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이슈] 'NBA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 헬기추락사고 사망 글로벌 '추모 물결'...KBL도 24초·8초룰로 애도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0-01-28 00: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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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적인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41·미국)의 갑작스런 헬리콥터 추락사고 소식에 농구계는 물론, 전세계에서 각계각층의 유명인사들과 팬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브라이언트와 둘째 딸 지아나(13)가 타고 가던 전용 헬기는 26일(현지시간) 오전 캘리포니아주 칼라바사스 시에서 추락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9명 전원이 목숨을 잃었다.


헬기에는 브라이언트 외에 그의 둘째 딸 지안나(13)와 지안나의 농구팀 동료, 이 동료의 부모 중 한 명과 오렌지코스트 칼리지 소속 농구 코치와 부코치, 헬기 조종사 등 9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경찰국은 헬기 추락 직후 신속 대응팀이 현장에 출동해 진화 작업에 나섰으나 생존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br>2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라바사스의 코비 브라이언트 탑승 헬리콥터 추락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 등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 로이터/연합뉴스]<br>

2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라바사스의 코비 브라이언트 탑승 헬리콥터 추락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 등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이들은 브라이언트가 캘리포니아 사우전드 오크스에 세운 맘바스포츠 아카데미로 가려다가 변을 당했으며, 브라이언트는 이곳에서 딸이 속한 농구팀의 경기를 감독할 예정이었다는 것으로전해지고 있다.


평소 가정적인 아빠로 알려진 브라이언트는 2016년 은퇴한 뒤 지안나가 속한 중학교 농구팀을 감독해왔으며 평소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딸의 실력을 자랑하곤 했다. 지안나 외에도 세 딸이 더 있다.


헬기 추락사고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사고 장소에는 당시 안개가 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추락한 헬기는 시코르스키사의 S-76 기종으로, 미 연방항공청(FAA)과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브라이언트는 말그대로 ‘NBA의 전설’이었다. NBA 통산 득점은 3만3643점으로 카림 압둘 자바, 칼 말론, 르브론 제임스에 이어 NBA 역사상 네 번째로 많다.



[그래픽= 연합뉴스]
[그래픽= 연합뉴스]


브라이언트는 고등학교를 마친 1996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3번째로 샬럿 호니츠의 지명을 받은 후 1개월 후 LA 레이커스로 트레이드돼 만 18세의 어린 나이에 데뷔했다. 이후 2016년 은퇴할 때까지 20년을 줄곧 레이커스에서만 활약했다.


레이커스에서 5차례나 NBA 정상을 맛봤고, 18번이나 올스타팀에 선발됐으며, 2차례 득점왕도 차지했다. 2008년 정규리그 MVP, 2009·2010년 챔피언결정전 MVP, 올스타 MVP 4회 수상 등 기념비적인 업적을 남겼다.


미국 국가대표로서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는데 공헌했다.


LA 레이커스는 그의 선수 시절 등번호 8번과 24번을 영구 결번 처리한 바 있다.


레이커스와 같은 서부 콘퍼런스 소속 경쟁팀인 댈러스 매버릭스는 이날 브라이언트의 사고 소식을 접한 뒤 고인의 레이커스 등번호 ‘24’ 번을 영구결번한다고 발표했다.


선수시절에 소속된 적이 없는 다른 팀에서의 영구결번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둘째 딸 지안나를 끌어안은 코비 브라이언트.?[사진=AP/연합뉴스]<br>
둘째 딸 지안나를 끌어안은 코비 브라이언트. [사진=AP/연합뉴스]


브라이언트의 사망 소식에 NBA의 레전드들은 잇따라 충격과 함께 애도를 표했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나는 코비를 사랑했다. 그는 내 동생이나 다름없었다"면서 "그와 자주 대화를 나눴다. 그 대화가 무척 그리울 것"이라고 비통함을 표했다.


LA 레이커스에서 고인과 함께했던 샤킬 오닐도 트위터에 "나의 조카인 지아나와 형제인 코비를 잃는 슬픔을 겪는 고통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고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LA 레이커스로 이적해 브라이언트의 득점 기록을 넘어선 르브론 제임스도 갑작스러운 비보에 "그의 마지막 말을 기억한다. 당신이 정녕 위대해지길 원한다면, 그리고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 되고자 한다면, 그 일을 위해 끝까지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한다. 그것을 대체할 수 있는 건 없다는 말이었다"며 고인을 회고했다.


앞서 브라이언트는 생전 마지막 트윗으로 "'킹 제임스'(르브론)가 그 게임(농구)을 계속 진전시키고 있다. 내 형제에게 많은 경의를 표한다"라며 친정팀 레이커스에서 맹활약 중인 제임스에 대해 격려와 찬사를 보냈다.


브라이언트와 제임스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미국대표팀으로 함께 뛴 바 있다.



코비 브라이언트의 선수 시절 모습. [사진=AP/연합뉴스]
코비 브라이언트의 선수 시절 모습. [사진=AP/연합뉴스]


매직 존슨도 "나의 친구이자 전설, 남편, 아버지, 아들, 형제, 오스카 수상자이자 가장 위대한 레이커스 선수가 가버렸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라며 "코비는 우리 종목의 리더이자 남녀 선수들의 멘토였다"고 애도했다.


NBA 역대 득점 1위인 카림 압둘자바도 "대부분 사람은 코비를 모든 세대 농구 선수들에게 영감을 준 훌륭한 선수로 기억할 테지만, 나는 그를 한 명의 운동선수 이상으로 기억할 것"이라며 고인을 명복을 빌었다.


