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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은희경 장편소설 '새의 선물'에서, 제목이 왜 새의 선물 일까요..
정보가 없는 사용자 조회수 27,561 작성일2003.07.19
은희경 장편소설중에서 '새의 선물'있죠..

제가 아끼는 책중이 하나인데,,왜 제목이 '새의 선물'일까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럴듯한 답이 나오질 않네요..

무슨 뜻이 담겨져있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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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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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선생님! 토론회에 처음 나오신 것 같은데, 이 책의 제목이 『새의 선물』이라고 했습니다. 굳이 제목을 이렇게 지은 이유를 말씀해 주십시오.

구모룡:그렇습니다. 저도 그걸 질문하려고 했는데……. (일동 웃음) 왜 이 책 제목은 『새의 선물』인가요? 내용하고 아무런 관계가 없었어요. 그래서 궁금했는데, 작가께서 좀 답변을 해주시죠.



은희경: 가끔은 그런 질문을 받는데 그럴 때마다 제가 좀 뭐라 그럴까요, 미안한 마음이라고 할까요? 그런 게 좀 듭니다. 왜냐하면 말씀하셨다시피, 그리고 그런 질문을 충분히 하실 만합니다. 너무 작품 내용하고 동떨어진 서정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제목이죠.

소설을 쓸 때 보통은 제목을 먼저 생각하고 소설을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제목에서 발상이 시작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소설은 작품을 다 쓰고 나서 제목을 붙였어요. 그 제목을 여러 가지로 생각하다가 결국 『새의 선물』로 정하게 된 이유는 그 책에 밝혔듯이, 「새의 선물」이라는 것은 프레베르라는 프랑스 시인의 시입니다.

그 시에 보면 아주 늙은 앵무새 한 마리가 태양에게 선물을 갖다 줍니다. 해바라기 씨앗을요. 해바라기 씨앗이라고 하면 해한테는 사모와 흠모라는 의미가 있는데, 해는 그것을 거부합니다. 즉 시는 “어린 시절 감옥으로 들어가 버렸네”로 끝나요, 그 끝 구절이.

그러니까 해가 해바라기 씨앗이랑 선물을 거부하고, 어린 시절 감옥으로 들어가 버린다는 게, 저의 작품의 어느 부분과 일치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 감옥이라는 게 제가 설정했던 1969년 소읍 마을과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제가 「새의 선물」이라는 시에서 그 이미지를 따 와서 이 제목을 정했습니다.

이 글을 쓰기 전부터 책의 제목을 정해서 그 제목에 적절한 의미를 제시해야 한다고 내내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책의 내용과 너무 동떨어진 제목이 붙게 되었고, 그러한 제목과 내용의 연관성을 설명하기 위해서 책 속에 그 시를 인용했습니다만, 잘 안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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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직접 말씀해 주신건데 궁금증이 풀리셨나요.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2003.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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