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신종코로나 직격탄 받은 카페·식당…“매출 반토막에 문 닫아야 할까 걱정”

김연주 기자 입력 : 2020.02.05 16:46 ㅣ 수정 : 2020.02.2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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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낮 12시경 한산한 신촌 연세로. [사진=뉴스투데이]

 

신촌 명물 거리 식당…15석 중 10석 비어

 

20년 경력 닭갈비집 사장님 “조류독감 때만큼 사태 심각…손님 반토막”

 

손님은 음식 먹느라 마스크 벗고, 점원은 손님 상대하느라 마스크 착용 꺼려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오전 11시 30분경 신촌 명물 거리. 기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상권에 미친 여파를 확인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신촌 명물 거리는 연세대와 이화여대 등이 있고, 백화점·병원 등이 위치한 곳이다. 2030 젊은 층 유동인구가 많아 패션·뷰티·식품·도서 등 다양한 분야의 상가가 즐비하다.

 

기자는 점심시간 동안 취재를 진행했다. 낮 시간 중 가장 유동인구가 많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시각 신촌 명물 거리는 다소 한산했다. 신촌역 2번 출구 바로 앞 카페 ‘투썸플레이스’에서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신촌점까지 직선거리 129m를 걷는 동안 마주친 사람은 약 30명이었다. 이들 모두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

 

상가 중 기자가 주목한 곳은 카페와 식당이었다. 식음료를 섭취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손님들은 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환경에서 소비자들의 거부감은 더욱 클 것이고, 타격도 타 매장 대비 크리라 판단했다.

 

신촌명물거리를 지나며 건물 통유리 너머로 본 식당 매장 안은 한산했다. 외부에서 보기에도 매장에 빈 테이블 찾기가 쉬웠다.

 

점심을 먹기 위해 들어간 한식당 역시 한산했다. 약 15개 테이블 중 기자가 앉은 곳을 포함해 5석만 손님이 있었다. 이곳 사장인 A씨는 “확진자가 급증한 주말 사이 매출이 30~40% 급감했다”며 “원래 점심시간이 되면 테이블이 대부분 차는데, 지금은 반도 안 찼다”고 답했다.

 

메르스 사태, 조류독감 사태를 겪었던 자영업자들은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A씨는 “아직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보다는 상황이 덜 심각하다고 보지만, 사태 초기인 만큼 상황을 지켜봐야 알 것 같다”며 “당시에는 한 달 정도 영업하다가 문을 닫았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될까 봐 걱정된다”고 밝혔다.

 

자영업자로서 인건비도 문제다. A씨는 “한 달에 인건비가 1500만원씩 깨지는데 걱정이다”라며 “문 닫는 걸 고려하는 것도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차라리 문을 닫고 월세만 내는게 낫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20여년 닭갈비 장사를 해 온 B씨는 “특성상 메르스 사태 때보다 조류독감으로 인한 타격이 컸는데, 이번 사태는 조류독감 때만큼 피해가 크다”라며 “매출이 반토막 났다”고 밝혔다.

 

B씨는 “손님은 줄어들고 매출도 줄지만, 종업원을 줄였다가 다시 고용하기는 애매하지 않냐”며 “종업원 수는 그대로인데 매출은 줄어드는 상황에서 적자가 나겠지만, 어쩔 수 없이 이를 감수하고 영업을 계속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대면 접촉이 많은 곳이라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지만, 손님을 응대해야 하기 때문에 점원들은 마스크 착용도 못한다. 식당을 운영하는 C씨는 “고객을 응대해야 하므로 장사를 할 때만큼은 마스크를 끼기 어렵다”며 “손님들도 음식을 먹느라고 식당 안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있는데, 우리가 마스크를 끼면 손님들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어 안된다”고 설명했다.

 

▲ 5일 신촌 연세로 인근 카페의 한산한 모습. 본래 이곳은 빈자리를 찾기 힘들 만큼 손님이 많은 곳이다. [사진=뉴스투데이]

카페 매출 평균 20~30% 줄어, 심하면 매출 반토막

 

카페 점원 “불안감에 매장서도 다회용 컵 대신 일회용 컵 사용”

카페도 손님이 줄어든 건 마찬가지다. 기자가 찾아간 신촌 명물 거리 인근 카페 대부분 신종코로나 여파로 매출이 20~30% 줄었다. 크게는 매출이 반 토막 났다는 증언도 들을 수 있었다.

 

이곳에서 밀크티 전문점을 운영하는 D씨는 “신촌 유동인구 자체도 줄어들었고, 매장 방문객은 반토막났다”며 “판매하는 음료 특성상 중어권 외국인이 많은 편인데, 한국인 손님 중 중국어가 들리면 피한다거나, 조심하는 제스처를 보기도 했다”고 밝혔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위험성이 커지는 만큼, 매장에서는 위생에 더욱 신경 쓰고 있다. D씨는 “매장에서 다회용컵을 사용해야 하지만,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매장 내에서도 일회용컵을 사용하고 있다”며 “깨끗이 씻어 컵을 제공한다더라도 손님들이 찝찝해할까 봐 걱정돼 그런 것”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인근 카페 점원 E씨는 “매장에 손 소독제를 배치해 손님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사용을 많이 하는지 매장 내에 비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벌써 동이 났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는 늘고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5일 17·18번째 확진자가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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