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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D-1]애경 채형석 vs HDC 정몽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최후의 승자는?

전략적 투자자 못 구한 KCGI, 애경vsHDC현산 양강 구도
애경, 제주항공 경험 내세웠지만 잇따른 문제로 '도마 위에'
사업 시너지 기대하는 HDC현산, 시장의 반응은 '정반대'

 

[FETV=김현호 기자] 지주회사인 금호산업과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이 7일 아시아나항공 본 입찰을 진행한다. 지난 9월 예비입찰 이후 두 달여 만에 ‘본게임’이 시작되는 것이다. 대기업들의 인수전 참여가 불투명해지자 예비입찰에 참여한 애경그룹과 HDC현대산업개발의 2파전이 예상된다.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에 포함된 기업은 애경-스톤브릿지키패탈,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KCGI-뱅커스트릿이다. 애경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며 파트너인 재무적 투자자(FI)를 구성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하지만 KCGI의 컨소시엄은 SI를 아직 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 입찰 중 추가 기업이 나오지 않는 이상 애경과 HDC현대산업개발의 각축전이 예고된 상황이다.

 

"업계 1위 도약, 애경그룹” = 애경은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대한항공을 뛰어넘어 항공업계 1위 기업으로 떠오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 1위인 제주항공을 보유하고 있어 항공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포부다.

 

당초 애경이 예비입찰에 참여했을 당시 자금부족이 최대 약점으로 꼽혔다. 애경은 이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신생 업체인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하지만 여전히 ‘돈’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은 상황이다. 애경은 예비입찰에 참여했을 당시 약 1조1000억원 가량의 인수대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금이 2조원 가량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물론 애경은 본 입찰에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할 수 있지만 재무 상태가 버틸지 의문이다.

 

그룹의 지주회사인 AK홀딩스의 2019년 상반기까지 자산은 4조2695억원이다. 부채비율은 183%에 그쳐 안정적인 재무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현금성 자산은 2013억원에 그쳤다. 다른 FI를 구하기 어렵다면 인수 대금을 맞추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자회사 매각을 통한 인수대금 확보도 거론되고 있지만 여전히 설(設)만 제기되고 있다.

 

 

채형석 애경 총괄 부회장은 자회사 제주항공을 성공적으로 비행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섰다. 하지만 제주항공에 연이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경험’이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제주항공의 여객기는 이륙 후 기체가 흔들렸고 활주로를 달리던 중 기체이상도 발견됐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특별점검까지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항공기 자체에서 추가적인 안전문제가 거론될 여지가 있다. 제주항공이 보유한 항공기는 모두 미국의 보잉사 제품인데 보잉은 최근 737NG 기종에 동체 균열이 연이어 발견됐다고 밝혔다. 또 제주항공은 보잉으로부터 5조원 규모의 항공기 구매를 계약해 5년간의 '빚'을 갚아야 하는 부담도 갖고 있다.

 

예비 입찰에 ‘깜짝’ 등판한 HDC현대산업개발 = 현산은 이번 인수를 통해 새로운 사업 활로를 열겠다고 밝히며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이미 HDC그룹은 정몽규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주택사업 비중이 70%가 넘는 주력 자회사 HDC현대산업개발의 주택비중을 줄이고 사업 영역을 다변화하고 있다.  현재까지 HDC그룹은 호텔, 리조트, 면세점, 가스사업까지 사업 영역까지 손을 뻗고 있다.

 

 

HDC그룹은 현재 HDC 호텔을 운영 중이다. 서울, 부산 등에 호텔이 있으며 속초에는 아이파크 콘도도 운영하고 있다. 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함께 2015년 HDC신라면세점을 출범 시키며 면세 사업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한솔오크밸리를 인수하며 리조트 사업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한솔오크밸리 인수 때는 정몽규 회장의 주도로 인수가 결정됐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도 정 회장의 의지가 강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면세점 사업과 항공업의 시너지를 유발해 그룹의 사업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사업과 여객 사업이 무슨 시너지가 있냐는 것이었다. 9월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뛰어들자 주가가 요동쳤다. 9월초 현산이 예비 입찰에 참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회사의 주가가 오히려 9.34%나 급락한 것이다. 그동안 하마평에 올랐던 기업이 아니었음에도 시장의 반응이 냉담했던 것이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은 운송업종 특성상 실적 변동이 크고 HDC현대산업개발의 기존 사업과 연관이 적다”고 말했다.

 

현재 HDC현대산업개발의 올해 상반기까지 현금성 자산은 1조5000억 규모로 애경에 앞서있다. 또 자산은 4조4000억원 달하고 부채비율도 114%로 안정적인 재무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머니게임’에서는 현산이 애경에 앞서 있다는 평가다. 반면 애경은 전 세계 항공사 인수합병 사례 중 경험이 없는 회사가 항공사를 인수한 전례가 없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상반기 기준 9조5989억에 달한다. 부채비율도 660%에 이른다. 인수 기업은 아시아나의 재무 상태를 빠르게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독이 든 성배’를 마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금호산업의 주식 6868만8063주(31.05%·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구주 금액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 구주가 챙기고 신주 대금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개선에 쓰일 예정이다. 금호산업은 본 입찰 이후 우선인수협상자를 선정해 이르면 올해 매각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