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개신교단체 자유공원 일대 대규모 집회 개최도 스스로 취소… "신천지 심기 건드려 좋을것 없다. 명단 정부가 확보하면 받게될 것"
서울시·경기도 긴밀한 대응 대조

인천시청 전경. 사진=연합

인천시의 코로나19 대응이 뜨뜻미지근하다.

서울시가 보수 기독교 단체 집회 저지를 시도하고, 경기도가 신천지 교인 명단을 확보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선 모습과 비교된다.

25일 인천시에 따르면 오는 27일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중구 자유공원 광장에서 보수 개신교 단체 중심으로 ‘인천시 국민대회’라는 이름의 집회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전광훈 목사가 서울 광화문에서 벌이는 집회와 같은 내용에, 전 목사가 연사로 나설 예정이었으나 전 목사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면서 개최 여부는 불투명하다.

집회 관계자는 "개최 여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기본적으로는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인천시는 시(市)의 통제 범위 밖이라며 집회의 개최 여부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위해 집회 자제를 권고하고 있으나, 개최 자체를 막을 법적 권한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22일 과태료 처분과 감염병예방법을 들어 전광훈 목사의 집회를 막아섰다. 결과적으로 집회 자체를 중단시키지 못했지만, 시민들에게 최소한의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다.

신천지에 대한 대응도 쏟아내는 말과는 다르다.

인천시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인천의 신천지 시설 3곳을 추가 폐쇄했고, 신천지 마태지파에 인천의 신도 명단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의 진앙지인 신천지에 강력 대응하는 듯하다.

시는 지난 24일 신천지 마태지파에서 제공한 자료를 근거로 모두 65곳의 시설을 폐쇄했으나, 하루만에 3개 시설을 추가 폐쇄했다.

모두 시민들의 제보로 확인됐고, 신천지가 제공한 자료에는 나와 있지 않은 시설이다.

신천지 신도 명단 확보도 요원하다. 시는 강력히 요구한단 말이 무색하게 별도로 명단 공개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명단을 확보해 분류한 뒤 시에 전달해주길 기다리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신천지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지금 그들의 심기를 건드려 좋을 것 없다"며 "명단은 정부가 확보하면 질병관리본부를 통해 받게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경기도는 과천의 신천지 본부를 강제 조사해 3만3천 명의 신도 명단을 확보했다. 경기도는 이 명단을 역학조사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은 "적극적이고 신속한 대응은 재난 상황에서 시민들에게 믿음을 준다"며 "보여주기가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시장은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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