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거제도 연결 새 남해안 시대 열리다

권기정 기자

거가대교 6년여 대역사 끝에 마침내 개통

13일 개통된 거가대교의 해저터널(3.7㎞) 구간 모습. 전광판이 해저터널 가운데 가장 깊은 해저 48m임을 보여주고 있다. | 연합뉴스

13일 개통된 거가대교의 해저터널(3.7㎞) 구간 모습. 전광판이 해저터널 가운데 가장 깊은 해저 48m임을 보여주고 있다. | 연합뉴스

6년 공사 끝에 부산과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가 13일 개통했다.

제2도시 부산과 두번째로 큰 섬 거제도가 한몸이 되면서 두 도시는 단일 생활권으로 묶이게 됐다. 오가는 시간도 이전의 2시간10분에서 50분으로 짧아졌다. 부산과 경남은 거가대교 개통으로 경제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물류비가 크게 절감되고 유통시장과 조선산업, 관광산업이 촉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침체일로에 있던 서부산권에 유동 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주택경기도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거제 경제를 부산이 빨아들이는 이른바 블랙홀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 부산·거제 같은 생활권으로 = 거가대교는 경남 거제시 장목면과 부산 강서구 가덕도를 잇는 총 8.2㎞의 왕복 4차선 도로다.

세계 최장의 단일 함체(180m) 연결, 세계 최초의 외해 건설, 세계 최대 수심(48m) 건설, 함체 연결 시 공기주입기법 도입 등 다양한 기록을 남겼다. 거가대교 개통으로 부산~거제(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거제 고현터미널)의 거리는 140㎞에서 60㎞로, 통행시간은 2시간10분에서 50분으로 단축됐다. 부산과 거제는 하나의 생활권이 된 셈이다. 이뿐만 아니라 대전~통영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대구~부산고속도로가 ‘U자형’으로 연결됐다. 통영, 고성 등을 포함한 10개 지역(인구 673만명)이 부산광역경제권에 묶이게 됐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거가대교가 동남권 광역도로망의 한 축을 형성하고 부산과 경남이 상생발전할 수 있는 초석을 다졌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또 남해안이 동북아시아 물류, 항만, 관광의 중심도시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산~거제도 연결 새 남해안 시대 열리다

우선 부산~거제 간 거리가 단축되면서 연간 1600억원 이상의 유류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간비용까지 포함하면 40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부산의 조선·기계부품산업과 거제의 조선산업 간의 물류비가 크게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

거제의 조선업체 관계자들은 “거제의 대형 조선소들이 자원 조달에 한숨 돌릴 뿐 아니라 인적·물적 자원의 교류가 활발해져 협력업체와 협업관계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산시와 경남도가 가장 크게 기대하는 것은 관광분야다. 부산발전연구원(BDI)은 “부산 시민의 관광·레저 활동은 1.6배 정도, 거제시민은 1.5배 정도 나란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부산의 경우 고급문화공연과 쇼핑 관광객이 대폭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거제시는 섬 관광, 낚시 등 해양레저가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이미 국제크루즈연계 코스와 테마형 관광코스, 체류형 관광코스 등 거가대교를 이용한 관광상품 개발에 나선 상태다.

또 부산~거제~통영~남해~여수~완도~목포를 잇는 남해안 관광벨트의 활성화도 기대된다.

◇ 거제에서 벌고 부산에서 소비한다? = 반면 거가대교 개통으로 거제의 상권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마치 삼천포대교의 개통으로 남해군의 경제가 사천시의 경제에 흡수된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다.

현재 부산의 대형 유통업체는 38개(백화점 6, 대형할인점 32)인 반면 거제는 단 3곳(백화점 2, 대형할인점 1)에 불과한 상태다.

부산시는 거제의 고소득 시민들이 부산의 대형 백화점으로 대거 유입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산의 유통시장에서 거제시민의 소비는 최소 1.5배 이상 늘 것이라고 BDI는 예측하고 있다. 거제시는 “부산의 수준 높은 의료·교육·문화 서비스에 대한 거제 시민의 기대감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돈은 거제에서 벌고 부산에서 쓰는 식으로 소비양식이 변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상품의 품질, 가격, 다양성 등을 비교할 때 거제의 소비자는 부산으로 빨려들어가면서 재래시장 및 영세업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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