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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한국영화 기대작

1년 내내 <기생충> 얘기만 한 것 같다. <기생충> 이후 이제 어떤 영화를 봐야 할까? 2020년 한국영화 기대작 7편.

프로필 by 오정훈 2020.01.16
사냥의 시간

사냥의 시간

사냥의 시간_출연진

사냥의 시간_출연진

사냥의 시간  
“단 한 번이라도 날 친구라고 생각해본 적 있어? 없잖아.”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이었던 <파수꾼>의 기태(이제훈)와 희준(박정민)이 언제 그랬냐는 듯 친한 사이로 다시 돌아온다. <파수꾼> 윤성현 감독은 거기에 징그럽게 연기 잘하는 최우식, 안재홍까지 끌어들였다. 여전히 헬조선(지옥을 뜻하는 ‘헬(Hell)’과 ‘조선’의 합성어로 살기 힘든 대한민국을 풍자하는 단어)인 미래 사회, 감옥에서 출소한 준석(이제훈)은 친구 상수(박정민), 장호(안재홍), 기훈(최우식)과 함께 한탕을 노린다. 모든 영화가 그렇듯 일이 순순히 풀릴 리가 없다. 그들은 곧 이상한 추격자(박해수)의 사냥감이 되고 만다. <블레이드 러너>, <매드맥스> 등을 평소 좋아하던 감독이 헬조선을 키워드로 한국식 디스토피아를 구상했다고 하니, 헬조선에 열받은 사람이라면 무조건 봐야겠다.
감독: 윤성현 
출연: 이제훈, 최우식, 안재홍, 박정민, 박해수 
개봉: 2020년 2월 예정
 
 
반도

반도

반도
<부산행>에서 살아남았다고 좋아할 것 하나도 없다. 부산 가는 KTX만 문제가 아니라 지금 반도 전체가 문제다. 힘들게 살아남은 정유미가 들으면 기가 찰 노릇이겠지만, <반도>는 <부산행> 이후 4년 뒤, 재난으로 폐허가 된 한반도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그린다. 당연히, 징글징글한 좀비 떼도 등장한다. 이번에 좀비들과 치고받고 할 역할로 당첨된 사람은…. 마르고 마른 강동원이다. 마블 영화 찍으러 반도를 떠나 있어서, 이번엔 마동석도 못 도와준다. 강동원의 안위가 걱정돼서라도 이 영화는 좀 봐야 할 것 같다. 좀비 영화는 연상호 감독이 가장 잘하는 분야니까, <염력> 같은 만듦새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
감독: 연상호 
출연: 강동원, 이정현, 권해효, 구교환 
개봉: 2020년 여름 예정
 
 
서복

서복

서복
놀라지 마라. 2012년 <건축학개론> 이후 무려 8년 만에 이용주 감독의 신작이 개봉한다. 그 사이 첫사랑도 변하고 과학 기술도 변해, 이 영화는 인류 최초의 복제 인간이라는 소재를 다룬다. 알려진 줄거리는 이렇다. 죽음을 앞둔 전직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이, 비밀리에 개발된 인류 최초 복제인간 서복(박보검)을 차지하려는 세력(조우진)의 추적 속에서 위험한 사건에 휘말린다. 그렇다. 항상 웃는 얼굴의 박보검이 복제인간이다. 문제는 국내산 SF 장르가 잘 된 적이 없다는 것. <부산행>, <밀정>, <82년생 김지영> 심지어 드라마 <도깨비>까지 흥행의 역사를 써 내려 가고 있는 공유의 안목을 믿어보는 수밖에.
감독: 이용주
출연: 공유, 박보검, 조우진 
개봉: 2020년 여름 예정
 
