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창열사 

"제 나이가 31세입니다. 앞으로 다시 31년을 더 산다 해도 과거 반생에서 맛본 방랑 생활에 비한다면 늙은 생활에 무슨 취미가 있겠습니까? 인생의 목적이 쾌락이라면 31년 동안 인생의 쾌락은 대강 맛보았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제는 영원한 쾌락을 얻기 위하여 우리 독립사업에 헌신하고자 상해에 왔습니다"

기념사진을 찍을 때, 내 얼굴에 자연 처연한 기색이 있었던지, 이씨가 오히려 나를 위로한다.

"저는 영원한 쾌락을 향유코자 이 길을 떠나는 터이니, 우리 두 사람이 기쁜 얼굴로 사진을 찍으십시다."

이에 나는 억지로 미소 띤 얼굴을 하고 사진을 찍었다.

- 김구 '백범일지' 중에서 -

보통 이봉창은 의사보다는 열사로 불리웁니다

의사와 열사의 차이는 국어사전에도 명확하게 구별해 놓지는 않았으나 일반적인 표현으로는

의사는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항거하다가 의롭게 죽은 사람으로 거사를 성공시킨 사람에게 많이 붙임니다

안중근의사 윤봉길의사처럼 말입니다

그에 비해 열사는 역시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저항하다가 의롭게 죽은 사람이나 거사를 실패한 사람에게 많이 붙입니다

헤이그 밀사로 갔다가 뜻을 이루지 못한 이준열사 3.1운동을 하였으나 독립거사를 성공하지는 못한 유관순열사 그리고 황현열사등이 있고 일본천황 암살에 실패한 이봉창열사는 그래서 열사로 많이 불립니다

아래에 생애를 간략히 요약합니다

1900년 8월 10일 서울에서 출생하였습니다

용산 문창(文昌)보통학교를 졸업, 일본인이 경영하는 과자점 점원으로 있다가, 1918년 남만주철도주식회사(南滿洲鐵道株式會社) 기차운전견습생으로 들어갔으나, 1924년 9월 용산 일대에서 금정청년회(錦町靑年會)를 조직하여 간사로 있으면서 항일운동을 전개하였습니다

이듬해 형 범태(範泰)와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오사카에서 철공소 직공으로 일하다가 일본인의 양자가 되어 기노시타 쇼조[木下昌藏]라는 이름으로 도쿄[東京]·오사카 등지를 전전하였습니다

1931년 중국 상하이로 건너가 한인애국단(韓人愛國團)에 가입, 임시정부 국무위원 김구(金九)의 지시를 받고 일본 왕 히로히토[裕仁]를 암살하기로 결심하고, 일본으로 건너갔습니다

여기에는 양이섭(梁履涉)과 이춘태(李春泰)도 연루되어 있었습니다

1932년 1월 8일 일본 왕이 만주국 푸이[溥儀]와 도쿄 교외에 있는 요요기[代代木] 연병장에서 관병식(觀兵式)을 마치고 돌아갈 때 사쿠라다문[櫻田門]에서 히로히토를 향하여 수류탄을 던졌으나 실패하고 체포된 그는 조사과정에서 배후인물인 김구의 신원을 끝까지 밝히지 않고 가공의 인물 백정선(白貞善)으로 둘러댔습니다

그 해 10월 비공개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이치가야[市谷]형무소에서 사형이 집행되었습니다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이 추서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