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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정석과 개념원리를 같이 할까요?
정보가 없는 사용자 조회수 1,394 작성일2004.05.20
지금 고1이거든요 수학 개념원리를 하고있는데

정석 많이들 하네요 사람들이 정석이 정리가 잘되있다고 하던데

제생각에 개념원리는 뭐랄까 정리가 좀안댄거 같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그런느낌이..;

문제도 좀 어려운게 많은거 같고

정석도 같이 풀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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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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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w****
초수
수학 분야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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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저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제 생각이 절대적인 사실이라 여기지도 마시고, 문제제기 마십시오.
사람마다 다 생각이 틀리고 의견이 틀립니다. 그저 제 생각일 뿐입니다.

학생을 지도하면서 보충 교재 또는 특기 적성 교재 선정을 위해 여러 문제집들을 검토하면서 저 나름대로 문제집을 바라보는 시각이 생겨 그 기준에 따라 말씀드리는 것이니, 다른 오해 마시기 바랍니다.

정석은 역사(?)가 가장 오래된 문제집이므로, 수학의 바이블이라고 불릴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이 풀어 온 문제집입니다. 옛날에는 그만한 문제집이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인기였나봅니다만, 요즘에는 좋은 문제집들이 많습니다. 현 대입 체제에 적합한, 중요한 부분을 잘 공략한 여러 좋은 문제집들이 너무 많은 관계로, 이제는 정석도 그 수많은 문제집들 중의 하나일 뿐이다라는 정도로 그 위상이 많이 하락된 상태입니다.

사람들마다 개인적인 관점이 많이 다르고, 취향도 틀리고, 가치관이나 좋은 문제집을 가르는 기준도 다 다릅니다. 옛날 분들은 그분들이 공부하시던 시절에 정석만큼 좋은 문제집이 없었으므로 정석을 최고로 치시고, 학원 강사분들이나 과외 선생님들께서도 연륜이 좀 되신 분들은 정석으로 공부를 하셨기 때문에 정석에 익숙해져서 그것을 교재로 선정하시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젊으신 분들도 정석을 추천 받아서 정석으로 공부를 하고 정석을 통해 대학을 가신 경우에는 정석을 강력히 추천하십니다. 하지만, 저 역시 정석으로 공부한 세대이긴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정석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문제집들이 정석의 구성형태를 모방하여, 문제들을 출제 빈도가 많은 유형별로 분류한 후, 한 페이지에 유형 한가지씩, 유형별로 기본예제를 하나 풀어주고 맨 아래에 유제를 몇개씩 제시한 후, 단원 끝부분에 연습문제를 잔뜩 싣는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런 문제집 구성 양식을 가지는 문제집으로는 정석이 원조이므로, 그 위대함이 얼마나 큰지 잘 알수 있습니다. 분명, 기본 틀은 정석에서 따 오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정석보다 더 좋은 문제집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특히나 정석에 나와 있는 문제들은 수치가 매우 깔끔하지 못합니다. 자연수나 정수를 사용하여도 되는 문제를, 정석에서는 약분 안되는 분수, 그것도 백의 자리수의 분자 분모를 갖는 수라든지, 반올림을 해야 하는 소수가 나온다든지, 사용되는 숫자가 지저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계산할 필요가 없는 단계까지 계산을 해서, 그냥 식으로 놔두어도 답인데 굳이 십만 자리수까지 계산하여 답으로 적어 놓았다든가, 수능 대비에 그리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 보이는, 상당히 난해한 응용문제를 실어 놓았다든가.. 그런 응용 문제들 보다는 오히려 수능기출문제를 푸는 것이 더 나을 겁니다.

이러한 정석과 가장 유사한 문제집이 개념원리입니다. 개념원리의 문제들은 그나마 정석보다는 숫자가 깔끔합니다만, 자세히 살펴보면 어딘지 정석의 냄새가 납니다. 아무래도 개념원리의 모태가 정석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상당히 유사한 부분이 많습니다. 지저분한 숫자를 사용하는 문제도 정석만큼은 아닙니다만, 다른 문제집에 비해서 꽤 있습니다. 그렇다고 개념원리가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집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면, 아주 특수한 학생이 아닌 경우에는 거의 항상 개념원리를 추천해줍니다. 정석이 정말 좋은 책이긴 하지만, 학생들이 보기 쉽게 그 내용을 약간 편하게 만들어 놓은 개념원리가 더 나을 것 같다는 것이지, 정석이 나쁘다는 얘기도 아닙니다.