 
승리호

승리호

승리호(가제)
놀랍게도 이 영화도 SF다. 심지어 한국 최초의 우주 영화다. 2020년 한국영화 키워드는 ‘과연 한국에서 만든 SF 장르가 성공할 것인가?’가 될 것 같다. <늑대소년>을 만든 조성희 감독이 송중기와 의기투합했다. 송중기가 승리호 파일럿을, 김태리가 승리호 선장을 연기한다. 유해진은? 맙소사, 국내 최초로 모션 캡처 기술을 활용한 로봇 연기를 선보인다고 한다. 사실 조성희 감독은 <늑대소년>보다 먼저 <승리호>를 구상했었다. 하지만 당시 기술 및 제작 여건의 한계로 인해 아이디어를 묵혀뒀다고 한다. 묵혀두는 게 더 나을 뻔했는지는 올해 여름, 결정 날 것이다. 일단 비호감인 제목부터 좀 바꾸고….
감독: 조성희
출연: 송중기, 김태리, 유해진, 진선규 
개봉: 2020년 여름 예정 
 
 
킹메이커 선거판의 여우

킹메이커 선거판의 여우

킹메이커: 선거판의 여우
불한당원들, 정말 오래도 기다렸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으로 아이돌급 팬덤을 만들어낸 변성현 감독이 이번엔 조직폭력배 세계만큼 더러운 곳인, 선거판을 가지고 논다. 줄거리는 다소 뻔하다. 1960~70년대를 배경으로, 대통령을 꿈꾸는 정치인 김운범(설경구)과 그의 뒤에서 천재적인 선거전략을 펼치는 일명 ‘선거판의 여우’ 서창대(이선균) 이야기를 다룬다. 여기까지만 보면, 불한당원들이 기다리는 퀴어 코드도 없을 듯하고, 잘 만들어봤자 <하우스 오브 카드>일 것 같은데…. 지긋지긋했던 조폭 영화를 완전히 새롭게 만든 변성현 감독이니까 재미 하나도 없고 교훈만 있는 그렇고 그런 시대극은 안 만들 거라고 믿는다.
감독: 변성현 
출연: 설경구, 이선균, 유재명, 조우진 
개봉: 2020년 하반기 예정  
 
 
낙원의 밤

낙원의 밤

낙원의 밤
<낙원의 밤>은 2020년 개봉작 중 가장 참신한 배우 조합을 자랑한다. <밀정>의 하시모토 ‘엄태구’와 <죄 많은 소녀>의 영희 ‘전여빈’라니, 그야말로 신박한 캐스팅이다. 모르긴 몰라도, 지금 모두가 탐내는 엄태구와 전여빈을 캐스팅하고 박훈정 감독도 엄청 으쓱했을 것 같다. 줄거리 안 보고도 그냥 극장으로 달려가야 할 영화 같지만, 굳이 줄거리를 얘기하자면, ‘남대문에서 활동하는 깡패에게 벌어지는 일’이라고 한다. 미안하지만, 알려진 게 이것밖에 없다. 박훈정 감독은 관객들이 목 빠지게 기다리는 <마녀>와 <신세계> 속편 대신 이 영화를 먼저 연출하기로 했다. 그러니까 욕 안 먹을 각오로 잘 만들지 않을까.
감독: 박훈정
출연: 엄태구, 전여빈
개봉: 2020년 하반기 예정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신세계> 속편은 아니지만 황정민과 이정재를 한 화면에서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오피스>를 만든 홍원찬 감독의 신작이다. 제목만 보면 <사바하> 같은 오컬트 영화 같지만 사실은 누와르 장르다.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으로 인해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한 남자의 사투를 그린 영화라고 한다. 그 남자가 황정민과 이정재 중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사투가 쉽진 않을 것 같다.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제목에 대해 “원죄를 갖고 있는 남자가 다른 사람을 구하는 과정에서 본인도 구원받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메모해야 할 정보가 하나 더 있다. <곡성>, <버닝>, <기생충>의 홍경표 촬영감독이 촬영을 맡았다.
감독: 홍원찬
출연: 황정민, 이정재, 박정민, 최희서
개봉: 2020년 하반기 예정
 
 
- 프리랜스 에디터 / 나지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