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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호 Nov 16. 2016

오리무중 五里霧中

오리무중 (五里霧中)


       일의 갈피를 잡기 어려울 때나 상황 판단이 곤란할 때 흔히 五里霧中이라 한다. 통상 4 Km를 10里l라고 하니 五里면 2 Km 정도를 말한다. 중국에서는 1里에 0.5 Km를  적용한다고 한다. 따라서 5里나 안개가 끼어 있다는 예기는 상당히 안개가 짙게 끼어 있다는 뜻이다.

         

        후한(後漢) 순제(順帝) 때 학문이 뛰어난 장해(張楷)라는 선비가 있었는데 순제가 여러 번 등용하려 했으나 병을 핑계로 끝내 출사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전국 각처의 선비들을 비롯하여 고관대작들이 찾아와서 이를 싫어한 그는 낙향하였지만 좇아온 문하생과 학자들로 그의 집은 저자를 이루다시피 붐볐다고 한다. 그런데 장해는 학문뿐만 아니라 도술에도 능하여 방술로써 사방 5里에 五里霧를 만들어서 사람들의 접근을 막았다고 하는데서 유래한다. 폴리페셔들이 활개 치는 우리나라 현실과는 어울리지 않는 선비였던 모양이다. 요즘 상황이 안개정국 같아서 하는 말이다. 건전한 사회는 미래가 예측 가능해야 한다. 

          

        안개 낀 장충단 공원엔 낭만이라도 서려 있지만 안개 낀 정국엔 국민들의 불안만 높아져 간다. 늦가을 곱게 핀 황매화가 화려한 꽃 뒤편 줄기를 지금은 아주 잘 감추었지만 조만간 꽃은 떨어지고 줄기만 남을게다. 풍화설월 [風花雪月] 보다 못한 것이 인간들의 처세술이 아닌가.


허허(虛墟)/박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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