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찜하시면 목숨 수 자를 쓰면서 잘 살고 있는 사례를 찾아보면 되겠군요.

본보기로 저희 조부님 함자에는 甲(갑옷 갑) 자가 들어가는데,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이른바 불용문자 게시글을 읽어보면, '관재구설이 따르고 질병으로 고생한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향년 82세로 당시 기대수명이 75세 안팎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장수하셨고, 오히려 동네에서는 好人이라는 칭송을 들으며 사셨던 분입니다. 관재구설 따위 말도 안되죠.

그럼 壽(목숨 수)를 볼까요?

재물 복이 없으며 부부 생이별하여 고독하게 살게 되고, 단명하지 않으면 심한 생활고 속에 번민이 많고 

일가 동기간의 덕이 없어 고독하며 부부간에 고충이 많다. 건강상 고혈압, 당뇨병, 간기능 계통 질환에 유의해야 한다.

목숨 수 자를 쓰는 사람들 중 대표적인 예로 김영삼정부 때 국무총리 하셨던 이수성(李壽成)씨가 있습니다. 일단 서울대 교수, 서울대 총장, 국무총리에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까지 나오셨던 분이니 재물 복 없는거 택도 없겠고요. 부부 생이별하여 고독하게 살게 된다는데, 부인 김경순씨와 아주 잘 살고들 계시구요. 1939년생이신데 올해 80이시니 단명도 말도 안되겠고, 심한 생활고, 번민 등 뭐 말할 것도 없겠네요. 무슨 이름자 하나에 고혈압, 당뇨병, 간 질환까지.... 이정도면 의학 논문 한 편 써도 될 아주 엄청난 발견이 아닐까 싶겠군요.

그리고 한가지 말씀드리면 이수성 전 국무총리의 본관은 광주(廣州) 이씨인데, 이수성 국무총리의 돌림자는 壽이며, 형제들끼리 모두 壽 돌림을 쓰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광주이씨 좌통례공파 21대손의 항렬자가 壽입니다. 바른미래당 서울 노원병 당협위원장 이준석의 아버지 이수월씨 또한 이 항렬자를 쓰고 있죠.

壽가 소위 불용문자에 속한다고 하여 아주 쓰면 안되는 글자라고 치면, 저 광주이씨 좌통례공파 종중은 불용문자를 모를리도 없을텐데, 알면서 저런 한자를 항렬자로 제정하여 일가친척들을 곤궁에 빠뜨리려고 한다는 이야기가 되잖습니까.

한마디로 넌센스라는 거죠. 소위 불용문자라는 것은 인터넷에 여러 게시글이 검색되면서도, 하나 같이 어떤 근거와 원리에 의해서 쓰면 안되는 건지를 설명하는 글은 단 한개도 없습니다. 결국 카더라로 끝나거든요. 사주를 전문적으로 보시는 분들 조차도 결국 스스로의 주장으로만 끝날 뿐, 근거는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저로서도 네이버 지식인에 사주풀이하시고 작명하시는 분들이 많은 걸 알고 있으므로, 그분들께는 큰 결례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분명히 반례가 존재하는데 그걸 억지로 밀어부치는 것도 우습고, 지식인에 계시는 분들은 모두 하나같이 현명하신 분들이므로 그런 식으로 억지로 둘러댈 분들은 없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으므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어쨌거나 조부, 부친 등 어른들께서 귀하의 이름을 분명히 고심 끝에 작명하셨을 겁니다. 어른들께서 정녕 쓰면 안되는 글자를 귀한 아들, 딸, 손자, 손녀에게 지어주셨을까요? 귀하의 이름자에 대해 긍지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이후에 사는게 어렵고 미래가 불확실할 때, 하나의 돌파구로서 개명에 대해 생각해보실 수는 있겠습니다만... 그런게 아니라면 계속 그 이름 그대로 사셔도 무방할 거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