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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나쁜 사마리아인들 - 개발도상국의 발전
비공개 조회수 2,552 작성일2019.03.15
요새 나쁜 사마리아인들- 장하준 저 를 읽고 있습니다. 아직 모든 장을 읽지는 않았지만 앞선 부분들을 읽다가 궁금한점이 몇 개 생겨서 여쭤봅니다.
우선 첫번째로 산업이 충분히 발전하지 않은 경우에 나라차원에서 나서서 자국내의 산업을 보호하여 자유무역에서 이익을 볼 수 있기 전까지는 보호, 보조하는 것이 좋다고 나와있다고 읽었습니다. 그렇다면 보호주의 차원에서 산업이 성장한다면 그 성장 속도가 자유무역에서 경쟁하고 있는 타국의 동일 산업에 버금가도록 충분한지 궁금합니다. 만일 보호주의에서의 산업의 성장속도가 자유주의에서의 성장속도보다 빠르다면 보호주의를 그만둘 필요가 없는 것이 아닌가 의문점이 듭니다.

그리고 두번째로 이 책의 작가님은 우리가 개발도상국의 미래를 빼았아 자유무역을 강제함으로써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장기적으로는 방해하는 것이라고 읽었습니다만, 우선 선진국의 입장에서 본다면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위해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얻어지는 이득이 있나요? 단지 도의적인 태도만을 가지고 타국의 이익을 도모하는 것은 현재 자본주의 체제와 무한경쟁을 이끄는 세계화의 모토와 살짝 포인트가 다른면이 있지않나요? 이런 의문점에 대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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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로
수호신
2018 경제 분야 지식인 경제 동향, 이론 1위, 민법 10위, 행정법 2위 분야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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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당연히 질문자님 생각대로, 보호주의에서 산업 성장속도가 더 빠르다면 그만둘 필요가 없죠. 이것이 한 나라 입장에서는 당연히 합리적이고요. 근데 외부 다른 국가들이 그것을 참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보호주의만 한다고 생각해보죠. 이 나라에서도 결국에 보호주의로 이 산업을 키우면, 이제는 내수시장만으로 충분치 않고 타국에 수출을 해야하죠. 근데 지네 나라 산업은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해놓고, 과연 타국에서 이 물건을 관세 없이 그대로 수입해줄까요? 절대 그렇지 않죠. 

국제 무역에 있어서는 단순히 경제적 논리만이 중요한게 아니라 이렇게 외교적, 정치적인 개입도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니 보호무역주의가 자국에 유리하다고 해서, 이를 계속해서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초기에는 합리적일지 몰라도 어느 정도 성장한 이후부터는 오히려 비합리적인 판단이 됩니다.


2. 
당연히 선진국 입장에선 개발도상국을 발전시키면, 이전에 투자했던 자본의 수익률이 매우 증가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득이 있으니 도와주는 것입니다. 단순히 도의적인 입장에서 어떤 한 국가를 도와준다? 라는 것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유니세프에 기부를 하든, 정말 어떤 나라에서 대지진이 일어나서 공적원조를 하더라도, 이것은 자기 국가 이미지를 신경 쓰거나, 아니면 이후에 이 나라에게 자국이 예전에 도와줬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단기적으론 손해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이제 더이상 국내는 어떤 인프라를 개발할 것이 없습니다. 그러니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인도 등으로 자꾸 나가서 시장을 개척하는 것입니다. 개도국은 리스크는 클지라도 그만큼 수익률도 보장이 되기 때문입니다.


3.
일단 기본적으로 장하준 교수님은 개발경제학이라는 학문 분야에서 유명한 분이십니다. 이 책도 그 틀을 갖고 있구요. 그리고 이 책에서 저자가 생각하는 가치관은, 모든 경제학자가 동의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연히 자유무역주의 역시도 모든 경제학자가 동의하는 것이 아니고요. 이 부분은 분명히 이견이 존재하는 부분입니다만, 다수설은 자유무역주의를 낫다고 판단합니다. 즉 이 책의 저자의 입장은 소수설에 속합니다. 그러나 책을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경제학에 대한 대략적인 지식이 있다면, 이 책 저자가 주장하는 것의 근거가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부정하기가 어렵습니다. 

정말로 대부분의 경제학 이론은 선진국, 특히나 미국이나 유럽의 관점에서 쓰인 것이 많습니다. 그들에겐 자유무역주의가 오히려 이득이 많죠. 허나 최근에도 보면 알겠지만 미국은 1970년대부터 누적이 된 경상수지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1985년에는 플라자합의 등의 방식을 썼었고, 2016년도부터는 미연준(FRB)과 CIA가 각국의 외환시장에 정부 개입여부를 조사하면서 환율감시대상국, 환율조작국이라는 미국의 주관적인 결과발표를 세계에 공포하고 있으며, 트럼프 당선 이후에는 보호무역주의 정책의 일환으로 미중 무역전쟁 등을 하고 있습니다. 즉 선진국임에도 보호무역주의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경제학 이론을 배우고 나서 현실을 들여다 볼 때에는, 무조건 교과서가 참이다라고 생각하지는 않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시대가 변하면 경제학 이론도 변합니다. 이것은 경제학 뿐만이 아니라 모든 자연과학에서도 마찬가지이죠. 이러한 부분을 패러다임(paradigm)이라고 하구요. 경제학을 공부할 때 중요한 점은 여기 적혀있는 것은 선진국인 미국이나 유럽의 관점으로 적혀있는 것이 많다는 것을 염두에 두는 것입니다. 과연 그것이 우리나라에도 맞는 얘기인지는 한 번 쯤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읽고 계신 책은 교과서에서 참이라고 배운 이론을 깨주는 좋은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경제학 이론에 대해서만 경종을 울리는 것이 아니라, 폐쇄적인 사고를 깨어주고 개방적인 사고로 나아가게 해주는 책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철학적인 가치관도 바꿔줄 수 있는 책입니다. 이 부분까지 깨달음을 얻으시면 그 책으로 많은 것을 얻었다고 말할 수 있죠.

2019.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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