 다름 아닌 운종가였다.종각 네거리 일대에 이른바 육의전이 늘어섰으니,포목 무명,명주,종이,모시,생선 등이 운종가의 주된 물품이었으며,나아가 구리개나 동대문의 배우개 저자거리에는 옥패물,유기며 사기그릇,호랑이 가죽이며 수달가죽,엽초,과일 등 조선 팔도의 모든 물산들이 빠짐없이 다 모여들었다.
 
●윗자리 행차 피한데서 유래
운종가가 번화하면 할수록 높은 가마 위에 앉아 물렀거라,비키거라,호령과 함께 이곳을 지나치는 윗자리들은 저마다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외로 돌리지 않은 이가 없었다.
‘쯧쯧,선현께서 이르시되 상업이 흥하면 나라가 망한다고 했느니….’
운종가의 상것들 입장에서 보자면 그런 윗자리들이 또한 곱게 보일 리가 없었다.비록 신분상 아랫자리에 위치한 천한 상것이라지만,누구보다 영리하고 사리에 밝아 윗자리들의 허허실실이며 허장성세를 뚜르르 꿰뚫는 데다가 이재와 처세술 또한 뛰어나 정도 이상의 부를 이루어 먹고 입고 자는 일에 신분에 걸맞지 않은 호화를 누리는 그들로서는 윗자리의 때 아닌 눈살이며 외고개짓이 마음 편할 수는 없었다.
‘쳇,그놈의 잘난 벼슬 좀 잡았다고 거들먹거리는 꼴이란….’
이런 아랫자리와 윗자리 사이의 눈살이며 외고갯짓이 한데 어울려 운종가 뒷골목에 언제부터인가 희한한 명칭의 골목길이 생겼으니,바로 피맛골이었다.
운종가에 한번 윗자리의 행차가 떴다 하면,아랫자리들은 재빨리 뒷골목으로 숨어들어 윗자리의 행차를 피하다 보니 뒷골목 이름 자체가 피맛골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그렇듯 윗자리를 피해 숨어든 아랫자리들을 노려 다시 싸리나 간짓대에다가 술을 빚는 용수를 내건 선술집이 생기고,그 옆에는 다시 1m 남짓한 백지 괘등을 내건 장국밥,설렁탕,곰탕집들이 생겨나니,피맛골은 윗자리들은 결코 넘볼 수 없는 아랫자리들만의 공간이 된 것이다.아랫자리들이 만든 이 소중한 놀이공간은 피맛골이라는 이름으로 조선 봉건시대 500여년을 면면히 맥을 이어왔다.
만일 그대가 아직도 이 시대의 아랫자리라고 여기거나 혹은 사는 일 자체를 힘들어한다면 한번쯤은 피맛골로 발걸음을 옮길 것을 권하고 싶다.함께 올 동료가 없다면 스스럼없이 혼자 와도 좋다.그리하여 이제 막 땅거미가 스멀거리기 시작하는 피맛골에 접어들어 열차집(02-734-2849)의 허름한 유리문을 밀치고 들어서라.벌써 빈 자리가 보이지 않는다면 아무 자리라도 가서 낯선 사람에게 합석할 것을 부탁하라.백이면 백 기꺼이 응해줄 터이다.
 
