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32번가, 그 바쁜 뉴요커들이 3,40분을 기다려 먹는 만두집이 있다. ‘만두바’에서 즉석에서 빚어 쪄낸 색깔 고운 만두, 하지만 맛만은 다르다.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춰 토마토와 양배추를 집어넣은 야채만두와 시금치 즙을 넣어 만든 만두피. 신선한 웰빙의 맛에 미국인들은 반했다.

 그 곁의 테이크아웃 전문점, 우리집에선 매일 아침 조리하는 100여 가지의 한식으로 한식의 패스트푸드 화를 이뤘다. 역시 외국인들로 만원사례다. 웰빙 바람 속에 미국을 비롯한 세계에서 한식바람이 뜨겁다.

◆ 전통을 지키되 현지인의 마음을 읽어라!

베이징의 돌솥비빔밥집 정일미. 중저가의 대중적 한식으로 승부를 걸었다.. 중국인들의 입맛에 맞춘 오향장육비빔밥을 비롯하여 서비스는 언제나 현지인이 원하는 것에 맞춰져 있다.

베이징의 돌솥비빔밥집 중저가의 대중적 한식으로 승부를 걸었다. 입구는 늘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맛도 좋은데다 가격도 저렴하고 음식이 나오는 것도 초스피드다. 광대한 서민층을 대상으로 비빔밥 사업을 생각한 한국인 사장은 돌솥비빔밥 하나가 고객에 전달되는데 시간을 3분으로 잡았다. 중국인들의 입맛에 맞춘 오향장육비빔밥을 비롯하여 입맛에 딱맞는 서비스. 중국인 뺨치는 중국어실력까지. 정( 사장의 생각은 언제나 현지인이 원하는 것에 맞춰져 있다.

유럽은 한국음식의 불모지다. 개선문근처 세계적인 먹자골목에서도 한국음식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미슐랭 가이드에 오를 정도로 맛과 분위기를 인정받는 한국음식점 ‘사미인곡’이 있다. 음식하나하나가 하나의 예술품으로 느껴질 정도로 아름다운 요리들. 사미인곡이 바라는 것은 한두 달 전 예약해야먹을 수 있는 프랑스 최고급 식당이다.

뉴욕 한가운데, 마이클 제이콥스와 패리스 힐튼이 자신의 젓가락을 보관해놓고 다니는 한식집 ‘반’ 이곳역시 고급화전략으로 한국음식의 이름을 드높인 곳이다. 뉴욕의 노른자위 땅에 고급한식당을 연다고 할 때 누구나 긴가민가했지만 현지인의 눈높이에 맞춘 품위 있는 음식과 서비스로 그들의 입을 다물게 했다.

 베이징의 최고급 한식집 ‘가온’도 마찬가지. 광주요 조태권 회장이 경영하는 ‘가온’은 최고급 도자기와 인테리어, 랍스터 떡볶이와 같은 고급화된 한식으로 세게 20억 중산층을 노린다. 한국음식, 이젠 고급화가 전략이다.

◆ 한식의 세대교체, 이민 1.5세들이 나선다.

뉴욕의 한국음식점은 중심지로 뻗어간다. 그 중심엔 2세대 한국인들이 있다. 신흥부촌인 부르클린의 한식집 ‘모임’. 그래픽디자이너 출신의 사장 유새라 씨가 직접 개발한 레시피와 서비스로 젊은 뉴요커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받는다. 생계형 한식당을 경영하던 1세대에서 벗어나 현지인의 마음을 속속들이 읽어내는 현지화된 1.5세대, 한국음식의 세대교체가 세계화를 앞당긴다.

◆ 일본인이 경영하는 한식체인점,

  스페인의 양념통닭 열풍 한국음식, 미래는 기업화다.

후쿠오카에서 한국의 가정식 백반 체인점을 운영하는 사람은 일본인 나가타 카즈야씨. 돌솥비빔밥과 냉면 체인점을 포함해 가맹점이 82개에 달한다. 한국음식도 연구만 잘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반증이다. 한국의 치킨체인점인 BBQ는 스페인에서 양념통닭 및 숯불 바비큐로 한국식 치킨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미 전 세계 34개국에 진출한 BBQ는 향후 세계에 5만개의 가맹점을 내는 게 목표다.  웰빙 음식으로서의 장점과 차별화된 맛, 그 위에 기업의 자본력과 연구력이 합쳐지고, 태국이나 일본처럼 정부의 지원까지 더해진다면, 한국음식도 세계 4대 음식으로 등극할 날이 머지만은 않을 듯, 이제 세계인이 한국음식에 열광하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출처] KBS 설특집 다큐, "세계를 사로잡는 한국음식"|작성자 김배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