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병자(傷病者)의 구호조직. 흰 바탕에 붉은 십자형을 그린 이 단체의 휘장(徽章)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1854년 크림전쟁 때 F. 나이팅게일 등 헌신적인 간호사들의 상병자 구호활동에 자극받아 1859년 이탈리아통일전쟁 때의 구호체험과 그것에 바탕을 둔 상이용사 구호대책을 기록한 J.H. 뒤낭의 저서 《솔페리노의 회상(1863)》이 계기가 되어 제네바공익협회가 각국의 유력자에게 호소, 1863년 10월 29일 국제적십자위원회가 창립되었다. 이 위원회는 스위스법인으로서 스위스국민으로 구성되었고 위원의 수는 25명이었으며 본부는 스위스의 제네바에 설치되었다. 문장(紋章)은 흰 바탕에 빨간 십자, 표어는 ＜전쟁 속에서도 박애를(inter arma caritas)＞로 되어 있었다. 위원회는 각국에 상병자보호를 위한 조직(각국 적십자사)을 설립할 것을 호소했다. 이듬해에는 전시 상병자 구호를 위한 적십자조약(제네바조약)이 체결되었다. 1867년의 파리만국박람회를 계기로 제1회 국제적십자회의가 열려 적십자활동도 전시되었다. 1870년의 프로이센·프랑스전쟁 결과 적십자와 제네바조약의 성과가 실증되었고, 1873년의 빈세계박람회에서도 그 활동이 전시되어 적십자 활동이 세상에 널리 퍼지게 되었다. 1880년 국제적십자위원회는 가맹을 인정한 모든 구휼협회(救恤協會) 앞으로 ＜적십자사＞라는 명칭을 부여하기로 하였다. 즉 그때의 적십자조직은 국제적십자위원회와 각국 적십자사로 이루어졌고, 전쟁터에서의 상병자구호에서 구휼품 보내기, 포로정보의 전달, 민간인 구호에 이르기까지 그 활동범위를 넓혔다.

제1차세계대전 후인 1919년, 적십자의 사업을 폐결핵·전염병 예방, 공공위생, 위생교육에까지 넓히기 위하여 개최한 영국·미국·프랑스·이탈리아·일본 등 5개국 적십자사 대표회의에서, 미국대표의 적십자사연맹 설립에 관한 제안이 있었고 그해 5월 5일에 적십자사연맹이 설립되었다. 이로 인해 한때는 국제적십자위원회와 적십자연맹의 관계를 둘러싸고 혼란이 발생하였다. 그러나 1921년 4월 양자 사이에서 기본적 합의가 이루어졌고 그 뒤로 이 합의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즉 국제적십자는 각국 적십자사·국제적십자위원회·적십자사연맹을 포함한다. ＜국제적십자＞의 최고 의결기관은 원칙적으로 4년마다 열리는 국제적십자회의로 한다. 이 회의는 각국 적십자사·제네바조약가맹국·국제적십자위원회·적십자사연맹의 대표자에 의해 구성된다. 국제적십자위원회는 국제회의의 위임에 의하여 종전대로 활동하며, 각국 적십자사의 설립을 승인하고 도덕적·법적으로 조언하는 한편 적십자의 기본원칙을 수호·선전한다. 또 적십자와 관련된 여러 제네바조약의 준수를 지켜보고 적십자에 관한 여러 문제를 각국 적십자사 및 각국 정부와 심의·결정하는 당사자가 되며, 무력분쟁시의 상병자·포로·민간인 구호 등 국제적 활동의 중심이 된다. 이와는 달리 적십자사연맹은 각국 적십자사의 국제적 연합체이므로 그들의 설립 발전을 장려하고, 건강증진·질병예방·고통경감을 위한 협력을 촉진하는 한편, 의학정보의 보급, 대재해 때 구호를 주선한다. 위원회와 연맹 양자는 그러한 활동을 조절하고 중복을 피하기 위하여 서로 접촉을 유지한다. 이 내용은 1928년 작성되고 1952년 개정된 국제적십자규약에 의하여 더욱 명확해졌다. 제네바조약에서는 처음에는 적십자의 활동에 관해서 명확히 규정하지는 못했는데, 1949년의 전쟁희생자보호조약에서는 이익보호국이 조약에 바탕을 두고 실행하는 인도적 임무를 충분히 이행할 수 없는 경우 피보호자의 억류국은 국제적십자위원회와 같은 인도적 단체에게 그 임무를 위임하도록 요청하고 그 역무제공(役務提供)을 승낙해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각국 적십자사에 소속하는 위생요원(의사·간호사 등)에 대해서도 각국 군대의 위생요원과 마찬가지로 그 활동에 대한 보호가 규정되어 있다. 제2차세계대전중 각국 적십자사·국제적십자위원회의 활동이 활발했다.

적십자의 휘장은 적십자 창설에 공헌한 스위스에 경의를 표시하기 위하여 스위스국기의 적·백 배색을 반대로 하여 만든 것으로, 2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무력분쟁 때의 상병자구호활동을 보여 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국제적십자위원회·적십자사연맹·각국적십자사 등의 적십자 조직과 그 구성원을 표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적십자사와 직접적 관계가 없는 군대의 위생기관과 위생요원도 적십자휘장을 사용하고 있다. 적십자휘장에는 종교적 의미는 없다. 그러나 이슬람권의 여러 나라는 적십자휘장 대신에 적신월(赤新月；빨간색의 초승달)을 사용할 것을 주장하여, 오늘날에는 조약에서 적십자 대신에 적신월을 사용하는 것도 인정되고 있다. 적신월을 사용하는 나라에서는 국내조직을 ＜적신월사＞라고 부른다. 이란은 적십자 대신에 ＜빨간 사자 및 태양＞ 휘장을 사용하려는 요청을 하여 이것이 받아들여졌으나 1980년에 그 특권을 포기하고 적신월을 사용하고 있고, 이스라엘은 ＜다윗의 빨간 방패＞ 사용을 주장하였으나 공인되지는 않았다. 적십자휘장은 위생기관·위생요원 및 적십자 여러 조직의 활동 이외에는 사용해서는 안되나 적십자사의 허가를 받은 구급차와 무료구호소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그 사용을 인정하고 있다.

 

 

<!--hd0-->제네바 조약<!--/hd0--><!--hd1-->(Geneva條約)<!--/hd1-->[명사] 1.뒤낭(Dunant)이 제창하여 스위스 정부의 주선으로 1864년 제네바에서 맺은 조약. 16개국이 참가하여 전쟁에서의 전상자 대우에 관한 문제 등을 협약한 내용. [이에 따라 세계 적십자사가 창설됨.] 2.1929년 제네바에서 조약된 적십자 조약. 포로에 대한 보호와 인도적 대우, 포로에 관한 정보 제공 등 포로 수용국의 의무 및 포로의 권리 등을 협약한 내용.

<!-- end of cont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