●빈대떡에 소주 몇잔… 세상 시름 훌훌
마침내 자리를 잡으면 3장에 7000원인 빈대떡 한 접시에다 소주 한 병을 시켜라. 빈대떡이 아니라면 굴전이나 파전을 시켜도 좋다.그리하여 술과 안주가 탁자에 놓이면 소주 한 잔을 따라서 목 안에 깊이 털어넣어라.
그리고 문득 주변을 돌아보면 그대는 이미 혼자가 아니다.얼핏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얼굴,그대에 비해 크게 잘난 것도 없고 못난 것도 없는 얼굴,한 잔의 소주 혹은 한 사발의 막걸리에 이미 불콰하게 술기운이 오른 얼굴,바로 그대 자신의 얼굴이 뭉실뭉실 피어오르는 담배연기 속에서 그대를 이 시대의 아랫자리에 위치하게 한 윗자리들의 허허실실과 허장성세에 대해 중구난방으로 떠들고 있을 터이다.
그대가 술과 함께 밥도 먹을 작정이라면 열차집만이 아니라 옆에 있는 대림식당(02-730-1665)으로 가도 좋다.삼치와 굴비,고등어 따위 생선구이 백반들이 저마다 5000원에다가 된장찌개 또한 맛이 뛰어나다.이 대림식당을 끼고 좀더 골목으로 접어들면 몇 걸음 안 가서 부산복집과 처마를 나란히 한 청진식당(02-732-8038)을 만나게 된다.불고기와 오징어볶음이 4000원에 비하면 넘칠 정도로 풍부한 양에다가 반찬은 물론 공기밥 한 그릇이라도 더 주기 위해 꾹꾹 눌러담는 주인아주머니의 큰 손이 먹는 것뿐만이 아니라 사는 것 자체까지도 공연스레 즐거워지게 한다.
만일 그대가 혼자가 아니라 서너 명의 벗들과 함께라면 좀더 골목을 에돌아 5000원짜리 한정식으로 이름난 남도식당(02-734-0719)을 찾거나 교보문고 뒷길에 있는 안성또순이집(02-733-5830)에 가서 20년 동안 생태찌개 한 가지만을 지켜오는 특별하고 맛깔스러운 고집을 만나기 바란다.비록 한 냄비에 4만원이지만 네 명이 충분히 먹고도 남아 크게 비싸지는 않은 편이다.
 
일찍이 시인 신경림은 노래했다.‘못난 놈은 서로 얼굴만 봐도 반갑다.’피맛골 안의 여기저기에서 만나는 결코 낯설지 않은 얼굴,바로 자신을 닮은 얼굴들이 어찌 반갑지 않으랴.잘난 놈만 먹고 노는 게 아니라 못난 놈도 즐겁게 먹고 놀 수 있는 놀이공간이 피맛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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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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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삶
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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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식당(생선구이전문)

서울극장 뒤편 골목에 있는식당인데요

생선구이 좋아하시면 한번 가보세요.

넘 담백하고 생선이 싱싱해서 더 맛있어요.^^

이름은 전주식당이구요  전화번호:2267-5382

2008.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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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o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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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걸어가면 그집이 나와요.

생선 굽는 냄새가 진동하는 집입니다.

매운탕도 하고 생선도 구워주는 메뉴가 있습니다. 잡고기 매운탕, 빠가사리 매운탕등이 있고요.

아주 좋아요. 누구랑 가도 후회없는 선택이 될것입니다.

이집가기 바로전의 오분자기 된장찌개는 먹어보고 싶은 메뉴임

 

2008.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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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y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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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제가 서울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쿠킨스테이크라는 배너를 봤거든요.

 

가보니까 치킨샐러드를 무료로 주고.. 가격대도 부담이 절대로 없더라구요~

 

다른스테이크 가게와 가격차이가 전혀 다르고~ 맛도 지금까지 제가 먹어본 스테이크중엔

 

가장 맛있는걸로 기억이 납니다.

 

종각역쪽에 있으니까 여자친구 있으신 분이나 친구분들끼리 가도 분위기도 있구요.

 

아주 좋은거 같습니다~ 일단 가보시고 말하는게 나을듯.ㅋㅋ

 

고고싱!!

2008.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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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번째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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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lo****
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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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극장가서 영화보고 갔었는데...

 

영화티켓을 가져가면 치킨 샐러드를 공자로 주더라고요,,

 

윗분 말처럼 가격 부담 없고요ㅡㅡ  맛도 좋았고요,,

 

생가보다 매장이 크진 않았지만 굉장히 독특한 스타일 이었던거 같아요,,

 

데이트 하시는데 좋으실 거에[요...영회도보고 식사도 하고

 

추천합니다..이 가게 옆이 바로 청계천이라서 밥 먹고 소화시킬겸 걷는것도 좋겠죠>?

2008.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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