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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베르테르효과와 동조
kjs_**** 조회수 4,149 작성일2013.08.13

베르테르 효과는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자살을 하면 그것을 따라 사람들이 자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동조는 다른사람들이 자신을 빼고 만장일치로 동의한다면 그것이 틀린 의견이라도 따르는 자율성이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요?

그렇다면 베르테르효과를 동조라고 보는 것이 옳은 것인가요?

 

동조를 가장 잘 보여주는 실험을 보면 다른 사람들이 틀린 답을 말하면 피실험자도 틀린 답을 말합니다.

과연 자살에도 이게 적용될 수 있는 건가요?

만약 적용된다면 어떻게 적용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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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
지존
철학, 심리철학 87위, 한문, 세계사 분야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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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자께서는 심리적인 개념에 극히 예민하시네요.

 

질문자는 동조가 예컨대 틀린 의견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이 만장일치로 동의한다면 자율성을 상실하고 따르는 것으로 볼 때, “명사들[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자살을 보고 이를 따라 자살하는 베르테르 효과와는 다르지 않는가? 고 생각하는 것 같군요.

 

[베르테르 효과] [동조]의 연관성 여부를 물으시는 것 같은데 두 개념 사이에는 연관성이 있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 상호관계와 한계가 어느 정도인가가 문제일 겁니다.

 

그리고 상호관계의 한계는 개념의 정의상의 한계와 실질적인 한계가 있을 겁니다.

 

개념의 정의상의 한계

사실 학계에서 베르테르의 효과 동조에 관한 여러 주장들이 제시되어 있는데 현재로서는 과연 그들이 내세우는 두 개념의 한계를 어디까지로 국한시킬 것인가를 확정적으로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여러 설명 가운데 이 개념을 [동조자살(copycat suicide) 또는 모방 자살이라고도 한다.]라고도 되어 있더군요.

 

즉 베르테르의 효과를 동조와 같은 개념으로 여긴다는 점을 암시합니다. 개념의 내포와 외연이 모호함으로 불가피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 용어로 표시되는 개념의 정의 자체에도 문제점이 적지 않습니다.

 

그저 상식적인 선에서 이해하는 수밖에 없어요.

 

실질적인 한계

베르테르효과에 관한 설명들은 그것이 자살자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데에서 일어난다고 말합니다. 유명인의 자살이 언론에 보도된 뒤, 자살률이 급증하는 현상을 토대로 이런 결론을 냈습니다.

동일시라는 개념 역시 의미가 확정된 것이 아니므로 무어라고 말하기 어려우나 내가 보기에는 베르테르 효과라는 것[다른 것도 마찬가지]이 그리 단순하게 정의될 수 없는 현상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살을 따라 하는 아류자가 왜 그 유명 인사를 자신과 동일시하는가가 더 깊이 있게 연구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동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질문자는 틀린 의견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이 만장일치로 동의한다면 자율성을 상실하고 따르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는데 [만장일치]는 약간 과장같이 보이므로 이를 다수결이라고 수정해 생각해 본다고 하더라도, [자율성 상실]이라는 의미는 동조의 본질적 요소가 될 수 있는가 아닌가가 의문입니다.

 

그것은 내가 이러한 견해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사람들의 귀납적 판단은 경험된 사실을 모아 그 사실의 비율에 따라서 결정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한 마리의 뱀에게 물려 독해를 당한 사람은 모든 뱀을 독사로 여기게 됩니다. 두 번째 뱀에 물렸을 때 그 뱀은 독이 없었다면 그는 독사의 비율을 50%로 여기게 됩니다. 4마리의 뱀에게 물렸는데 3마리에게서 독해를 입었다면 그는 75%의 뱅이 독을 가졌다고 믿는 것입니다.

 

자기는 확신하는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많은 사람들이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으면 자신의 확신을 의심하게 됩니다. 그 확신이 정말 타당하다면 다른 사람들의 이견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확신을 견지한 당자는 소신 있는 사람이겠지요[코페르니쿠스가 그랬지요]. 반대로 다른 사람들의 이견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타당성 없는 확신을 견지한 당자는 소신 있는 사람이 아니라 독단적인 고집불통자로 낙인찍힙니다[일부기독교 광신도가 그렇지요].

 

따라서 동조자가 어떠한 신념으로 동조하는가가 중요한 요소입니다만 위에 적은 동조의 연구와 개념은 그러한 질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따른다는 양적(量的)현상적(現象的)피상적(皮相的) 관점만을 반영하고 있는 겁니다.

 

 

동조가 베르테르효과에서 나타나는 현상인 자살에 적용되는가, 아닌가? 적용된다면 어떻게 적용되는가?

 

동조는 대개 다른 사람들[다수인들]의 의견에 공감을 가지고 그 의견을 따라가는 겁니다. 베르테르 효과는 아류자가 자신을 다른 사람들[유명인들]과 동일시하여 그 행동[자살]을 따라 하는 겁니다. 여기서 가시적(可視的: 뚜렷하게 눈에 보이는)인 부분은 동조가 다수인들의 의견에의 공감이라면 베르테르효과는 유명인들의 행동을 모방한다는 점입니다.

 

두 가지 개념에는 이러한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되지만 결국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나 행동을 따라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공통점이 베르테르효과를 자살[동조]에도 적용시키려 하는 사람들의 견해인 것으로 보입니다.

 

엄밀하게 세분하면 베르테르효과와 동조에는 분명히 개념적 차이가 있다는 식의 극명한 정의를 내릴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처럼 엄밀한 종개념적(種槪念的) 구분을 내릴만큼 연구되어 있지 않으므로 더 상위의 의미인 유개념적(類槪念的) 개념에 만족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2013.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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