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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그리스 미술의 비극성이 조각작품에 어떻게 투영된 것인지 알려주십시오
juny**** 조회수 3,551 작성일2003.04.03
그리스 미술의 비극성이 조각작품에 어떻게 투영된 것인지 알려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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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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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복잡하고..미술적이며,철학적이고,약간은 종교적인 질문을 하셨군요..-_-



일단 처음 알아야 할것은 '파토스'라는 겁니다.

파토스란 사전적 어의로는 동정과 연민의 감정, 또는 애상감(哀傷感), 비애감의 뜻을 가지는

페이소스(pathos)의 어원 인데요..

고대 그리스미술에서 파토스란 아주 간단히 고통,비극 이런식으로 정의 내릴수 있다고 보겠네요..




그리스의 비극적 조각은 육체가 좌절과 패배에 의해서 고통당하는 비극성과 운명에 대해 그리고

있습니다. 주제의 비극성은 예술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했고, 인간에 대한 신의 노여움, 즉 신적인 것의

승리를 표현해 왔었지요.

그러나 그것도 고통의 원인을 인간 내부에서 찾는 로댕의 출현과 함께 한 시기의 종말을 맞게 됩니다.




그리스 미술의 비극성이 가장 잘 나타난 때를 고르자면 헬레니즘 시대라고 봅니다.



당시의 조각물중 '제우스제단'기둥 의 일부분을 헬레니즘 시대의 취향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들수 있습니다. 소아시아를 지배했던 아탈리드 왕조에 의해 기원전 170년경 페르가몬에 건립된 '제우스

제단'은 건축의 기둥은 이오니아 양식을 따르고 있으나 제단 아래 부분의 조각은 고전기의 조각과 분명

히 다른 격정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조각의 주제는 신과 거인들의 싸움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스 고전조각의 조화와 세련미를 발견할 수 없고 대신 격정적이고 극적이며 그리스인들이

'파토스(Pathos)'라 불렀던 격앙된 비극적 정서가 표출되고 있지요.(위에서 설명드렸던..)

흉측하게 생긴 거인족들이 신들로부터 공격을 받자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장면이 건축구조와 상관없이

계단을 따라 펼쳐지는 이 일련의 조각은 다분히 서술적이면서 동시에 고전기의 조각에서 볼 수 없었던

강렬한 정서적 긴장을 드러냅니다.





한가지 작품으로 예를 들어 설명드리자면,




저는 라오콘이 생각났습니다.


라오콘이 1506년에 로마 티투스의 목욕탕 유적 부근에서 발견되었을때 당시의 유럽인들 사이에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리고 합니다.

이 조각은 그리스 조각들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던 특징과 달랐기 때문이지요.



┏레씽(G. Lessing)은 라오콘을 해석하며 기본적으로 공간예술인 조각이 시간의 요소를 포함함을

아리스토텔레스가 비극을 다룬 시학에서 제시한 '공포'와 '연민'을 통한 카타르시스론을 통해

밝히고자 했다.

기원전 25년경 에게해의 로도스 섬에 있는 하게산드로스, 아테노도로스, 폴리도로스 제작소에서

대리석을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이 군상은 고통, 분노, 절망, 죽음 등의 극적 파토스를 보여주고 있어

헬레니즘 조각의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로마시대의 시인 베르길리우스의 『아에네이드(Aeneid)』에 묘사된 신의 무시무시한 저주로 몸부림치며

고통스럽게 죽어가고 있는 장면을 떠올리게 만드는 이 조각의 주인공은 트로이 전쟁 당시 트로이의

제사장으로서 그리스 군대의 계략을 눈치채고 목마를 트로이성으로 들여놀지 못하게 한 장본인이기도

했다. 그러자 그리스측을 돕고 있던 신의 노여움을 사 그 신이 바다에서 꺼내 내려보낸 뱀에 의해

라오콘은 두 아들과 함께 질식하여 죽는다. 베르길리우스의 시에서는 '제사장으로서 라오콘의 사제복에

선혈이 낭자하고....'하는 식으로 그의 최후를 시각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나 조각가들로서는 이 극적

장면을 위해 고심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만약 그들이 옷을 입고 있는 라오콘을 표현하였더라면 이 작품에서 볼 수 있는 파토스는 반감되었을

것이다. 자신의 몸을 칭칭 감고 있는 뱀 두 마리와 가망없는 싸움을 하고 있는 노력과 고통을 표현한 몸

통과 두 팔의 근육, 사제의 얼굴에 새겨진 고통의 표정, 이미 죽어 버린 한 아들과 막 빈사의 상태에

빠져있는 다른 아들의 공포에 질린 표정, 이들의 몸부림을 하나의 군상에 표현함으로써 이 작품은

죽음과 투쟁하는 고결한 영혼의 처절한 고통을 시각화시켜 놓고 있다. 곰브리히는 이 작품이 지닌 끔찍

하면서도 찬탄을 불러일으키는 특징에 대해 검투사들의 싸움과 같은 끔찍스러운 장면을 좋아하는 대중들

에게 어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고 있음을 밝힌 바 있는데 그것은 이 조각이

다른 조각과 너무도 상이하기 때문일 것이다.┛




라오콘, 즉 우리가 주사위로 넵투누스의 사제로서 선택한 그가

늘 의식을 거행하던 제단에 큰 황소를 제물로

올리고 있을 때에 우리는 보았소.

고요한 바다를 넘어 테네도스에서-말하기조차

몸서리치는 일이라-엄청나게 큰 쌍둥이 뱀이

바다를 헤치며 기슭을 향해 질주해 오고 있었소.

...우리는 뛰어 달아났소. 뱀은

직접 라오콘을 향해 갔소. 우선 뱀들은

라오콘의 어린 두 아들의 몸을 꽉꽉 감고 조였으며

그 독 있는 이빨로 가엾은 살을 깨물었소.

다음에는 손에 무기를 들고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달려온 라오콘에게 덤벼들어 친친 감아 얽어맸소.

그의 목과 허리를 이중으로 감아 조이고 이 비늘 달린 짐승들은

그를 휘감고는 머리를 그의 머리 위로 굳세게 올리었소.

라오콘의 양 손이 사뭇 이 결박을 풀고자 허덕이는 동안

그의 머리띠는 피와 지독한 독에 젖어 있었지요.

그의 몸서리 치는 비명은 하늘까지 올라갔는데,

이 부르짖음은 목을 잘못 잘린 황소가 도끼에서 벗어나

제단에서 도망쳐 나올 때 외치던 절규와도 같았소.


-베르길리우스의 아에네이스에서-




조각이란 미술의 한 갈래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에 미술과 조각은 동일 하다고 봅니다.

그리스미술의 흐름 자체가 조각의 흐름과 같고, 조각이 띄고 있는 비극성향이 그리스미술이

가지고 있는 비극의 단면이라고 생각합니다.





휴..

죄송..

나름대로 열심히 답변드릴려고 했는데 도움이 되실런지..

저도 미술을 공부하고 있지만..

아직 모르는것이 너무나 많다는 것은 느끼게 된것같습니다.

2003.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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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처

    그리스미술사 , 네이버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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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x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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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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