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 상상 밖으로 큰 물건이나 사람을 가리키는 말
어처구니 없다: 어이없다.

이상은 어처구니의 사전적 의미였습니다. 얼마전 저희 한국방송공사 아나운서실에 전화가 왔었어요. "저 혹시 어처구니의 어원이 뭔지 알 수 있을까요? 그냥 궁금해서요."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진 이 '어처구니 파문' ... 정말 어처구니 없게도 아나운서실을 발칵 뒤집어 놓았습니다. 순식간에 김상준 아나운서 실장님, 박경희 부장님, 조건진 차장님 등등께서 모여 언성을 높이시고 한국어 연구회의 아나운서 들은 초긴장이었죠. (아나운서들은 대부분 이런 일에 목숨을 겁니다.) "" 어처구니의 어원? 그걸 어떻게 알아?" 큰사전이라는 사전은 다 찾아 보고, 여기저기 국어 관련단체에 전화해 보고(예컨대 한글학회나 국립 국어연구회 같은 곳)...한 30분 가량을 동분서주 했을까.. 불연듯 구세주처럼 튀어 나온 오태훈 아나운서의 말, "저...혹시 맷돌의 손잡이가 어처구니 아닌가요?" 일동, "뭐 맷돌 손잡이라고?" ..."앗 그렇다! 맷돌의 손잡이의 이름이 어처구니이다!!" ...여러분 생각해 보세요. 만일 콩을 맷돌에 넣고 갈려고 하는데 맷돌의 손잡이가 없다면 얼마나 황당하고 그야말로 어처구니 없지 않겠어요? 어원집에 어처구니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아 최종 확인을 하지는 못했지만 어처구니는 맷돌의 손잡이를 지칭하는 말로 판명이 났고 여기서 어처구니 없다는 말이 나왔다는 상당히 신빙성 있는 결론 또한 내릴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나운서실은 다시 평화를 찾을 수 있었답니다.

글: 임성민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