하여튼 여러가지 면에서 정석은 학력고사 문제나 오래된 일본의 문제집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지금 학생들은 그런 문제들보다는 수능 분위기를 익히는 것이 더 나을것 같습니다. 너무 학문적으로 심오한 내용이 아니면서도 참신하고 깔끔한 문제가 제격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학생들이 공부하기에는 개념원리가 더 적격이지만,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공부하기에는 정석이 최고라는 생각이 듭니다.

두 문제집 모두, 어느 누구에게나 좋은 교재는 아닙니다. 다른 어떤 문제집도 마찬가지겠지만, 자신의 수준에 맞고 자신의 스타일에 잘 맞는 문제집이 진짜 좋은 문제집입니다. 정석과 마찬가지로 개념원리 역시 다른 문제집에 비해서 수준이 약간 높은 문제가 많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개념원리는 성적이 중간 이상인 학생에게 좋으며, 정석은 성적이 꽤 잘 나오는 학생이 아니면 안 푸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공부 못하면 정석이나 개념원리를 못푼다는 뜻이 아닙니다. 어느 정도 기본만 된다면 누구나 공부할 수 있는 책입니다. 하지만, 수학성적이 좋지 못한 경우에는 다른 문제집을 푸는 것이 정석을 푸는 것보다 수학 성적 올리는 데에 더 도움이 될 거라는 뜻입니다.

개념원리를 공부하신다면 정석은 하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두 문제집이 상당히 유사한 관계로, 아예 전혀 다른 형태의 문제집을 푸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여겨집니다. 수능 대비용이나.... 위로 넘기는 모의 고사 기출문제나.... EBS 교재 라든지..... 요즘에는 정말 좋은 문제집들이 많습니다. 새로 나온 문제집이라고 좋지 못한 것도 아닙니다. 요새 최근에 새로 나온 문제집 중에 어떤 것은 카이스트 학생들이 만든 건데, 진짜 괜찮은 문제들만 쏙쏙 골라서 잘 발간했더라구요. 그것도 꽤 괜찮았고, 오렌지 수학도 발간 초기에는 좀 부실한 면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잘 다듬어져서 인기 급상승 중이고, 저 개인적으론 해법 feel을 상당히 좋아합니다. 성적이 낮은 학생들에게는 다 필요 없고, 라이브 수학이라고 문제 쉬운 것이 아주 많이 실려 있는 책이 있습니다. 그게 최고이고, 공부 잘하는 학생이라면 신사고 시리즈 중 하나 잘 골라서 꼭 한번 풀어봐야 할 것 같고, 풍산자 수학도 꽤 인기더만 전 별로.... 마이 수학도 좋고... 아, 족보 어쩌고.. 학교 기출 문제만 수록된 책이 있던데 고것두 최근 인기..

어떤 문제집을 택하든 수학은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그리고 약간은 암기과목 같은 면도 있습니다. 외어야 할 것이 꽤 많습니다. 외어야 할 것들은 가능한 빨리 다 외워주고, 문제는 닥치는 대로 마구마구 풀어야 합니다. 수학 문제 푸는 문제수가 바로 성적과 비례합니다. 많이 풀면 많이 올라가고, 조금 풀면 조금 올라가고, 안풀면 바로 내려갑니다.

비탈길에 올려놓은 수레가 중력에 의해 조금씩 조금씩 밑으로 내려갑니다. 하루라도 끌어주지 않으면 수레는 바닥에 곤두박질 쳐질 겁니다. 매일 매일 위로 끌어주다가 하루 라도 안끌어주면 다시 조금씩 아래로 내려갑니다. 매일 매일 수학 문제 푸세요. 안풀면 수학실력이 제자리일까요? 아닙니다. 밑으로 내려갑니다. 안풀면 팍팍 내려갑니다. 많이 풀면 많이 올라가고, 아주 많이 풀면 아주 많이 올라갑니다. 하루 이틀은 변화가 안느껴질겁니다. 오히려 내려가고 있다고 느껴지기도 하지요. 하지만 1년, 2년, 그렇게 꾸준히 공부하다 보면 분명 남들이 도저히 따라 잡을 수 없는 곳에 서 있을 겁니다. 장담합니다. 누구나 자신이 노력한 만큼만 얻게 마련입니다. 힘들고 괴롭고 고통스러워 참기 힘들었던 시간만큼만 얻게 됩니다. 대학 가는 순간까지는 자신을 많이 힘들게 만드세요. 많이 힘들어 한 만큼 평생 보답받습니다.

힘내세요~

200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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