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IMF를 맞아들인 것은 김영삼 대통령이지만, 그 당시로서 IMF 체제를 경제 전문가들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그 의미에 대해서 알기가 어려웠다.

거기에다가 경제에 대해서는 거의 참모들에게 의존한 김영삼 대통령으로서는 그에 대해 알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만약 계속 집권을 했더라면 차기 정권의 IMF에 대한 대처보다는 나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왜냐하면, 그는 단순하게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고, 또한 매스컴에서 고의적인지 혹은 다른 것인지 어떤지는 몰라도 국민들을 세뇌시키다시피 한 것은 바로 IMF가 한 순간에 왔으며, 그로 인해 국가가 전체적으로 경제적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는 논리이다.

누군가는 음모론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IMF 체제에서 중요한 것은 국가재정위기라는 일시적인 위기상황을 기회로 국가의 경제 체제를 대기업 위주로 또, 투기 자본 세력이 활동하기 좋게 만들어 버렸기 때문에 그 뒤로 길고 긴 서민들의 고난의 시간이 닥쳐온 것이다.

사실 국가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IMF의 권고를 무시하고 자기 갈 길을 간, 태국이나 말레이지아 등은 경제적인 하락, 부의 편중 현상의 심화는 그다지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취업난, 경제난, 부의 편중 심화 등은 국가재정위기 상황 때문이 아니라 이를 기화로 국가의 체질을 바꾸어 버렸기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봐야 하며, 지금도 이러한 방식의 정책들이 계속해서 만들어 지고 있다.

비유하자면 어떤 사람이 감기가 들렸는데, 그에 대한 처방약을 잘못 써서 부작용으로 평생 고생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그 사람은 처방책이 아니라 자기가 그 감기 때문에 평생 고생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감기는 일시적으로 지나가 버릴 것이었는데도 말이다.

그러므로 김영삼 대통령 때에 감기가 걸렸다고 해서, 김영삼 대통령이 IMF의 책임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실은 잘못된 처방책을 쓴 그 이후의 정권들과 현재도 계속 되는 잘못된 처방전들이 더 큰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김영삼 대통령은 유신의 엄혹한 칼날 아래에서도 뜻을 굽히지 않고, 죽음을 불사한 단식도 행한 사람이고, 우리에게 민주화의 새벽을 안겨다 주기 위해 헌신의 노력을 행한 사람이다. 이런 좋은 대통령을 가졌을 때에 우리가 감사할 줄 몰랐기에 우리가 이명박과 같은 대통령을 만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고 나는 생각할 때도 있다.

물론 이명박 대통령이 꼭 나쁜 사람이라는 것은 아니다. 그 분도 그 분 나름대로 장점도 있는 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