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참마속론 확산…위기의 ‘안철수 리더십’

정제혁·조미덥 기자

안 대표 ‘측근 박선숙 소환’ 세 번째 사과…‘새정치’ 타격

<b>검찰 출석한 박선숙</b> “걱정 끼쳐 죄송” 국민의당 박선숙 의원이 27일 총선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 서울서부지검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검찰 출석한 박선숙 “걱정 끼쳐 죄송” 국민의당 박선숙 의원이 27일 총선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 서울서부지검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국민의당 박선숙 의원이 27일 검찰 조사를 받는 등 ‘리베이트 의혹’ 수사가 당 핵심부를 향해 조여들면서 내부에선 ‘읍참마속(泣斬馬謖)’이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과도하다 싶을 정도의 고강도 조치를 취하지 않고는 ‘앞에서는 새정치 말하면서 뒤로는 구태정치 한다’는 싸늘한 여론을 되돌리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27일 MBC 라디오에 나와 “헌법 정신에 무죄추정 원칙이 최종 판결 때까지 유지되지만 세상이 변했다”며 “국민 정서는 더 혹독한 잣대를 정치인에게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당헌·당규는 비리 등 혐의로 기소될 경우 당원권을 정지하도록 돼 있다. 박 원내대표 말은 ‘리베이트 의혹’ 관련자에겐 이보다 더 강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출당 조치가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들이 포함된다”고 답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25일에도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당헌·당규에 따라 엄격히 처리하겠다”면서 “국민 정서와 당헌·당규 사이에서 고민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좌고우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천정배 공동대표는 그 전날 “우리 당 관계자에게 잘못이 있다면 단호하게 책임을 묻겠다”며 ‘엄정대응’을 강조했다.

검찰은 이번 일을 기획·지시한 ‘몸통’으로 4·13 총선 당시 사무총장이던 박 의원과 그 밑에서 회계실무를 총괄한 왕주현 사무부총장을 지목하고 있다. 이날 박 의원은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김도균 부장검사)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왕 부총장은 서울서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두 사람 지시로 김수민 의원이 리베이트 수수 과정에 관여하게 됐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결국 이번 일에 당 핵심부가 개입한 정황이 짙어지자 당내에서 ‘읍참마속론’이 대두된 것이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54·사진)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송구스럽다”며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엄정하고 단호하게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안 대표가 공식 사과하고 엄정대응 방침을 밝힌 것은 세 번째다.

읍참마속론 확산…위기의 ‘안철수 리더십’

하지만 안 대표는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무엇보다 안 대표의 ‘대표 상품’인 ‘새정치’ 구호가 무색하게 됐다. 박 의원은 안 대표 최측근이고, 왕 부총장은 박 의원 측근이다. ‘읍참마속’은 안 대표 주변을 쳐내는 것으로, 당내 역학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안 대표 등 지도부 책임론도 거론된다. 박 의원을 사무총장에 기용한 것은 안 대표다. 당내에선 비례대표 후보 발표 직전 김 의원을 갑작스레 공천하면서 실타래가 꼬였다는 시각이 많은데, 김 의원을 공천한 것도 안 대표 등 지도부다.

한 초선 의원은 “공천 과정을 책임진 당 지도부도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의 대표직 사퇴 문제가 조기에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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