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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고려시대 의상과 머리모양에 관해서 질문...
junb**** 조회수 7,671 작성일2005.08.17

오늘 여인천하 재방송을 하길래 의구심을 가져서 적어보는데요...

보통 사극보면 남자건 여자건 모두 의상이나 머리모양이 천편일률적이잖아요...

그냥 사극에만 비쳐지는 건가요? 아님 법 또는 관습으로 정해진 건지 궁금합니다.

다르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지도 궁금합니다.

고려시대에 어땠는지 특히 더 궁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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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자의 나라 조선
개화기 조선을 방문한 선교사 "조지 길모어"의 <서울풍물지>에서는 조선의 다양한 모자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길모어뿐 아니라 조선을 방문한 파란 눈들은 모자의 아름다움과 다양성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합니다. 자신이 본 모자의 종류만도 1500가지가 넘었다고하니, 조선시대 복식의 다양함은 이미 파란 눈들에게 증명된 셈이죠.
특히 한양풍경이 다양한 색깔과 디자인을 갖춘 화려한 옷들로 가득찼다고하니 조선시대 모자뿐 아니라 의상 또한 화려하고 다양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런 화려한 조선의 모자와 의상이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간편하고 단조로운 근대문명의 영향을 받아 많은 부분들이 사라져 없어졌을 것입니다. 이런 조선시대가 광복후 드라마나 영화를 만들면서 경제적인 이유(예산)와 현대의 눈으로 과거를 보기 때문에 당시의 옷들이 획일적으로 복원된 것입니다.
현재 만들어지는 사극보다 60~80년대의 사극에서 의상이 더욱 단조로와 보이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2] 조선의 의상이 다양할수 밖에 없던 이유
조선은 다른 나라보다 4배의 옷이 더 필요했을 겁니다. 겨울 솜옷을 한여름 열대야에 입기를 어려웠을 겁니다. 그런데 사극에서는 언제나 한 가지의 옷을 입고 등장합니다. 이게 사극의 한계이지요.
사극배우들은 여름에는 찜통이며, 겨울에는 추워서 견딜수 없는 의상을 입고 연기해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 조선시대 사람들은 이런 한시라도 견딜수 없는 옷을 입고 평생을 살진 않았을 겁니다. 계절에 따라, 신분에 따라, 나이에 따라, 상황에 따라, 격식에 따라 다양한 옷을 입었던 분입니다.

[3] 당이상잡(唐夷相雜)의 고려복식
고려복식은 조선처럼 다양하게 전해져오고 있지 않습니다. 현재 남아 있는 불화, 무인석, 고려중기 송나라 서긍이 지은 <고려도경>에서 고려복식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송나라 사신 서긍은 고려복식을 한마디로 "당이상잡", 즉 당나라와 오랑캐의 것이 서로 섞여 있다고 하였습니다. 적어도 조선시대보다는 중국에 가까웠으며, 그것도 당시 중국인 송나라보다 이미 멸망한 당나라의 양식이 남아 있었을 것입니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사라진 옷들을 여기서 볼 수 있다니!"
서긍은 고려를 방문하며 감탄해 마지 않았습니다.

[4] 조선보다 더 다양한 고려문화
고려는 삼국을 통일하면서 후고구려문화와 후백제문화, 그리고 신라문화를 흡수합니다. 비록 200년 통일신라시대를 지내고 고려가 등장하지만 고구려, 백제문화는 쉽게 사라지진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태조왕건이 통일하면서 고구려에서 업글된 발해문화마져 흡수합니다.

고려전기, 수많은 발해인, 일본인, 여진인, 중국인들이 고려에 귀화합니다. 역사학자들이 추정한 귀화인의 숫자가 10만명이 넘어선다고 하니, 많아도 500만 남짓한 당시 인구에 비해서는 엄청난 숫자이며, 이런 귀화인의 문화까지 섞여 그야말로 고려전기의 문화는 다양했을 것입니다. 조선보다 더 다양하면 다양했지 못하진 않았을 겁니다.

[5] 위축된 고려중기와 후기
하지만 고려중기는 무인시대로 인해 암흑기에 접어듭니다. 더구나 몽골의 침략으로 거의 황폐화됩니다. 여기에 몽골의 문화와 의상이 침투합니다. 고려 충렬왕은 몽골의 머리모양(변발)과 의상을 입지 않은 신하들을 공식석상에서 매질하였다고하니, 고려후기는 완전히 몽골풍으로 획일화되었던 모양입니다.
몽골식변발을 한 고려임금님과 몽골색 일관인 신하들의 고려조정, 상상이 되지 않는 군요.

바얀티무르(공민왕)에 의해 몽골풍이 일소되지만 고려말기와 조선시대내내, 중국풍(송나라, 명나라 양식), 몽골풍, 고려의 고유한 문화가 섞여, 화려한 조선의 문화를 만듭니다.
어쨋던 고려의 복싣은 조선만큼이나 다양하고 화려했던 모양입니다.

참고문헌
백성현, 이한우 <파란 눈에 비친 하얀 조선> (새날 1999)
조현범 <문명과 야만, 타자의 시선으로 본 19세기 조선> (책세상 2002)
고려도경 - 인터넷으로 원문 검색하여 공부함

2005.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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