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 소리듣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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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하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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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프 악기명칭의 유래
하프(Harp)의 어원이라 생각되는 ‘harpa(하르파)’라는 명칭이 처음 사용된 것은 600년경의 일이었다. 지금의 프랑스 중서부 쁘아띠에(Poitiers)의 대주교인 베난티우스 포르투나투스(Venantius Fortunatus, 530년경-600~609년경)는 옛 노르웨이어 ‘harpa'를 현악기를 가리키는 포괄적인 명칭으로 사용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그 후 1000년경, 영국 엘헴의 주교인 앨프릭(Aelfric of Eynsham, 아인셤의 앨프릭, 955년경-1010년경)은 hearpe를 넓은 의미에서 ‘리라(lyre)’라고 이름 붙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 무렵 발현악기를 지칭하는 또 다른 명칭인 ‘키타라(Cithara)’는 리라와 하프를 동시에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되었으며, 10세기와 11세기에는 리라와 하프라는 명칭이 활로 연주하는 찰현악기를 가리키는 용어로도 사용되었다. 이처럼 7세기에 처음 등장한 것으로 추측되는 하프의 명칭은 그 후로 몇 백 년 동안 여러 의미로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초기의의미는 모호했다. 1511년경에도 용어에 대한 혼동은 남아있었으며, 독일의 작곡가이자 음악이론가 세바스티안 비르둥(Sebastian Virdung, 1465년경-1511년 이후)은 “하프라고 하는 악기를 어떤 사람은 리라라고 한다.”고 설명한 기록이 남아있다. 지금도 치터(zither)와 하모니카(harmonica), 뜯어서 소리 내는 체명악기(plucked idiophone)를 모두 하프라고 지칭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2. 하프의 특징
지옥의 신 ‘하데스’와 하데스의 아내 ‘페르세포네’ 앞에서 연주하는 오르페우스의 모습, Virgil Solis의 작품 <출처: Wikimedia>
하프는 인류의 오랜 역사와 함께 해온 악기다. 사냥용 활에 현을 고정시켜 손가락으로 뜯어 소리 내던 하프는 그 어떤 악기보다 제작하기 편하며 연주하기 쉽다는 장점을 지닌다. 오늘날 콘서트 홀에서 연주되는 하프(콘서트 그랜드 하프)의 기원은 천 년도 되지 않지만, 하프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리라(lyre)’의 역사는 고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음악의 신’ 아폴론이 함께 했던 악기가 바로 하프의 옛 모습이며 이곳 저곳을 떠돌아다니며 서사시를 읊었던 음유시인의 손에도 늘 하프의 전신이 함께 했다. 또 지옥에 빠진 아내를 구하기 위해 지옥의 신 ‘하데스’를 음악으로 감동시켰던 ‘오르페우스’의 신화 이야기도 하프와 닮은 ‘수금(竪琴)’이라는 악기가 함께 한다. 이처럼 고대로부터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는 하프는 오랜 역사를 지닌 악기로 유럽은 물론이고 중동과 아프리카, 아시아 등 세계 전역에서 연주되었다.
우아한 곡선과 아름다운 음색, 섬세한 표현을 특징으로 하는 하프는 오랜 역사 속에서 단 한 번도 아름다움을 포기한 적이 없었다. 하프가 그려진 옛 그림에는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연주자가 함께 그려졌고, 천상의 악기로 생각되던 하프의 곁에는 천사들이 함께 했다. 그런 점에서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하프는 여성적인 악기로 받아들여졌으며 여성이 연주해야 할 것 같은 악기라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고대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기록을 살펴보면 솔로로 연주하거나 큰 앙상블에서 연주하는 하피스트는 모두 남자였고, 소규모의 앙상블에서 하프를 연주하는 하피스트는 대부분 여성 음악가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서구 음악전통에서 19세기 후반까지도 전문 하피스트는 보통 남자였으며, 여성 하피스트는 대개 집안에서 연주하는 장면으로 묘사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역사적으로 바라본 하프의 사회적인 의미는 하프를 여성적인 악기로 받아들이는 오늘날의 편견과는 다르다. 오히려 여성들이 하프를 연주할 수 없는 상황도 있었다. 지금도 아프리카와 인도, 조지아와 시베리아와 같은 지역에서는 전문적인 여성 하피스트를 찾기 어려우며, 심지어 여성이 하프를 만지는 것조차 금기시되기도 한다. 그것은 악기를 신성시하는 것에서 비롯된 사회적인 관습으로, 하프가 여성을 위한 악기라는 오늘날의 선입견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Eliza Ridgely with a Harp, Thomas Sully 작품. 1818년 <출처: Wikimedia> |
교회 스테인드글라스로 디자인된 다윗 왕의 모습. 하프를 연주하는 모습이 종교적 인 색채로 그려져 있다. Burne-Jones의 1872년 작품 <출처: Wikimedia> |
3개의 서로 다른 크기의 하프 <출처: Wikimedia>
하프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지역별로 모양이 다양하며, 같은 모양도 현의 개수에 따라 크기가 다르다.