브라이언트의 많은 팬들은 고인이 속했던 농구단 LA 레이커스의 스테이플스센터 경기장에 찾아와 조화와 농구화를 모아놓고 비통함을 표하고 있다.


KBL도 코비 브라이언트의 충격적인 사망 소식에 함께 애도하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서울 SK-KGC인삼공사의 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였다.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프로농구 서울SK와 안양KGC의 경기. 서울SK 자밀 워니(왼쪽)와 안양KGC 브랜든 브라운이 코비 브라이언트를 추모하는 'Mamba', 'RIP Kobe' 등 문구가 새겨진 농구화를 신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프로농구 서울SK와 안양KGC의 경기. 서울SK 자밀 워니(왼쪽)와 안양KGC 브랜든 브라운이 코비 브라이언트를 추모하는 'Mamba', 'RIP Kobe' 등 문구가 새겨진 농구화를 신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경기 시작과 함께 첫 공격권을 따낸 KGC인삼공사가 먼저 공격 제한 시간 ‘24초’를 그대로 흘려보냈다. 양 팀 선수들은 24초 동안 공격도, 수비도 하지 않고 브라이언트의 죽음을 애도했다.


이어 공 소유권을 가져간 SK는 하프라인을 넘어서지 않고 역시 같은 방식으로 8초를 보내고 공격권을 KGC인삼공사에 돌려줬다.


'24'와 '8'은 LA 레이커스 시절 브라이언트의 등 번호를 의미했다. 레이커스에서 처음에는 8번을 달고 뛰었으나 2016년부터 고교 시절 처음 달았던 등 번호인 24번으로 바꿨다.


이날 경기에서 장내 아나운서를 통해 브라이언트의 추모 행사임을 안 관중도 기립박수를 보내며 선수들과 함께 고인을 추모했다.


이날 양팀 선수들은 농구화에 브라이언트의 이름 'KOBE'를 비롯해 애칭 'MAMBA', 등 번호 '24'와 '편히 잠드소서'라는 뜻의 'R.I.P'(rest in peace ) 등을 적고 경기를 펼쳤다.


이날 열린 NBA 경기에서도 첫 24초를 브라이언트를 추모하는 시간으로 가졌다.



코비 브라이언트가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사망한 26일(현지시간) 팬들이 캘리포니아주 사우전드 오크스에 있는 맘바 스포츠 아카데미 앞에 설치된 임시 추모소에 꽃을 놓으며 고인을 애도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다른 종목의 세계적인 스타들도 브라이언트의 갑작스런 비보에 슬픔을 함께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최종 라운드를 마친 직후 가진 방송 인터뷰에서 "18번 홀 그린에 갔을 때 갤러리 사이에서 '맘바(브라이언트의 별명)를 위해 해달라'는 말이 왜 나오는지 모르고 있다가 이제 알게 됐다"면서 "믿을 수 없을 만큼 슬프다"고 말했다.


육상 스타 우사인 볼트는 트위터에 과거 경기장에서 브라이언트와 만난 장면이 담긴 사진과 함께 "아직도 믿을 수 없다"는 표현으로 강한 충격을 표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의 공격수 해리 케인도 인스타그램에 브라이언트가 홈구장을 방문했을 때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스포츠계는 진정한 전설을 잃었다. 모든 희생자의 친구와 가족에게 진심 어린 추모를 보낸다"며 애도했다.


브라질의 축구 스타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는 프랑스 릴의 스타드 피에르 모루아에서 열린 릴과의 리그앙(1부리그) 21라운드에서 후반 7분 페널티 킥으로 자신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린 뒤 브라이언트를 기리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양손에 각각 손가락 두 개와 네 개를 들어 올려 브라이언트의 등 번호 '24번'을 표시한 뒤 두 손을 모아 기도했다.



2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내 스테이플스 센터 앞에서 코비 브라이언트의 팬들이 추모하고 있다. [사진= AFP/연합뉴스]<br>
2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내 스테이플스 센터 앞에서 코비 브라이언트의 팬들이 추모하고 있다. [사진= AFP/연합뉴스]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들도 브라이언트의 돌연한 사망 소식에 고인을 추모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고 소식이 보도된 후 트위터에 "끔찍한 뉴스"라며 "브라이언트는 역대 최고의 농구선수 중 한 명이며 이제 막 인생을 시작하려 했다. 그는 가족을 너무나 사랑했고, 미래에 대한 강한 열정을 품고 있었다"며 애도를 표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유족에게 "사랑과 기도를 보낸다"고 밝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부부는 "코비는 세계와 미 전역의 농구 팬들에게 기쁨과 흥분을 가져다줬다"면서 "매우 짧은 시간에 매우 큰 삶을 살다 갔다"며 고인을 기렸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26일(현지시간) 치러진 제62회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도 예년보다 차분한 분위기에서 시작했다.


시상식 장소인 LA 스테이플스 센터가 LA 레이커스 홈구장이었기 때문이다. 대중음악계 스타들은 한결같이 브라이언트를 추모했다.


진행자 얼리샤 키스는 "말 그대로 코비가 지은 집(스테이플스 센터)에 서 있자니 가슴이 무너질 것 같다"며 애도했고, 보이즈 투 멘과 '잇츠 소 하드 투 세이 굿바이 투 예스터데이(It's So Hard to Say Goodbye to Yesterday)'를 함께 부르며 고인을 기렸다.


방탄소년단과 래퍼 릴 나스 엑스 등이 꾸민 '올드 타운 로드 올스타즈'(Old Town Road All-Stars) 합동 무대에도 추모 분위기가 감지됐다. 릴 나스 엑스가 노래하는 배경에 브라이언트 유니폼이 놓인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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