하프는 역사적으로 다양한 역할을 맡아왔다. 종교적인 의식에서부터 음악회, 연회의 자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무대에서 함께 해온 하프는 고대 서사시를 낭송하는 반주 악기로, 콘서트 홀의 연주악기로, 종교의식을 위한 악기로 제 역할을 다했다. 오랜 역사 속의 하프는 다양한 모습과 역할로 사랑 받은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콘서트 홀에서 연주되는 ‘콘서트 그랜드 하프’는 하프의 오랜 역사에서 가장 정교한 악기로 꼽히며 제작에 필요한 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취미로 배우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섬세한 제작방식을 통해 만들어지는 데다가 전문 제조사나 악기사가 많지 않아서 쉽게 접근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는 것이다. 전공자가 구입하는 악기의 가격을 비교할 때 하프의 가격이 다른 악기에 비해 비싼 것은 아니지만, 콘서트 그랜드 하프를 제작하는데 필요한 기본 단가가 높은 편이어서 하프의 대중화는 쉽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또한 악기 자체의 무게가 최소 38㎏에 이르고 케이스 무게도 100㎏ 정도 되기 때문에 휴대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하프의 대중화를 가로막고 있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취미용 하프도 다량 출시되고 있으며, 휴대하기 편한 작은 크기에서부터 큰 악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크기가 제작됨으로써 하프에 관심 있는 음악 애호가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제작하기 편하고 연주하기 쉬운 하프 초기의 모습은 언제든 부활할 수 있는 것이다. 하프는 그 어떤 악기보다 많은 편견에 쌓여있는 악기지만, 인류의 오랜 역사와 함께 해온 만큼 그 모든 편견을 불식시키는 아름다운 매력으로 청중에게 다가가고 있다.
3. 하프의 음역
오케스트라에서 연주되는 일반적인 하프(더블 액션 하프)는 46개 혹은 47개의 현을 갖는다. 6옥타브와 4도 혹은 5도로 구성되는 46/47개의 현은 피아노로 생각하면 검은 건반 없이 흰 건반만 나열된 온음계 배열이다. 하프는 C♭장조의 온음계로 되어 있어 페달을 이용해 반음 음정을 조절한다. 하프의 C음은 붉은 색 현, F음은 푸른 색 현을 사용하여 현의 색깔로 음정 구분이 가능하다.
하프의 음역 <출처: Wikipedia> |
하프를 연주하는 하피스트의 손 |
하프의 음역
4. 하프의 조율
하프 뒷면의 현을 조율하는 펙
하프는 현을 감고 있는 윗부분의 펙(Peg)을 키(Key)로 조절해 튜닝 한다. 페달을 밟지 않은 플랫(♭) 상태에서 조율하며 튜너를 이용해 하나의 음씩 음정을 맞춘다.
튜너를 켜고 기준 음고를 맞춰놓으면(보통 442Hz로 지정한다), 연주되는 음고가 기준음에 비해 높고 낮은지를 알 수 있다. 음고에 따라 불빛의 색깔이 달라지는데, 중간에 노란 불이 들어왔을 때가 정확한 음고로 튜닝된 것이다(튜너에 따라 표시방식은 다르다).
하프 조율(튜닝)
참고문헌
“Harp”, Grove Dictionary of Music and Musicians.
Rensch, The Harp: its history, technique and repertoire, Gerald Duckworth, c. 1969.
Zingel, Palkovic trans., Harp music in the nineteenth century, Indiana University Press, 1992.
Samuel Adler, 윤성현 역, 『관현악 기법 연구』, 수문당, 1995.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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